2025년 두번째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재단은 박인규, 김성숙 님의 글을 실은 지난 호 뉴스레터들을 통해 최근 국제정세를 가능한 있는 그대로 읽어보고자 했습니다. 이번 호에는 1987년 미국 UC 버클리에서 리영희의 강의를 만들어 낸 폴 림 선생님의 글을 싣습니다. 선생님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첫걸음은, 대한민국이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주장해 온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신념을 내려놓는 것이다. 한쪽이 상대의 영토를 자신의 것으로 간주하는 한, 평화적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이 신념이라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남북한을 평화 속에 공존하게 하는 첫걸음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 주간지 <주간 금요일>에 '긍정하지 않는 자로부터의 편지’를 연재하고 계신 야마구치 이즈미 선생님의 제 69신을 번역하여 싣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국가폭력의 발동을 국민의 맹약이라 할 ‘법’에 의거해 저지했던 그 역동성에 대해 써주셨습니다. 야마구치 이즈미 선생님은 《레미제라블》의 원전을 구해달라는 리영희의 요청에, 책과 함께 독서대를 도쿄에서 구해 가져갔던 일화를 소개해주기도 하셨습니다. 


박상환 선생님은 지난달, 20년간 보관해오신 리영희의 양현재 콜로키움 녹음 테이프와 이 강연을 풀어서 만든 책을 재단으로 보내주셨습니다. 귀한 자료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자료에 의하면, 2003년 1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양현재 콜로키움이 열렸습니다. 리영희는 2004년 5월 28일에 열렸던 제 3차 콜로키움에 초청되어 '한민족의 내일: 체제수렴적 통합의 길'로 강연을 했고,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대한민국'라는 챕터로 『21세기 첫 십년의 한국』(철수와 영희)에 강연록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박상환 선생님이 자료와 함께 보내주신 글입니다.
 
이 자료는 선생님이 2004년 여름 즈음 성균관대학교 양현재에서 강연하신 것입니다. 양현재(養賢齋)는 성대 유학대학의 장학기구인데, 당시 제가 책임을 맡아 운영하면서 한국의 대표적 진보 학자 7분을 모시고 소중한 말씀을 듣는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리영희선생님과 이이화, 홍세화, 안병욱, 유초하, 손호철, 김삼웅선생님들은 모두 제가 독일 유학 시절 그리고 민교협 활동을 하면서 자주 뵙던 인연으로 이 특별강연을 수락해주셨습니다. 이러한 강연진 구성은 현재 한국의 대학 공개 강연회에서 찾기 어려울 듯 합니다. 우리 세대와는 달리 젊은 학생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 특히 리영희선생님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귀중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강연록은 2008년 출판사 ‘철수와 영희’에서 “21세기 첫 십년의 한국” 이름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제가 독일 유학중이던 1980년대 중반이었고, 그후 20년이 지나 성대 특강에 모셨고, 이 자료 공개는 그로부터 또 20년이 지나갑니다. 선생께서 늘 하시던 말씀, 당신 책이 읽을 필요가 없고 또 팔릴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면 행복하겠다고 하셨지만, 2024년 말부터 2025년 오늘까지 이어지는 충격적인 한국의 쿠테타 정국에서 선생님의 존재는 여전히 절실합니다. 그래도 저는 당신이 그렇게 희망하시던 그러한 세상이 하루 빨리 도래하길 바랄 뿐입니다.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제 3차 양현재 콜로키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폴 림 / KPI(코리아정책연구소) 이사
나는 전적으로 틀릴 수도 있지만, 만약 리영희 교수가 오늘날 UC 버클리에서 강의를 한다면, 남북한이 독립된 국가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과거 통일 방안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시대적 상황에 맞춘 현실적인 통일 방식이라고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국민 맹약으로 존재하는 ‘법’ 한국 사회의 놀라운 역동성


그리고 본의 아니게 계엄군으로 동원된 아들의 손이 시민들의 피로 물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국회 앞에서 "방패가 되겠다"고 외친 부모들, 세차게 퍼붓는 눈에 파묻혀 가면서도 광화문 앞에서 새로운 투쟁 성가(聖歌)가 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재단 아카이브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대한민국 - <21세기 첫 십년의 한국:

우리시대 희망을 찾는 7인의 발언록> 


우리는 ‘시민’이어야 합니다. 시민이란 어떤 권위나 권력도 어느 누구도 지배하지 않는 평등 사회인 시민 사회 속에 존재하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방 후 50년 동안 권위주의적인 지배자로서의 국가 권력은 극우 반공이라는 광적인 사상 통제 수단을 가지고, 우리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부정하고 우리의 행동을 지배해 왔습니다. 이런 지배에 항거하고 투쟁하며 죽어 간 선배들은 시민으로서의 자기 존재를 위해 싸웠기에, 소외를 극복하며 삶의 귀중한 보람을 느낀 세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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