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민음사 마케팅팀에서 13년 차 근속 중인 조아란입니다.
👩💻아란님은 어떤 계기로 민음사 마케팅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취업 준비를 하던 때 어떤 일을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지 알아보다 출판사에서 일해보면 어떨까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남들보다 잘했던 건 아니지만 책을 좋아했거든요. 취업이 워낙 막막해서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돌아보니 ‘책’이더라고요. 시작이 순진했던 탓인지 남들이 다 가고 싶어 하는 번듯한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오래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좀 식상하지만 저는 그랬어요 🧐🤭
👩💻유튜브에, 트레바리 모임에, 마케팅 기획에 늘 부지런하게 일을 하시는 이유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도 늘 흥미롭고 새로운 걸 찾아서 경험해 봐야 더 즐겁고 행복해지는 사람이라 일에서나 사적인 영역에서나 이런저런 자극과 경험에 열려있는 편인데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와 이것저것 열심히 한다.’ 이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재미있고 즐거운 일들을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 일들을 많이 시도하기도하고 또 누군가 보기에 시시하고 지루한 일 속에서도 ‘재미’를 찾아내려고 해요. 그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이고요.
👩💻민음사에서 기획하셨던 마케팅 사례 중 본인 마음에 가장 들었던 것과 반응이 좋았던 것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민음사TV죠. 덜컥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했을 때에도 여기까지 올수 있을지 몰랐고 또 대외적으로 제가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 일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유튜브를 하면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혼자라면 상상도 못했을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요. 이런 점이 가장 특별한 것 같아요. 유튜브를 운영하는 일이 단순히 어떤 성과를 내는 일이 아니라 팀과 회사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활력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란님께선 최근 흥미롭게 보신 마케팅 사례나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있나요?
최근에 BRONTE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김소영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책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인데요 초반에는 주로 책발전소 북클럽이나 책발전소 에디션을을 판매했던 걸로 기억해요. 교보, 예스24, 알라딘 같이 대형 서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독 에디션 (책발전소에서만 파는 에디션 도서) 판매량이 상당했고 북클럽도 정말 잘 운영하고 있어서 신기했거든요. 기획이 깔끔하기도 했고요. 매달 1명의 추천인을 선정해서 블라인드 형식으로 북클럽을 모객하고 신청하신 분들은 책과 레터를 받는 형식인데 작가님 들 뿐 아니라 홍진경, 장기하와 같은 책 좋아한다는 연예인부터 오롤리데이의 박신후 대표 같은 분들의 책 추천도 받아볼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대표님의 인맥 강점을 적극 활용한 기획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에는 책이나 독서 용품 문구류 외에도 정말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기획전으로 엮어서 소개하더라고요. MD 님이 누구인지 궁금할 만큼 좋은 브랜드들을 많이 소개해요. 소소한 독서 용품들이나 소가구들을 소개할때에도 감각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매개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상품들도 멋지게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어요.
👩💻요즘 일하시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체력관리, 멘탈 관리요. 늘 건강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관심만큼 잘 돌보진 못했더라고요. 최근에 돌아보니 회사에서나 사적인 영역에서나 하고 싶은 일이 더 있다가도 ‘피곤한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또 완성도를 더 높여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다가도 저도 모르게 깜빡하거나 눈 질끈 감고 넘어가버리는 일들이 있는데 이게 다 체력 문제다 싶었어요. 그래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몸쓰는 루틴들을 하나씩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1월에는 만보 걷기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걷기란 건 따로 의상도 장비도 필요 없고 어디서나 시간만 내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걷기를 기본으로 질리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저에게 맞는 운동들을 하나씩 찾아가는게 올해 목표입니다.
또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가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에 쫓겨 다니는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일에서도 삶에서도 주도권을 잃어버린 감각이 너무 싫었서 최근에 명상을 시작했어요. 원래도 마음 챙김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간은 책으로 읽어 머리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이제는 진짜 실천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월부터 명상 코스를 듣기 시작했어요. (왈이네 마음챙김에 근거한 불안 완화 트레이닝) 아직 왕초보 명상가라 가야할 길이 멀지만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의 패턴이나 감정 처리 프로세스 같은 것들을 새롭게 알아나가고 있어 좋아요. 또 마음챙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알아차린 나의 감각이나 감정들 주로 불안이나 걱정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인데 그간 내 스스로에게 상당히 혹독하게 굴었다는걸 새삼스럽게 깨달았어요.
👩💻최근에 구입하신 물건은 어떤 게 있나요?
림인시스의 그릇들. 가장 최근에 구매한 물건은 아니지만 매달 1개씩 정기적으로 구매하고 있어요. 당장 필요한 물건은 아니라 한꺼번에 왕창사기보다 소소하게 하나씩 모으는 재미로 ‘저만의 이달의 림인시스’를 선정해서 하나씩 구매해요. 현생이 바빠서 요리를 자주 하진 못하지만 직접 무언갈 만들어 먹는 걸 즐기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그릇에도 관심이가더라고요. 같은 음식이라도 좋아하는 그릇에 담아먹으면 스스로를 대접하는 기분도 들고 좋아요.
👩💻모든 것 중에 물건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혹은 가장 좋아하는 물건 단 하나를 고른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가지만 고르기 어렵지만 골라본다면 저는 카메라요. 6년 전 처음 구매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인데요.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지는 않지만 이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여행을 하는 감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눈으로 담는게 가장 아름답다지만 사진 찍기를 즐기게 되면 눈으로만 보고 지나쳐갈지도 모르는 디테일들을 더 눈여겨 보게되 기도하고 내가 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풍경이나 모습을 새롭게 인지하게 되기도 하거든요. 세상을 편집하고 기억하는 저만의 도구라고 하면 좋을까요.
👩💻 6년전 그 카메라로 찍어주신 사진, 제 인생사진입니다. 서울라이터레터 구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작년에 가장 좋았던 영화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쓰 라는 영화였어요. 미움이나 각박함이 아니라 친절함을 무기로 살아가보자는 영화였잖아요. 올해 제가 하게 된 마음챙김 수업에서도 스스로를 괴롭히는 불안이나 걱정을 회피하거나 다그쳐서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친절하게 바라보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올해에도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모으고 무엇을 하든 스스로에게 너그럽고 다정하게 굴기를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