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24시간이 48시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활을 합니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 있는 행사까지 다니고 있거든요.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차려야 하는 팝업을 할 때면 어느 순간 “이걸 왜 또 하고 있지?” 싶을 때가 있는데요, 음식을 먹고 “너무 맛있어요”라며 건네오는 인사가 행복해서 멈출 수가 없나봐요. 이번 주말에는 호남선을 타고 논산에 갑니다. 연산 문화창고에서 꽃 기원과 더불어 농원의 작물을 재료로 <지중해 요리> 수업을 진행해요.
전주와 논산, 서울 곳곳에서 팝업과 북토크를 하는 등 올해 말까지는 출간된 책으로 여러 행사를 하고 연말에 일본을 다녀온 후에는 한일 음식 교류에 대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일본에 가지 못했는데요, 이번 연말에 직접 가보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 히데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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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100일 남았다고 알려드리고 3주가 지났습니다!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내실지 떠올려보셨는지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그중 3kg 감량을 독자분께 공개했습니다! 😂 여러분도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일들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 80일 남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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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에게 오마카세, 마드리드 타파스
‘히데코의 오마카세’가 아니고 왜 ‘히데코에게 오마카세’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것 같아요. 한국에서 ‘오마카세’라고 할 때는 요리를 내는 식당에서 ‘셰프가 추천하는, 또는 셰프의 마음대로’ 준비하는 메뉴로 모두가 이해하고 있지요. 하지만 일본어 ‘오마카세’는 셰프가, 또는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대로가 아닌 그 음식을 드시는 손님의 상황, 상태를 고려해서 셰프가 메뉴를 정하도록 ‘오늘의 음식은 셰프한테 맡긴다’ 라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는 셈이죠. 이런 의미를 담아 히데코 요리교실의 오마카세 수업은 ‘히데코에게 오마카세’예요. 3년만에 다녀온 유럽에서 맛본 ‘히데코의 추억’을 바탕으로, 맛있는 레시피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자는 콘셉트로 구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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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 요리교실의 수강생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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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에게 오마카세' 스페인 타파스 메뉴
'Casa Dani' 스타일의 토르티야 에스파뇨라 / 하몽 베료타와 건빵 가을 여러가지 버섯 볶음 타파스 / 간바스 레보사도스와 알리오리 소스 / 모시조개와 초리조 볶음 / Anchoa Salazon(구운 파프리카 위에 얹은 멸치 식초절임과 소금 절임 앤초비) / 바카라오와 토마토 샐러드 / 보카디료 데 카라마레스(오징어 튀김 샌드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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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일 인기 메뉴는 의외로 마지막 오징어튀김 샌드위치! 밀가루만 묻히고 바싹 튀긴 오징어 링 튀김을 바게트에 싸서 먹는, 매우 심플한 스페인 대표 샌드위치예요. 소스나 버터, 올리브 오일도 안바르고요. 마드리드에서 돌아와서 벌써 한달이나 지나버렸어요. 설거지하다가,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르는 즐거운 여행의 추억. 저는 추억을 이 맛으로 계속 간직하고 싶습니다.
수강생 후기👉📝
토요일 수업 너무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다음 수업이 무지 기다려지네요😍 요즘 진행하는 요리교실 대부분이 시연+시식으로만 이뤄져, 레시피를 꼼꼼히 메모하고 조리 과정 사진을 찍어둬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반면 히데코 요리교실은 직접 조리에 참여하기에, 수업의 전체 메뉴는 아니더라도 한두 개는 내가 직접 만들어서 맛을 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요리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더 크게 생기는 것 같아요. <지중해 요리반>에 이어 <히데코에게 오마카세> 수업 첫 클래스로 마드리드 타파스를 배웠는데 각종 향신료, MSG와 다름없는 스톡류 없이 신선한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춧가루와 허브 1,2종만으로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볼 수 있었어요. 새로운 수강생분들을 만나고 함께 도와가며 요리하고 뒷정리하는 과정은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젠 편안해졌어요. 스페인 와인을 종류별로 곁들이며 타파스를 즐기니 홈 파티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보들보들 담백하고 든든했던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 토르티야 데 파타타스, 짭조름한 감칠맛으로 진짜 와인 안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생 초리조를 넣은 모시조개 요리(제가 모든 과정을 진행해서 왠지 더 맛있었고요), 냉동 숙성 대구의 속살은 생전 처음 맛봤지만 카르파초처럼 친근하고 산뜻한 맛이었습니다. 스페인식 건빵 과자에 하몽 감아 먹는 건 제품 포장을 뜯기만 하면 되니 정말 간편했고 맛과 식감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고소하면서 바삭하고 깊은 하몽 맛까지 엄청 조화로웠죠. 식어도 맛있는 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의 재발견이었던 샌드위치도 기억에 남습니다.😘 히데코의 요리교실에 가면 여럿이 꿈의 주방을 들락거리면서 지구적 레시피를 요리하는 재미가 1차이고 근사하게 차려서 긴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 환대의 대화를 나누면서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 2차예요. 이러다 3차, 4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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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색하지만 곧 편안해지는,
함께 어우러져 음식을 만드는 풍경이 담긴,
'다정하고 유쾌한 소동이 일어나는 부엌'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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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려고 그랬나봐요"
* 이 글은 구르메 레브쿠헨의 숨은 히어로, 드림팀 우지혜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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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푸드 스타일링을 맡았던 <지중해 요리>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선생님의 책에 스태프로 참여한 건 처음이에요. 며칠 전엔 선생님과 제가 각각 수업 후, 퇴근 후 함께 위스키를 홀짝이던 평소 아지트같은 '코블러 연희’에서 팝업을 했어요. 책이 출간된 이후 한 달에 한두 번은 행사를 치르는 중이에요.
‘코플러 연희’에서 팝업을 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떠올랐던 장면은 햇살이 비치는 테라스에서 히데코 선생님의 전매 불허 빠에야를 볶고, 옆에서 기장 멸치를 신나게 튀기며 오신 분들과 소통도 하는 여유로운 저녁이었습니다만, 비가 부슬부슬 왔다가 안 왔다가 하는 바람에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막상 시작하고서는 곧 안정을 찾았어요. 다소 좁은 주방이었지만 호흡이 잘 맞았던 우리 요리팀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던 코블러 스태프분들 덕분에 50명의 손님들을 후딱 치러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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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된 분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만족스럽게 드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며 혼자 뿌듯했습니다. 팝업을 할 때마다 한바탕 바쁜 시간이 지나고 설거지를 할 즈음엔 만감이 교차하곤 해요. 장소와 환경은 다르지만 ‘지금처럼 설거지하던 순간이 있었지’라며 그때의 상황을 떠올려보곤 하죠.
방보다 테라스가 더 컸던 6평짜리 망원동 집에서 행복하거나 슬플 때, 축하할 일이 있거나 위로할 일이 있을 때 등 여러 이유로 매일 누군가를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던 시절. 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양쪽 발을 수술한 뒤 떠난 뉴욕에서, 제대로 걷지 못해 목발에 의지해 겨우 집 앞 마트로 가 온갖 식재료와 향신료를 보면서 힐링했던 시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떠난 속초, ‘완앤송’ 이란 선배 레스토랑의 다락방에서 칩거하듯 보내다가 직접 요리해 크리스마스 팝업을 치르기까지의 기간. 해방촌 지하실 아지트에서 공연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식사를 대접하고 그들의 프라이빗 생일 파티도 열었던 순간, 60명이 한꺼번에 입장해 먹고 즐겼던 인디 공연 행사 등.
사회 초년생 때부터 이태원 시절까지 장소와 환경은 달라졌지만 늘 많은 사람들의 식사를 차려내며 단련했던 테이블 체력을 히데코 선생님의 팝업 행사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느라 보람 있지만 문득 뭐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나, 왜 사서 고생하나 싶기도 했던 저의 삶이 마치 지금 이 시간을 위해 쌓아왔던 것 같다고 느끼는 요즘이에요. 행복감을 느낄 때마다 이런 자리에 함께하는 히데코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입니다. 제게 가장 좋은 스승이자 늘 함께하고 싶은 친구세요.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팝업 행사를 함께 하면 할수록 공연을 연출하는 제 본업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무대를 정성스레 만들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또 다음 일을 할 힘이 생기듯, 메뉴를 기획하고 요리하고 그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거든요. 다음 팝업도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뭐… 지금껏 그랬듯 그냥 우당탕탕 살다보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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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혜 / (현)콘서트 연출, (전)뮤지컬 제작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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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연산 문화창고에서 <지중해 요리 교실>을 진행합니다! “선생님 요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너무 바쁘신 것 아닌가요?!” 논산에 간다고 하니 전해 들은 인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국어 표현이에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음식으로 여러분께 계속 찾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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