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튼호텔 밀레니엄힐튼 서울(힐튼호텔)이 사라질 예정입니다. 서울스퀘어(대우빌딩)와 등을 맞대고 소월길 초입에서 남산을 끌어안고 서 있는 힐튼호텔은, 건축가 김종성의 설계로 1983년에 완공된 한국 건축사에 보석 같은 건물입니다. 힐튼호텔의 ‘건축적 가치’는 최근 기사들이 충분히 말해주고 있지만, 압도적인 부동산 가치를 넘어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건축계가 이 건축물의 의미를 늦게나마 강조하는 것도 냉혹한 자본의 힘 앞에 선 연약한 건축의 운명을 몰라서는 아닐 겁니다.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글을 남기는 것은 힐튼호텔이 이미 소리 없이 사라진, 또 맥없이 스러질 운명에 처한 더 많은 건물들을 표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힐튼호텔이 맞이한 안타까운 현실과 힐튼호텔에 남아 있는 희미한 아우라에 기대어 우리 시대 위대했던,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우리 건축의 짧은 생애와 역사를 어딘가에라도 새겨보려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17일 비공개 포럼 <건축가 김종성과 건축적 유산>에서 김종성과 김종성건축상 수상자인 이성관, 최욱, 황두진, 이정훈이 한자리에 모였다. 토론 말미에 최근 건축계 이슈가 되고 있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이하 힐튼호텔) 매각과 철거에 대해 설계자의 입장을 직접 듣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 대전환 ‘메타버스’의 시절입니다. (아직 시대라고 부르진 않으려합니다.) 그 전신으로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더 예스럽게는 ‘사이버 스페이스’, 유사품으로는 ‘멀티버스’가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기원을 좇자면 인류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 모릅니다. 뭐라고 부르던 간에 ‘그것’이 현재에 이르는 발전 가도에서 인터넷, 컴퓨터 그래픽, 초고속 통신망 기술이 차례차례 합류했고, 21세기에는 마침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까지 만나면서 급기야 하나의 ‘우주’를 창조하기에 이른 셈이죠. 우주라니, 좀 과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그 세계를 구성하는 원소는 정보입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정보를 형상화하고 전하기 위한 도구나 장식이죠. ‘정보화’는 <건축신문> 웹 전환의 중심에 있는 생각입니다. 정보의 바다에서는 한 줌도 안 될 <건축신문>을 놓고 정보화를 운운하는 것도 지나친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온갖 과함을 잠시 용인해주고 있는 시절을 틈타 소설 같은 비전을 그려보자면 이렇습니다. 먼훗날 진화를 거듭한 <건축신문>이 다다를 궁극의 모습은 촘촘하게 분화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즉, 책이 글로, 글은 문장으로, 문장은 단어로 구분되며 이어지고 쌓이는 텍스트의 집합체입니다. 거기서 일어나는 입력, 출력, 검색, 전송 하나하나가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면 통합적이고 자율적인 미디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증강현실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신문, 책, 잡지의 모습으로 구현될 수도 있고, 아바타 건축가들의 음성으로 자동재생되기도 하고, 전시의 월텍스트로 쓰이기도 하겠죠. 암호화폐까지 결합하면 꿈에 그리던 돈을 좀 벌어볼 수도 있네요. 어느날 양자컴퓨터에 의해 해킹당해 건축계가 대혼돈에 빠지게 될 위험도 없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망상에 불과하지만,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신이 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음성 녹음을 자동으로 원고화해주는 인공지능 트랜스크립션 앱은 꼭 구입해서 플러그인할 겁니다. (현재 클로바는 음성 인식 받아쓰기 앱일 뿐이지만 언젠가 진짜 원고를 만들어주리라 기대합니다.) '실시간 변환' 추가 옵션이 있다면 그것도 꼭. 자동 번역 기능까지 붙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렇게 되면 줌으로 인터뷰를 녹화해서 <건축신문> 관리자 페이지에 업로드만 하면 바로 새 글이 8개 국어로 포스팅되겠죠. 이 정도는 곧 다가올 미래입니다. 🚌길잃은메타버스기사 📗 1~19호 아카이브 완료! 제가 <건축신문> 애독자이던 시절, 지금은 사라진 안국동 mmmg 카운터에서 제가 흠모하는 교수님의 글이 실린 <건축신문>을 발견하고 재빨리 한 부를 챙겨 나온 기억이 생생합니다.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며 그 종이 신문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지만, 이제 웹사이트에서 그 글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반가운 마음입니다. <건축신문>은 2012년 4월 창간호부터 2016년 11월 19호까지 신문 형식의 무가지로 발행되었습니다. 재단 사무실에서, 동네 서점과 가게에서 무료 배포를 시작해, 전국 71개 장소에서 <건축신문>을 만날 수 있었죠. 웹에 안착한 후, 과거의 종이 신문, 단행본, 전시도록 등에 실린 소중한 글을 천천히 차곡차곡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매체의 변화에 따라 다른 형식과 편집 기준을 정립해가는 작업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차적으로 1~19호 업로드를 마쳤습니다. 지금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직도P교수팬클럽장 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