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95
2023년 10월 25일의 생각
'잘 놀기'가 '열심히 살기'만큼 중요합니다
학교 다닐 때 이런 일상적 고민에 빠진 적이 아마도 비일비재했을 겁니다. ‘피곤한데 지금 잠깐 쉴까? 아니, 그럴 순 없어. 시험이 곧 다가오는데 게으름을 피우면 안 돼.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 해.’ 이렇게 단기적인 즐거움을 탐닉했다가는 장기적인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쉬지 못하고 공부를 계속했거나, 아니면 쉬면서도 마음 한 켠에 또아리를 틀고 앉은 죄책감 때문에게 스스로에게 눈치를 주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기적인 유희는 나쁜 것이고 장기적인 목표는 좋은 것’이라고 인식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을 조금은 바꿔 줄 연구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기적인 즐거움이 우리의 ‘웰빙(well-being)’에 장기적인 목표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단기적인 즐거움이 마냥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뜻이죠. 취리히 대학교의 카타리나 베르네커는 “사회적 성공이나 부가 개인의 장기적 목표라고 해서 지금 즐거움을 유보하고 불행감을 느껴야 하는 게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베르네커는 단기적 즐거움 수용 능력(hedonic capacity)이 높을수록 전반적인 웰빙 수준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잘됐네. TV 볼 시간이 1시간이나 생겼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행복도가 높다는 뜻이죠. 또한 이들에게는 우울감, 불안감, 어지러움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적었습니다. 

반면 자기 통제(self-control)를 잘하는 사람들, 즉 장기적 목표를 위해 달콤한 낮잠을 기꺼이 포기하는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이들 역시 웰빙 수준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단기적 즐거움 수용 능력이 웰빙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효과가 더 컸습니다. 장기적 목표에 무게중심을 두며 자기 통제를 잘하는 것도 웰빙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지만, 우리의 상식과 달리(그 상식은 대개 자기계발서 때문에 세뇌된 결과이지만) 단기적 즐거움도 웰빙에 핵심 요소라는 것이 베르베커 연구의 결론입니다.

장기적 목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장기적 목표는 우리의 장기적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하죠. 하지만 장기적 목표만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의 짧은 행복을 무조건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지, 장기적 목표를 위해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기에, 장기적 목표와 똑같은 비중과 노력으로 ‘어떻게 쉬고 어떻게 놀지’도 역시나 가능한 한 자세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점, 이것이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결론입니다. 

*참고논문
Bernecker, K., & Becker, D. (2020). Beyond Self-Control: Mechanisms of Hedonic Goal Pursuit and Its Relevance for Well-Being.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014616722094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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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일이 없어 TV를 보면서 느낀 생각, 하릴없이 유튜브의 바다를 떠다니며 발견한 나름의 통찰, 일이 없어 좀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 까칠함을 통해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본 이야기,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제 삶의 방식과 관점 등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의 첫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요, 읽고 싶은 부분을 아무데나 펼쳐서 가볍게 읽기 좋을 겁니다. 한번 읽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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