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 monandol
월간 CKMC 2024년 7월호
한 학기가 끝나고 이제 방학입니다. 어느때보다 폭염이 길 것이라는 예보가 걱정되는 여름이기도 합니다. 즐거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무더운 날씨지만 월간CKMC가 준비한 내용과 함께 행복한 마음으로 여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CKMC VISION_03 각색 콘티 작가편

'CKMC VISION'은 만화와 웹소설을 중심으로 각 콘텐츠 업계 현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밀도 있게 담아내는 기획 코너입니다. 전문가들의 대화를 통해 교육계와 산업계가 함께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미래 우리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나갈 창작자와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참고가 될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김신(실명 김재원)은 현재 네이버시리즈에서 <맹주님 교주 되신다>를 연재 중인 웹소설 작가로,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에서는 <웹소설창작실습>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지털인문학과 글쓰기 교육을 전공하고 2018년부터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문피아에서 현대판타지 <재벌집 슈퍼스타>, 카카오에서 무협 <환생무신>, 네이버시리즈에서 판타지 <악역은 성검을 쥔다>를 완결지었다. 현재 그는 <맹주님 교주 되신다>의 289화를 집필 중이며, 신작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작은 플랫폼과 매니지먼트 회사의 의향에 따라 무협 웹소설과 개인적으로 쓰고 싶어 했던 현대 누아르 웹소설을 동시에 집필했다고. 그는 요즘 심사 결과에 따라 세 작품을 매일 동시에 쓸지도 모르는 행복한(?) 기대감으로 차 있다.

 

웹소설 작가의 하루 글쓰기 루틴 

김신 작가의 하루 글쓰기 루틴은 어떨까? 그는 보통 아침 9시경에 일어나서 물 한 잔을 마신 후 집필을 시작한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라는 말을 믿기에 보통 한 화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안쪽으로 집필을 마무리하고 12시 전에 글쓰기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고를 다 쓴 후에는 운동이나 산책하며,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외국어도 공부한다. 또 편집자와 원고에 대해 상의도 한다. 즉, 오전 시간에 웹소설 집필을 끝내고 오후에는 개인적인 삶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대학원 학비 때문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원에 합격하고 나니 한 학기 학비 600만 원을 내라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활비까지 합치면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해야 했다. 그러다 학부 시절 같은 학과에 있던 웹소설 작가들이 꽤 돈을 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언제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자!’라고 결심한 후 등록금 통지서를 받는 날, 문피아 랭킹을 살펴보고 바로 첫 작 첫 화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당시엔 재벌물과 연예계물이 대세길래 ‘재벌이 연예인 하면 잘되겠지?’ 하고 쭉 써 내려갔단다. 평일 낮엔 대학원을 다니고 저녁엔 작품을 쓰고 주말엔 알바를 하며 온전히 ‘글로 먹고살기 위한’ 웹소설 작가로 사는 삶을 시작했다.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모릅니다. 소중함은 오직 잃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제겐 예술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특히 문학을 함께 읽고 떠들고 공부하고 쓰는 예대 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학생들은 제 꿈이었던 생활을 하고 공부하고 지내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열정과 노력 그리고 즐거움을 느끼고 살아가는 청강대 학생들이 귀엽습니다. 또한, 그 귀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인터뷰 中

 

한 편의 웹소설 작품이 세상에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을 김신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글을 씁니다. → 매니지와 계약합니다. → 플랫폼에서 판매합니다.

 

겉보기엔 단순해도 그는 화살표 속에 가려진 프로세스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글을 쓰고 CP 사와 계약하는 과정 사이에서는 어느 CP 사와 계약을 할지, 어떤 편집자를 만날지, 계약조건이 어떨지가 변수라고.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시리즈 같은 플랫폼에 올리기 전에는 신작 프로모션을 어떻게 줄지, 선인세는 어떨지, 고료는 존재하는지, 사전 연재나 무료 연재 여부는 어떨지 등을 정하는 과정도 존재한다.

 

흔히 웹소설 작가는 혼자 골방에 들어가 작품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웹소설 작가의 협업은 크게 공저 관계(작가-작가)와 일반관계(작가-편집자)로 나눌 수 있다. 공저의 경우엔 두 명 이상의 작가가 구상, 집필, 퇴고나 수정 등의 역할을 나누어 집필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향후 스토리에 대해 상의한 후 작가가 집필한 원고에 대한 편집자의 피드백이 이루어지며 이외에도 편집이나 프로모션, 인세 지급에 대한 논의 등이 오가게 된다. 다만 김신 작가는 이렇게까지 소통이 잘 되는 경우는 드물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다수라고. 따라서, 작가는 원고의 완성도를 올리는 것은 기본,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웹소설 시장의 트렌드가 사라졌다.

김신 작가는 ‘트렌드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게, 웹소설 시장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과거엔 평범한 글을 올려도 일정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으며, 명가물이나 아카데미물, 아이돌물 등 성공을 꽤 기대할 수 있는 특정 장르나 키워드의 트렌드가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작품 키워드가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우르르’ 식의 성공은 드물어졌다고. 그렇다면 이러한 모호함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대체 불가능성(Originality)’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헌터물이라고 해도 시장에 흔한 헌터물이 아니라 집필하는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인물, 사건, 배경이 포함된 글을 써야 하는 것. 구체적으로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느냐는 청강대에 개설된 ‘웹소설창작실습’ 강의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하루 5,000자. 매주 7회, 매달 30회, 매년 365회. 계속 쉬지 않고 쓰십시오. 100점의 좋은 글을 써도 꾸준하지 않은 글은 사라집니다. 작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성실 연재입니다. 그 후에 필요한 건 좋은 글입니다. 무엇이 좋은 글인지는 굉장히 답이 갈리는 질문일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초등학교 때 배운 인물, 사건, 배경이 잘 보이는 글입니다. 또한 인물> 사건> 배경이 중요도 순이니 인물이 좋은 글을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인물은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웹소설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가공된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좋고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을 겪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삶에서 좋은 인물이 나오고, 좋은 인물에서 좋은 글이 나올 겁니다.”

 

그는 지금 두 가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내의 유혹>, <펜트하우스>를 쓴 김순옥 작가는 인터뷰에서 ‘불행한 누군가가 죽으려고 하다가 '이 드라마 내일 내용이 궁금해서 못 죽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드라마’를 쓴다고도 했다. 김신 작가 역시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작품을 쓰는 게 꿈이다. 두 번째는 청강대 학생들이 제 수업을 듣고 잘되어서 ‘내가 키운 작가 리스트(내키리)’가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정리 : 조희정(웹소설창작전공 교수) 

CKMC 야옹이 평가단_광인 특집

7월에 만나는 새로운 웹툰과 웹소설. <야옹이 평가단>이 추천하는 작품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5월의 <야옹이 평가단>은 광인(狂人) 특집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웹툰 <여동생은 오늘 밤 나를 간택한다>, <루루라라 우리네 인생>, 웹소설 <맹인 성녀인데 눈이 보인다>, <악연은 연애가 하고 싶다>입니다.

여동생은 오늘 밤 나를 간택한다

네온비 글/도달 그림, 네이버 금요웹툰 #로맨스 #재벌 #집착물 #계략여주 #역하렘 #집착광인

 

첫 번째 웹툰은 <여동생은 오늘 밤 나를 간택한다>입니다. 재벌가 막내딸이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제멋대로 구는 안하무인? 평생 사랑만 받고 자란 응석 덩어리? 주인공 아린은 아주 새로운 재벌 막내딸을 보여줍니다.

 

재벌가의 막내딸이자 입양아인 아린은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학대에 가까운 방임 속에 자랍니다. 성인이 된 아린은 자신에게 묘한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 능력을 이용해 의붓오빠들을 차례로 공략해 가죠. 사실 목표는 오빠들의 사랑도, 기업 후계자도, 아버지의 인정도 아닙니다. 아린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양어머니의 사랑과 관심입니다. 하지만 양어머니는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자식 아린을 끔찍이도 싫어하죠. 아린의 비뚤어진 집착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가족애면 나는 가족 없음. ★★★★☆

😸여기 나오는 모든 인물이 제각각 돌아있어요. 광인 잔칫상입니다. ★★★★★

😸계략여주가 많이 돌아있다? 근데 역하렘이다? 맛도리다 이거예요. ★★★★☆

루루라라 우리네 인생

현이씨 글/그림, 네이버 월, 목 연재 #일상 #무해 #고주망태 #쿨가이

 

두 번째 웹툰은 <루루라라 우리네 인생>입니다. 2022년 11월 연재를 시작한 일상툰입니다. 작가이자 주인공 ‘현이씨’는 술과 음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만화가이고, 부모님은 귀농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최근 연재분은 귀농한 부모님과 현이씨의 일상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일상툰 특유의 보편적인 공감 포인트는 물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덮어놓고 “이거지!”라고 외칠 만한 술 예찬까지. 이 가족의 알딸딸한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쿨가이 우리 아빠랑 똑같음. 근데 왜 공감성수치는 내가? ★★★★☆

😸일상툰이 호불호 갈리기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그걸 해냄. ★★★★

😸만화에서 술냄새나요. 오히려 좋아. ★★★★☆

맹인 성녀인데 눈이 보인다.

유은수 글, 네이버시리즈 연재 중 #로판 #용사파티 #마족 #빙의 #세계멸망

 

첫 번째 웹소설은 <맹인 성녀인데 눈이 보인다>입니다. 주인공 유스티나스는 장차 3억 명의 목숨을 앗아갈 남자아이 대신 죽음을 맞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어른이 되어 줘, 세드릭.” 그리고 10년 뒤. 유스티나스는 성인이 된 세드릭과 재회합니다. “유스티나, 너... 눈이?” 맹인 성녀가 된 유스티나스는 스스로를 깎아가며 세상을 구하고, 세드릭은 무한한 애정과 존경으로 그녀를 보필합니다.

 

유스티나스는 사실 눈이 보입니다. 보통 인간과 다른 방식이지만요. 성녀의 능력도 선행을 베풀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로 상태창에서 구입한 것이지요. 아름답고, 고귀하며, 희생정신이 투철한 성녀님은 사실 콘셉트에 미친 대학원생일 뿐이란 건 아무도 모릅니다.

 

과연 유스티나스는 세상을 구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작가의 다른 작품인 <통각 설정 꺼놨다니까요?>와 같은 세계관입니다. 같은 세계관의 다른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왜 로판에 참고 논문이??? 예체능계는 때때로 흐린 눈 해야 함 경고. ★★★★☆

😸주인공이 콘셉트 광인. 근데 콘셉트이 성녀고, 본질은 이공계 대학원생. 그리고 그 대학원생이 이세계에서도 논문을 씀. 이왜진... ★★★★☆

😸사람을 선행포인트 자판기로 쓰는 성녀의 지독한 ‘콘셉질’에 제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면 믿으시겠어요? 계략과 콘셉트도 이 정도면 예술이라고 쳐줘야 합니다. ★★★★★

악역은 연애가 하고 싶다.

임이올 글, 네이버시리즈 연재 중 #로판 #무한회귀 #역하렘 #폭군 #마물

 

두 번째 웹소설은 <악역은 연애가 하고 싶다>입니다. 주인공 이렌은 제국의 황제입니다. 또한 오라버니이자 인망 높은 기사단장 시우렌을 함부로 대하고, 이유 없이 백성을 죽이며, 기분 나쁘다고 옆 나라를 토벌하는 폭군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렌은 오라버니의 탈을 쓴 마물에게 협박당하는 껍데기 황제입니다. 폭군이란 오명을 쓰고 반란군에게 살해당하면, 죽기 한 달 전으로 회귀를 반복하고 있죠. 주인공도 몇 번을 회귀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몇백 년’ 가량을 회귀 중입니다. 회귀 후 죽음을 기다리며 도서관에서 소설을 읽던 어느 날. 이렌은 생각합니다. 몇백 년의 회귀 속에서 단 한 번도 못 했다는 것을요. 그래서 결심합니다. 이왕 죽을 거 연애라도 하고 죽자고.


😸주인공이 주변 남자들에게 숨 쉬듯이 플러팅하고, 남자들은 미친 듯이 그걸 반사함. 하지만 우리 황제는 지치지 않지. ★★★★☆

😸웹소 주인공이 계속 혼잣말만 하면 당연히 지루해지는데, 이 작품은 필력이 모든 걸 압살. ★★★★★

😸남주 후보 중에 누가 찐 남주인지 제발 좀 알고 싶으니까 우리 폐하 빨리 연애하게 해 줘라. ★★★★☆


정리 : 박세림(웹소설창작전공 교수)

CKMC  NEWS

‘2024 지옥캠프’ 참여자 60%가 청강 만화스쿨 학생

청강대 저력 보여줘

네이버웹툰 ‘2024 지옥캠프’ 참여 인원이 발표된 가운데, 참여자 99명 중 62명이 청강대 만화스쿨 학생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종대, 공주대, 중부대, 상명대, 한예종 등 유명 대학 가운데 단연 압도적인 숫자. ‘2023 지옥캠프’에서는 참여자 92명 중 40명이 청강 만화스쿨 학생이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 첫 MT 개최

지난 6월 7일, 만화콘텐츠스쿨 학사학위 전공 심화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이하 전공 심화) 재학생들이 학과 첫 MT를 다녀왔다. 졸업준비위원회를 주축으로 전공심화 학생들 스스로 기획 및 운영한 이번 MT에서 대학 생활의 마지막 추억을 쌓고 돌아왔다는 후문이다. 전공 심화는 2023년 3월 개설되어 올해 2기를 맞았다.

CKMC TIP

취재 및 정리: 학생기자단 한지수


CKMC Cartoon

문(門)

모해규(만화가, 웹툰만화콘텐츠전공 교수) 더 많은 작품 보기
[편집부 공지]
2024년 6월호는 편집부의 내부 사정으로  발간되지 않았습니다. 6월호를 기다리신 구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편집 후기]
이현수 : 역시 종강하고 먹는 저녁식사는 최고입니다.
조희정 : 방학을 알차게! 건강하게!
박세림 :  종강이다 얏호!
모난돌 :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할 까?
월간CKMC 2024년 7월(39호)

발행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편집 : 모해규, 박세림, 조희정, 이현수
디자인 : monandol

*월간CKMC에 실린 모든 콘텐츠의 권리는 글쓴이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