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61 〈혼자 사는 사람들〉
6월 2일 오늘의 큐 💡 Q. 혼자 사세요? 🏠 안녕하세요, 님! 오늘은 단도직입적으로 메일함을 훅 치고 들어와봤답니다.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율은 대략 30퍼센트 정도! 열 집 중에 세 집은 1인가구가 사는 건데요.😯 혹시 님도 혼자 사시나요?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자 살고 싶다가도 같이 살고 싶다가도...왔다갔다 하는 게 사람 맘인 것 같아요😵 혼자 사는 주인공을 담아낸 독립영화도 꽤 많은데요, 한번 떠올려볼까요? <소공녀>의 미소(이솜), <밤의 문이 열린다>의 혜정(한해인), <아워 바디>의 자영(최희서)과 현주(안지혜) 모두 혼자 사는 1인가구예요. 이런 캐릭터들이 한 영화에 모이면 어떨까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파장들을 담아낸 영화, 홍성은 감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1인가구라고 다 같은 모습은 아니잖아요. 스스로 고립된 삶을 원하는 진아(공승연), 의욕이 넘치는 사회초년생 수진(정다은), 이웃에게 살가운 성훈(서현우)까지... 주인공 진아는 다가오는 수진에게 벽을 치고 마주치는 성훈에게 무관심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옆집 이웃이 고독사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진아의 마음엔 잔잔한 파문이 일어나게 되어요. 그치만 가족과 함께 산다고 즐겁기만 한 건 아니잖아요😂 때때로 서로를 더 외롭게 만드는 것이 가족이기도 한데요. 홍성은 감독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파장에 대해 언제나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홍성은 감독의 단편작 <굿 파더>도 소개해드릴게요. 혼자 사는 사람에겐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식구라고 하죠! 혼자 살아도, 누군가와 함께 살아도, 나 자신은 언제나 내가 책임져야 할 소중한 내 식구!(셀프허그♥) 님, 이사실 잊지 말고 나를 잘 챙기며 여름을 시작해봐요!😘 1인분의 외로움이 덜어지는 순간 〈혼자 사는 사람들〉 1.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며 친절한 응대와 신속한 일처리로 동료들 중 실적이 가장 좋지만, 직장에서 말을 섞는 사람은 직속 선배 뿐이고 이웃과도 교류가 없는 사람의 삶. 2.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밤에 눈을 감는 순간까지 TV를 틀어 두고, 출퇴근길에는 드라마를 보고, 점심시간에는 유튜브 브이로그를 틀어 둔 채 밥을 먹는 사람의 삶.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삶의 아주 일부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아마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첫 번째 사람은 두 번째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두 번째 사람 역시 첫 번째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첫 번째 사람은 타인과 섞여 지내길 싫어하는 사람, 두 번째 사람은 타인의 삶을 너무나도 궁금해하는 사람일 테니까. 그러나 그 둘이 같은 사람이라면 어떨까? 콜센터 우수 상담원이지만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태도를 고수하며 살아가는, 하지만 늘 손에 쥔 핸드폰에는 타인의 삶이 재생되고 있는, 두 삶이 모두 한 사람의 것이라면.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진아(공승연)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혼자 살고 있지만 혼자 살지 못하는. 영화는 진아의 삶에 균열이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혼자 사는 사람들'을 조명하려 한다. 극중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는 진아를 뒤흔드는 인물은 셋이다.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웃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아버지(박정학), 회사 후임으로 들어온 사회초년생 수진(정다은), 그리고 포르노 잡지 더미에 깔려 죽은 옆집 남자(김모범). (...) 아버지로 인해 얻은 불안은 진아의 일상에 스몄다. 외로운 삶과 달리 친절한 고객 응대로 실적이 아주 좋은 진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입사원 교육 업무를 맡게 된다. 그녀의 후배로 입사한 신입사원 수진은 선배 몫의 커피를 사 오기도, 목에 좋다는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를 선물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에 여분의 여유가 없는 진아는 그런 수진의 호의를 차가운 태도로 밀어낸다. 회사 사람들의 무관심 속, 잦은 실수와 서툰 고객응대 실력으로 괴로워하던 수진은 결국 말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 수진이 만났던 수화기 너머의 사람들 중, 그녀가 유일하게 “소통”했던 사람은 다른 상담원들이 곤란해하는 고객 – 2002년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발명했는데, 지금 사용하는 카드를 들고 가면 과거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는 정신이상자 – 였다. 진아는 그간 그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 매뉴얼에 따라 기계적인 답변을 건네고는 했다. 그러나 수진은 멍한 눈으로 고객에게 반문한다. 2002년으로는 왜 가시려는 건데요? 자신의 시간여행에 관심을 가져 준 첫 상담원에 신난 고객은 답한다. 당연히 2002년 월드컵 때문이죠! 그 시절엔 다들 한 마음으로 부둥켜안고 노래 부르고, 함께였는데. 요즘 사람들은 다들 일하느라 바쁘잖아요. 들뜬 고객의 목소리를 잠자코 듣던 수진은 상담원용 헤드셋에 대고 답한다.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하고. 진아는 그 모든 대화를 말리지 않고 가만히 응시한다. 가만히 응시하는 것. 남에게 곁을 주지 않고도 온전할 것이라는 방어기제를 가진 진아가 타인에게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다. (...) 영화의 제목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다. 진아도, 진아의 아버지도, 수진도, 옆집 남자도 모두 혼자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연결되어 있다. 아버지에게 깊은 상처를 받아 수진을 비롯한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 수 없었던 진아, 그런 진아에게 또다시 상처 입은 수진, 사망한 지 일주일 뒤에야 겨우 발견된 옆집 남자. 옆집 남자의 죽음으로 인해 흔들린 진아의 세계는 다시 아버지에게로, 수진에게로 닿는다. 파장이 일듯 허물어지는 관계의 벽들 사이로 전해지는 각자 다른 결의 외로움들. “1인분의 외로움”이 조금이나마 덜어지는 순간, 혼자 사는 사람 여럿은 비로소 혼자 사는 “사람들”로 묶이게 된다. 인디즈 16기 박유진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따로? 😥 단절된 관계와 외로움 홍성은 감독의 〈혼자 사는 사람들〉과 〈굿 파더〉 개인주의적 가치관과 1인 가족의 형태가 확산하는 요즘, 사람들의 외로움 역시 극심해지고 있다. 타인, 심지어 가족과 관계 맺는 것조차 어려워하고, 혼자인 것에 익숙하지만, 혼자인 것이 두려운 사람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진아는 이러한 현대인의 표상이다. 다른 사람과 단절되기를 원하는 동시에 혼자라는 외로움을 잊기 위해 그는 매 순간 이어폰을 꽂고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영상을 감상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연출한 홍성은 감독의 전작 <굿 파더>에서도 단절과 외로움의 형상을 마주할 수 있다. 홀로 두 명의 자식을 키워낸 아빠(김승욱)는 딸 다정(이태경)의 취업을 위해 힘쓰고, 아들 다훈(김경일)을 찾아가 살핀다. 그는 얼핏 다정하고 좋은 아버지처럼 보이는데, 자식들은 그에게 건조하기만 하다. 다정과 다훈은 아버지에게 말을 건네려 하지 않고, 세 가족은 제대로 된 소통을 이루어내지 못한다. 아빠는 자식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점점 어긋나버린다. 두 영화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 안에서의 균열을 통해 관계의 단절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온전히 홀로 서 있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특히 아버지와 딸 사이에서 나타나는 깊은 감정의 골은 아버지와 부딪히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경험이 많은 젊은 세대 여성의 현실을 담아내고,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쌓인 외로움과 지쳐버린 관계를 방치하고 외면하던 인물들은 그것을 똑바로 마주 보기 시작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하루하루를 살아갔지만, 점점 곪아가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현실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직면한 인물들은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자신의 길을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진아와 다정은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여느 젊은 세대의 모습이며, 영화는 그들을 통해 공감과 위안을 전한다. 인디즈 16기 유소은 ![]() <굿 파더> 감독 홍성은 아빠는 딸 다정의 취직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 파티를 준비한다. 1인 가구를 위한 □□□ 가 있다?! 🧽 혼술, 혼밥,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 그중의 제일은? 혼영!🎬 님도 혼영(혼자 영화보기) 좋아하시나요? 다른 건 몰라도 영화는 혼자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꽤 많으실텐데요. 그런데 1인가구가 혼자 영화를 보는 것말고, 영화가 1인가구들을 봐야할 때가 온 것 같아요, 1인가구 600만 시대! 이제는 영화가 1인가구를 담아내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1인가구의 모습이 담긴 영화들만을 모아 상영한 '1인가구영화제'가 2019년에 진행되었답니다. 2019년 1인가구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소개해드립니다! 현시대의 1인가구에 대한 다양한 고찰과 상상이 담겨있어요🏠 ![]() 대상 <안부> (감독 진성문)
![]() 최우수상 <졸업> (감독 한태희) 도연은 생일마다 발송인 불명의 택배를 받는다. 지금까지 받았던 DVD 3장을 나열해보는 도연은 세 영화 모두 자신과 민아가 별 다섯 개를 준 영화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 우수상 <조안> (감독 김지산, 유정수) 3인칭 나레이션으로 들려주는 25살 조안의 이야기. 나즈막한 목소리의 남자 나레이터는 마치 조안을 오랫동안 알고 지켜봐온 듯, 그녀의 일관성 없는 성격에 대해 상세하게 얘기해주며 그녀를 소개한다. ![]() 우수상 <기대주> (감독 김선경)
![]() 우수상 <망치> 최서윤
![]() 여기, 물보라를 일으켜 🐬 여성영화를 말하다 여성영화를 '우리'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우리의 연대와 사랑 속에서 퐁퐁 솟아날 새로운 기포들이 궁금한데요. 인디스페이스, 프로젝트38과 함께 서핑하실래요? 🏄♀️ 6월 19일 오후 2시, 두 번째 시간에는 <야구소녀> 상영 후 '스포츠 영화와 여성/적 액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