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앞에 가능성은 같다

스몰 브랜드는 아니지만 매우 가치 있는 주제를 흥미로운 형식으로 제안한 캠페인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새삼 나이키 일 잘하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 캠페인 모두의 운동장입니다.

다소 시일이 지난 이슈지만, 개그맨 김민경을 중심으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의 스포츠를 읽고 내 안의 가능성을 짚어보세요.   

 


인간 스스로 ‘모두의 것’이라 정의 내린 스포츠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여배우가 스포츠라는 한계 도전의 영역에서 정점을 찍어 본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스포츠와 연기는 모두 어떤 지점까지 도전해보는 혼자만의 싸움으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스포츠 분야가 선수의 순수한 도전을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할 수 있는, 어쩌면 순진한(?) 관점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두가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키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며, 어떠한 방해와 부정도 선수의 도전 정신만은 헤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기반된 바람처럼 들립니다.

 

스포츠계에 만연한 부정과 문제점이 이슈화되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분야가 가진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그 어느 분야보다 공정성이 중요한 분야이기에 치명적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불공정의 문제는 프로의 영역을 넘어 아마추어의 영역, 일반적인 개인의 영역까지도 확대됩니다.

쉬운 예로는 필라테스가 날씬하고 예쁜 여성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졌던 것, 여자가 축구를 하면 억세고 특이한 취향으로 취급받은 것, 장애와 나이를 기준으로 운동을 즐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존재했던(여전히 존재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어느 장애인은 학교를 다닐 때 체육시간이면 모든 선생님이 넌 교실에 있으라고 하여, ‘나는 원래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자랐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스포츠 영역에 진입하는 허들은, 사실 이렇게 배타적이며 뒤틀린 고정관념이 많은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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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공정의 문제는

프로의 영역을 넘어 아마추어의 영역, 일반적인 개인의 영역까지도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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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운동장’에 존재하는 규칙


스포츠의 그러한 이면을 정확히 꿰뚫고 수면에 올린 캠페인이 나이키에서 탄생했습니다. 모두의 운동장’은 스포츠란 모두 함께할 때 더 강해지고 끝없는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제로 합니다.

 

남녀 청소년과 청년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가능성을 지지해줍니다. 성별은 물론 신체, 실력 등의 구분도 없습니다. 그저 모두가 한 중학교 운동장에 모여 스포츠를 즐기고 경험해 봅니다. 대신 그 시간을 위한 이곳만의 다섯 가지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다섯 가지 규칙 ⓒ나이키


경기 룰에 대한 규칙이 아닙니다. 스포츠를 대하는 마인드에 대한 규칙이자 다짐입니다.

다시 말해,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로서의 외적인 조건과 실력은 중요치 않다, 그저 하고자 하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고로 이 운동장에서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지켜야 할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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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룰에 대한 규칙이 아닙니다.

스포츠를 대하는 마인드에 대한 규칙이자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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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민경인가? 


소위 뚱뚱한몸매와 이미지를 소재로 많은 코너와 프로그램에 등장한 개그맨 김민경은 반전 근력을소재로 운동뚱이란 새로운 캐릭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운동 깨나 했다던 남성들과의 허벅지 싸움에서 연달아 이긴 것이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금수저가 아닌 근수저로 밝혀지며 그녀의 잠재력에 사람들은 놀라워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새로운 행보는 점차 근력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진 뚱뚱한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 및 시선은 필라테스에 도전하면서부터 많은 이들을 반성하고 또 열광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스스로 가지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왜곡되어왔던 시각을 바로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본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운동인 필라테스가 한국에서 갖는 이미지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 시작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당수의 한국인들에게 필라테스란, 평균 이상으로 날씬한 여자 연예인들이 꽤 큰 금액을 들여 일대일로 교습받고, 그 과정을 SNS에 올리는 콘텐츠의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가보다 더 남성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운동이었고, 타이트한 복장과 스튜디오를 점령한 날씬한 여성들은 살집이 있는 여성들에게 부담이었습니다. 동작까지 고난도로 보여 여간한 운동 신경을 갖추고 있어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고 대중적인 요가로 다이어트 및 근력 보강을 한 후 필라테스에 도전하겠다는 이상한 생각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이것은 소위 날씬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차별로 작용했고, 그저 열심히 운동하고 관리하여 날씬할 뿐인 여성들에게는 역차별이 되었습니다. 남성들도 물론이고요.  


그런데 운동을 싫어하고 먹는 것은 좋아하며, 한국 사회 기준에서 날씬하지도 않은 (여배우 아닌) 개그맨 김민경이 아무렇지도 않게 도전을 한 것입니다. 심지어 힘들어는 할지언정 강사를 감탄하게 할 만큼 어려운 동작들도 척척 해냈죠.


'모두의 운동장' 캠페인 모델 개그맨 김민경 ⓒ나이키



알고 보니 필라테스는 그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하나의 운동이자 취미였다는 당연한 사실을 한 사회가 동시에 확인한 것입니다. 잘못된 고정관념 위에 못난 사회적 통념까지 더해져 스포츠 앞에서 스스로 불공정성을 지속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김민경은 잘못된 우리 안의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 주는 상징이 되었고, 여전히 뚱뚱한 여자가 딱 붙는 거 입으니 보기 싫다는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나, 여기에까지 페미니즘의 프레임을 적용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사람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것이 나이키가 평소라면 절대 택하지 않았을 개그맨 김민경을 자사 브랜드의 모델로 삼은 이유이고, 그 이유는 ‘모두의 캠페인’이 전하고 싶은 주제를 명확하게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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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고정관념 위에 못난 사회적 통념까지 더해져

스포츠 앞에서 스스로 불공정성을 지속하고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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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소년인가?


요즘 청소년들이 이전 세대보다 운동의 제한을 많이 받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됩니다.

모래가 깔린 놀이터에서의 시간을 실내 키즈 카페에 뚝 떼어주게 된 것은 물론, 게임과 줄넘기 학원에도 양보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이후엔 몸으로 부딪히며 즐기는 단체 구기종목이나 학교 운동회도 제한되었습니다. 직접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이고도 제한된 경험으로 변질되어 갔습니다.

 

‘모두의 운동장캠페인이 청소년들과 함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창 자유롭게 뛰어놀며 스포츠를 경험해야 할 시기에 그렇지 못한 세대에게 일회성으로 라도 쉽고 다양한 방식의 경험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직접 해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그 즐거움을 고정관념 없이, 그리고 한계 없이 마음껏 즐기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게 되는 계기로 만들어준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청년층에는 개그맨, 배우, 야구, 축구, 배구 선수 등이 포진했습니다. 세대와 세대가 스포츠로 연결되며 경험 또한 이어진 것입니다.    

 

   

캠페인 이벤트에 참여한 아이들 ⓒ나이키  




사실은 가치 공감이 우선인 관계, 브랜드&소비자

이 이벤트는 나이키의 러닝 앱인 ‘NRC’를 통해 참여가 가능합니다.

다섯 가지 규칙에 따른 러닝 챌린지와 모바일 미니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나이키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ZEPETO(제페토)’에 구현된 디지털 스포츠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페토 가상의 한강공원 월드 내의 팝업 존과 잠수교 러닝 코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나이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중 ‘한강공원:나이키와 함께 잠수교를 달려보자'ⓒ나이키  


비록 제목과 달리 제한된 공간과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온, 오프라인에 다양한 관련 이벤트들이 조각 나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콘텐츠들이 연결되어 그야말로 모두의 운동장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되었습니다.


한 번의 캠페인으로 모두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순 없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역할은 이러한 가치를 끊임없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방식으로 전하는 것입니다. 브랜드와 소비자는 자본으로 연결된 관계지만, 가치에 대한 공감이 우선되어야 하는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캠페인으로 실행하는 법

+ 브랜드 모델 선정이 중요한 이유

+ 성공적인 캠페인 이벤트 기획과 콘텐츠의 예시를 찾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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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캠페인 #모두의운동장 #김민경 #모두의가능성 #스포츠정신

 
NEWS


[SBHV 뉴스레터 유료화 전환 안내]


안녕하세요. SBHV 운영자입니다.

오늘은 뉴스레터 유료화 전환 소식과 그에 대한 구독자분들의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SBHV는 2015년 가을 시작된 이래 약 7년간 무료 뉴스레터를 표방해 왔습니다. 꾸준한 관심을 가져 주신 독자분들의 지지 덕에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의 개인이 오랜 기간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하며 힘에 겨운 순간도 많았습니다. 한 편의 레터를 작성하기 위해선 다양한 리서치와 최소 며칠의 시간, 그리고 일정 비용을 계속 투자해야 합니다. 소비되는 노력과 시간이 생각보다 많고 길지요.

 

그래서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진행 비용을 기반하여 더 오랜 시간, 더 질 좋은 콘텐츠를 공유해 드리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뉴스레터는 현재와 같이 격주(2주에 한 번) 발행을 유지하며, 한 달 비용은 4000원으로 설정될 예정입니다. 부담 없는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스몰 브랜드와 디자인 소식을 계속 아카이빙 해 보세요.

 

본격적인 유료화는 4주 후에 발행될 90호를 기점으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전에 별도로 미리 해 주셔야 할 유료 구독 신청 관련 안내를 다시 보내 드릴 예정이니, 번거로우시더라도 안내에 따라 구독 신청을 진행해 주시기를 미리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다소 갑작스러우실 수 있는 유료화 전환에 대한 여러분의 너른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늘 감사합니다.

 

 

/ SBHV 운영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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