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돈을 빌릴 때 ‘이자를 언제 얼마나 지급할지’ ‘원금은 언제 갚을지’ 같은 조건들을 적어서 약속한 문서인 셈이죠. 특정 채권을 가졌다는 건 곧 차용증에 적힌 내용대로 이자나 원금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됐다는 의미예요.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대출 계약을 하면 자연스럽게 ‘채권’이 생겨나요. 은행이 채권을 소유하게 되는 거고요. 만약 5년 후 원금을 모두 상환하는 신용 대출을 연 5%의 금리로 받았다면, 만기 5년, 금리 5%의 개인 신용대출 채권이 생겨나는 거예요.
채권은 마치 주식처럼 사고팔 수도 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연 5%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다가 5년 후엔 원금 5000만원을 모두 갚는다'는 조건이었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러고 나서 5년 동안 꼬박꼬박 이자를 계속 받으면 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만기인 5년이 되기 전에 자금을 회수하고 싶어졌다면 어떻게 할까요? 갑자기 돈이 급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저는 이 차용증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는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받을 이자와 원금, 만기까지 남은 시간 등을 고려해서 적정한 가격으로 거래를 하게 될 거고요. 현실에서 돈 빌려준 사람이 ‘나 쟤한테 차용증 넘겼으니까 나 말고 쟤한테 갚아’라고 전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시면 돼요.
이런 거래를 주식 사고파는 것처럼 쉽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채권 시장’이라는 걸 마련해놨어요.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 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채권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대부분 경제 주체가 발행해요. 국가가 돈을 빌리면 채권의 이름이 ‘국채’가 되고, 회사가 빌리면 ‘회사채’가 돼요. 그런데 국가나 기업 정도 되면 꽤 큰 돈을 빌릴 테고, 개인보다 신용도 또한 훨씬 높겠죠. 그래서 정부나 기업은 큰 돈을 빌릴 때 채권을 발행한 다음, 채권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해요.
하지만 채권 시장에서도 약속한 대로 돈을 못 갚는 경우가 생겨요. 국가나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라면 연체하는 경우가 더 잦을 테고요.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고 일정 기간 계속해서 연체를 한 채권은 ‘부실 채권’으로 분류해요. 부실 채권이라고 해서 꼭 가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채권은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니까 채권 시장에서 사고팔 때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