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 선생님, 자리 언제 바꿔요?🙋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텐츠 수다 레터
안녕! 이번 주 날씨 정말 변화무쌍했지? 이제 가을이 됐나 싶었더니, 비가 주룩주룩 오고, 또 갑자기 한여름처럼 푹푹 찌고 말이야🤔 이번 주 구구콘은 선생님들이 가장 지겨워하는 일 중 하나라는 '자리 바꾸기'와 관련한 추억들을 이야기해봤어. 그리고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가 지겨운 사람들을 위해 영화 [패터슨]을 소개하려고.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몽몬밤의 듣보읽구👀
🌰이번 주 생밤은ㅣ[산복 빨래방] 시리즈 기사를 읽고 있어. 산복 빨래방의 탄생기부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훌쩍 떠나 빨래방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인생은 '운명'이 아니라 '우연'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하는 책 [우연의 법칙]을 읽으면서, 미리 걱정하고 모든 걸 통제하려 하는 습관을 조금 내려놓게 되었어. 계획이 엉망이 될 때마다 스트레스받는 J형 인간들에게 추천해(근데 절판도서라서, 중고로 사야 함🥲) 그리고 요즘 가을이 되어서인지 프롬의 노래를 찾아 듣고 있어. 특히 김필과 부른 [Aliens]은 정말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네🌿
 
👇 나보다 새로운 내가 있을까, 어딘가엔?👇
💬 만약 평행우주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단, 조건은 스탯의 총량은 같다는 거야. 어딘가가 뛰어나면, 어딘가는 부족하다는 거지 뮤비에서 이수현은 계속 해서 평생세계의 이수현을 불러오고 질문하는데, 어딘가 하나씩 모자라고 부족해 보이는 모습에, 자꾸만 다른 이수현을 부르다가 지쳐. 그러다가 쓩, 하고 자기 자신 역시 또다른 세계의 이수현에게 선택되면서 끝이 나. 2분 8초짜리 짧은 영상에 이토록 철학적인 메시지를 매력 있게 담아낼 수 있다니! 찰떡 같은 이수현의 연기와 음색도 영상의 퀄리티를 확 끌어올린 것 같아. 댓글에서 누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뮤비 버전 같다고 했는데, 나도 보자마자 그 책이 떠오르더라📖
🧦이번 주 몽땅은ㅣ프랑스의 에세이스트 크리스티앙 보뱅의 산문집 [작은 파티 드레스]를 천천히 완독했고, [땅콩일기]를 읽기 시작했어. 모두 읽고 나서 새로 출간된 [땅콩일기 2]를 보려고 해!😉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드라마 [환혼]을 정주행했어. 영혼을 바꾸는 술사가 등장해 진기를 부리는 모습이... 처음엔 생소하고 조금은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어느새 드라마에 빠진 나를 발견했지. 12월에 [환혼 파트 2]로 돌아온다고 하니 기다려 보려고!

👇 해쭈네 전설의 아기 보실 분? 👇
💬 아기 좋아해? 난 한때 '레인보우 유치원 - 아빠! 어디가? - 슈퍼맨이 돌아왔다' 루트를 정석으로 탔던 어린이 사랑꾼이었어. 세 프로그램 모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아이들의 귀여움은 막을 수 없었지. 요즘 내 마음을 차지한 아기는 해쭈네 '전설의 아기'야. 해쭈네 조카들 모두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지만 특히... 호루라기 소리를 따라 하는 아기의 매력은 엄청 나지.👶🤍 영상이 끝날 무렵 만날 수 있어!

🍧이번 주 몬몬은ㅣ드디어 [탑건:매버릭]을 봤어. 해변씬은 정말 끝내주더라고. 젊음 그 자체였어! 나도 모르게 루스터가 춤추는 1시간짜리 영상을 보고 있더라고. 같이 볼래? [I Ain't Worried] 그리고 출근송으로 김사월의 2집 [로맨스]를 듣고 또 들었어. 목소리에서 계절이 느껴진다는 게 이런 걸까?💗 퇴근 후엔 트위터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된 넷플릭스 다큐 [고양이는 왜 고양이일까?]를 봤어. 1시간 내내 고양이가 잔뜩 나와서 행복했어🥹

👇벅차오르는 기분 느끼게 해줄게👇
💬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VMA에서 블랙핑크가 신곡 [Pink Venom]으로 무대를 했어! 큰 무대에 선 것도 대단하지만, 흔들림 없는 라이브랑 무대를 완전히 즐기는 태도에 반했지 뭐야🫢 새삼 라이브를 이렇게 잘했다고? 하면서 봤어. 음원이랑 다를 게 없잖아요! 이번 VMA에서는 리사가 [LALISA]로 베스트 K팝 상을 받았어. 리사가 받은 것도 대단하고, '베스트 K팝'이라는 부문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어. 국뽕이 차오른다🇰🇷(펄럭) 핑크 베놈이 이렇게나 화제가 됐는데 타이틀곡은 도대체 어떨지 너무 기대돼! 16일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야.
👀혹시 이거 봤냐구👀

평범한 하루하루가 지겨운 당신에게,

영화 [패터슨]을 추천합니다📢

우리에게는 일상에 대한 편집권이 있어. 같은 하루를 보내도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어떤 풍경을 눈에 담을지 결정할 수 있으니까. 같은 곳을 향해 달리는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도 사람들은 아마도 각자의 하루를 편집하며 살아가겠지. 그중에는 일상 속의 낯선 아름다움을 부지런히 좇아 사진에 담고, 적절한 단어를 조합해 적어내고, 음과 색을 떠올려보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르지🎨
영화 [패터슨]은 패터슨 시에 사는 버스기사이자 예술가인 패터슨 씨의 일주일을 보여줘. 타인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운전석에 앉아 매일 같은 노선을 오가며 살아가는 지루한 직장인이겠지만, 그는 누구보다 바삐 눈과 귀를 움직여 적극적으로 하루하루를 새롭게 포착해. 매일 커튼과 벽과 옷을 자신만의 패턴으로 꾸미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아내만큼 패터슨은 매일 색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편집하여 시로 탄생시켜. 아내처럼 자신이 오늘 무엇을 했는지 소란스레 말하지는 않지만 말과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은 감정을 노트에 꾹꾹 담아내지 
 그런데 패터슨은 한번도 자신을 ‘시인’이라 칭하지 않아. ‘시를 쓰고 있다’는 말조차 아껴. 언제나 입버릇처럼 늘 ‘괜찮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굳이 ‘시인’으로 남들에게 인식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 그는 자신의 예술을 타인에게 전시하는 것에 매우 소극적이야.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자신을 시인이라 칭할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아내의 부탁에 마지못해 카피본을 만들 것을 다짐하는 그의 얼굴엔 사뭇 두려움까지 느껴져.
그러나 허무하게도 그의 시는 카피본을 만들기로 한 전날 갈기갈기 찢기고 말아. 절망과 허망함 속에 빠진 채 자신의 시상이 되어주었던 폭포수 앞에 앉아 있는 패터슨에게 한 남자는 그에게 시인이냐고 묻고 그는 언젠가처럼(조금은 더 암울한 표정으로) “아뇨. 저는 버스기사예요”라고 답해. 그러자 남자는 그에게 유명한 시인들도 원래는 기상학자이고, 의사였다는 것을 상기시켜. 그리고 다시 월요일. 그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자신이 시를 쓴다고 말할 것 같지 않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다시 '시인'으로 살아갈 것 같아. 
 이 영화는 일상 속의 모든 것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 보여주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부추겨. 비록 주류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해도 누구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내지. 수줍게 시를 쓴다고 고백한 소녀에게 “너 시인이구나”라고 말해주고, 세탁소에서 마주친 아마추어 래퍼에게 응원을 보내며, 가끔은 당황스럽지만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아내를 다정히 존중하는 패터슨이라는 인물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응원을 건네는 것은 물론, 스스로 시인이라 칭하지 못하는 수많은 '패터슨'에게도 “당신은 충분히 시인”이라고 용기를 주는 영화야.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가 지겹다면, 내게 잠재되어 있는 '예술성'을 한번 끄집어내는 건 어때? 청명한 하늘을 보면 사진으로 남기는 것부터 시작해봐. 하루의 행복을 기록하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이니까🌿
by. 🌰생밤
👀구때 구거 기억나?👀
🍧 몬몬 💬 나는 운이 좋은 편이 아니란 걸 자리 정할 때 알았지. 좋아하는 남자애랑 짝이 된 적이 정말 한 번도 없었거든. 4학년 땐가 내가 진짜 싫어하는 남자애랑 짝이 된 거야. 책상에 선을 긋고 서로 넘어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었어. 선 넘어오면 넘어온 책이나 연필을 빼앗기도 했었지. 그때 나는 지금보다 대담하지 못해서 그런 장난에 울기도 했어. 지금 생각하니 좀 한심해. 절대 지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무튼 소심한 나는 책상에 걔 욕을 써놓는 걸로 분풀이를 했어. 물론 언제든 지울 수 있게 연필로. 아무튼 짝꿍은 되지 못했어도 같은 분단은 몇 번 된 적이 있었어. 좋아하는 걸 티내지 못했지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었다...🙂

🌰 생밤 💬 한번은 아예 새로운 반으로 배정받고, 전혀 안면이 없던 새로운 짝과 앉았던 날 어색해서 쭈뼛거리고 있었는데 그 친구와 친한 나의 다른 친구가 우리반에 놀러와서 한참 놀리고 갔었어. 근데 알고보니 그 친구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최애가 나랑 같은 거야. 그래서 최애에 대한 이야기를 풀다보니 급속도로 친해졌지. 알고 보니 아이돌 말고도 통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나중에 짝이 바뀌어 떨어진 다음에도 자주 붙어다니고 편지도 정말 많이 주고받곤 했어. 짝이 안 되었다면 노는 무리가 달라서 친해지지 못했을 텐데, 운명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해. 친해질 줄 몰랐던 친구와 절친이 되는 것! 이것도 랜덤 자리 바꾸기의 묘미 아니겠어?

🧦 몽땅 💬 중학교 2학년 때였나. 같이 무리 지어 다니던 친구가 내 앞에 앉았고, 장난꾸러기(?)로 유명한 남자애 두 명이 우리 짝이 되었지. 쉬는 시간마다 앞에 있던 두 명이 뒤로 돌아 앉아서 수다를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나. 10분 안에 책상 위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은 전부 하기도 했어. 자리를 바꾸는 시기가 돌아왔을 때 서로서로 엄청 아쉬워했지. 그 다음 짝꿍은 소위 '노는 친구'였어. 난 나름 모범생 축에 속했거든. 담임 선생님은 '잘 이끌어 주면 좋겠다'라는 말과 함께 그 친구와 나를 나란히 앉혔어. 필통 따위 가지고 다니지 않던 그 애에게 펜을 빌려 주고(절대 떨어뜨리지 말라는 말과 함께), 자는 등짝을 때려 깨우기도 했지. 내 덕은 아니었겠지만 다음 시험에서 그 친구의 성적이 조금 올랐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 야, 너 왜 종이 두 개 뽑아(예민) 👇

💬 사실 이제는 졸업한 지 꽤 되었다 보니(...) 자리 바꾸는 날의 추억이 가물가물한데, 이 영상 보고 나니까 새록새록 떠오르네. 자꾸만 다시 뽑게 해달라던 애도 생각 나고, 뒤에서 은밀하게 번호 교환하던 애들도 생각 나고, 자리 마음에 안 들면 담임 선생님 볼 때마다 "쌤, 저희 자리 언제 바꿔요?" 지겹게 묻던 애들도...😫 저럴 때마다 선생님이 얼마나 피곤했을까 생각하게 되는 걸 보니, 이제 나도 정말 어른이 된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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