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롯데온X이효리 캠페인 2.OTT 가격 전략
 2023.10.18 23-041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롯데온과 이효리의 만남은 정말 운명적일까?
  02 티빙과 웨이브가 거꾸로 가격을 내리는 이유
  03 뉴스 TOP5 - '매장 밖으로 나온 일본 백화점'

   

롯데온과 이효리의 만남은 정말 운명적일까?

     
ⓒ롯데온
  
G마켓과 스타샵의 추억

지난 10월 16일, 가수 이효리가 모델로 나서 화제를 모았던 롯데온의 첫 광고 캠페인이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유통 공룡' 롯데가 야심 차게 선보였던, 롯데온은 그간의 명성이 무색하게 이커머스 시장 내 존재감이 미약했는데요. 이번에 슈퍼스타 이효리의 약 10년 만에 광고 복귀작을 선점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이번 롯데온의 광고는 무언가 기시감이 들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과거 G마켓 역시 이효리를 전면에 내세운 스타샵을 계기로 오픈마켓 시장의 최고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G마켓은 2005년 7월 이효리 스타샵을 론칭하고, 대대적으로 이를 홍보하였는데요. 이와 같은 스타샵 프로젝트가 대박이 나면서, G마켓은 그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무려 500배 이상 성장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1조 원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G마켓의 스타샵은 국내 쇼핑몰 마케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남았는데요. 과연 롯데온은 G마켓처럼 '이효리 효과'로 반등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 버티컬, 그리고 프리미엄

사실 광고 캠페인에서, 모델만큼이나 중요한 건 바로 광고 안에 담긴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롯데온의 광고 캠페인, '쇼핑 판타지'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브랜드, 버티컬, 프리미엄입니다. 대놓고 광고 영상 곳곳에서 브랜드 이름이 노출되고요. 일명 '효리-ON'은 패션, 뷰티, 럭셔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소화 가능하다고 넉살을 떨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캠페인의 핵심 카피 자체가, '프리미엄 쇼핑을 켜다'이기도 하고요.


이와 같은 메시지는 결국, 롯데온이 앞으로 패션, 뷰티, 럭셔리라는 버티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이 되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미 롯데온은 오랜 경쟁자 신세계와 달리, 쿠팡, 네이버와 전면 승부를 포기한 바 있는데요. 이번 캠페인에서도, 앞으로 확실히 종합 쇼핑 플랫폼을 지향하기보다는, 결국 롯데 백화점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이전시키는 전략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광고만큼이나, 함께 공개된 새로운 멤버십, '온앤더클럽'도 주목할만한데요. 신세계 유니버스클럽과 달리, 가입비 없이 쿠폰과 문화 혜택 제공에만 집중했습니다. 대신에 여기서 제공하는 쿠폰을 통해 버티컬 서비스 간 교차 구매를 활성화하겠다는 건데요. 실제로 패션, 뷰티, 럭셔리는 매우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이처럼 롯데온은 버티컬 중심의 성장 전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일단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덕분에 상품 소싱 역량과 브랜드와의 좋은 관계성을 가지고 있기에, 버티컬 영역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요. 여기에 더해 이번 캠페인을 통해 높은 관심도 만큼의 실적도 만들어 낸다면, 롯데온이 다시 성장할만한 기본적인 동력 자체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필요한 건

하지만 그렇다고 롯데온이 스타샵 수준의 반전을 만들어 내긴 어려울 겁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설명해 드린 롯데온의 버티컬 전략은,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옵션일 뿐, 시장에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 G마켓의 스타샵이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건, 온라인에선 옷을 사지 않던 고객들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효리라는 스타가 전면에 나서, 먼저 거부감을 줄였고요. 여기에 MD들이 직접 의류 상품을 소싱해 오면서 상품 구색 측면의 차별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로 이후 G마켓은 기존 1위 옥션과 달리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1위 오픈마켓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반면 롯데온의 버티컬은 새롭지도, 고유하지도 않습니다. 패션, 뷰티, 럭셔리 버티컬 플랫폼들은 시장에 이미 많이 존재하고 있고요. 롯데백화점의 상품 역량 역시, 이들을 온전히 압도할 정도까진 아닙니다. 따라서 초기 마케팅 투자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순 있겠지만, 이후 이를 중장기적인 성공까지 이어갈 순 없을 겁니다.

따라서 롯데온이 롱런하고, 정말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도 유통 공룡의 명예를 회복하려면, 정말 차별화된 실체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일단 롯데는 롯데온 말고, 장보기 플랫폼에선 오카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긴 한데요. 다만 아무래도 이제 물류로 무언가 경쟁하기엔 타이밍이 다소 늦은 듯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보다 더 '상품 기획'에 집중하여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이번에 히트를 친 '반값 청바지 기획'처럼 오랜 기간 쌓아온 역량을 토대로, 상품 측면에 집중한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티빙과 웨이브가 거꾸로 가격을 내린 이유

        
ⓒ서울경제
   
글로벌은 올리고, 토종은 내리고

혹시 '스트림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한 신조어로 OTT 서비스 구독료가 잇달아 인상되는 것을 뜻하는데요.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속속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 티빙, 웨이브로 대표되는 국내 토종 OTT 서비스들은 보다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심지어 이들은 인상은커녕, 적극적인 구독료 인하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오히려 실질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수익이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은 글로벌 OTT와 국내 OTT 모두 동일한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현재 둘이 처한 상황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장은 멈추고, 경쟁 압박은 심화되고

지금처럼 OTT 시장에 위기가 찾아오게 된 것은 엔데믹 이후 성장이 정체되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유료 가입자 수는 알 수 없지만, 앱 트래픽 데이터를 통해 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 추정 가능한데요. 대표적으로 시장 1위 플레이어인 넷플릭스의 MAU는 1,200만 내외에서 성장이 멈춘 상황입니다. 다만 문제는 토종 OTT들의 MAU 역시 정체되며,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속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유료 가입자 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러한 임계점을 넘은 넷플릭스와, 국내에선 규모가 밀리지만 글로벌 기준으론 역시나 동일하게 일정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와 달리, 국내 사업자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이처럼 1등과의 격차는 줄지 않아 답답한 가운데, 하위 플레이어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MAU 기준으로 티빙을 제치고 한때 국내 OTT 시장 1위 사업자가 되기도 하였고요. 디즈니플러스마저 무빙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특히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쿠팡플레이입니다. 쿠팡 로켓와우 회원이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기에, 가격적인 측면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데다가, '나는 솔로' 같은 인기 콘텐츠 역시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서요. 만약 티빙이나 웨이브가 섣불리 가격 인상을 했다가는, 기존 유료 가입자의 대규모 이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 토종 OTT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여 수익을 보전하기보다는, 가입자당 수익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가입자 수를 어떻게든 늘리는 방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가격보다는 콘텐츠가 먼저 아닐까요?

하지만 이러한 가격 인하를 통한 가입자 수 확대는 미봉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나 쿠팡플레이 역시 처음부터 현재의 이용자 트래픽을 확보했던 건 아닙니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축구 경기와 SNL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고요. 넷플릭스 역시 초기 킹덤 덕분에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무빙을 통해 유사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고요. 더욱 무서운 건 이러한 콘텐츠 격차는 쌓일수록 경제의 해자는 더욱 깊어진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OTT 플랫폼의 성장에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이 필수적입니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는 그간 이렇게 유의미한 전환점을 만들어준 콘텐츠가 없었습니다. 이들의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서비스 간 통합이었고요. 이렇게 키운 몸집을 통해, 영향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기대했지만, 여기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본진인 방송사 기반 콘텐츠를 확실히 챙기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인기 드라마나 예능은 복수의 OTT에서 이용 가능하고요.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티빙과 웨이브를 이용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당장의 수익 보전을 위해 내린 선택이, 장기적으로 플랫폼엔 독이 되어 돌아온 겁니다.

따라서 아직은 TV 방영을 통해, 일부 제작비를 충당 가능한 현재가 골든타임일지 모릅니다. 적어도 국내에선 핵심 콘텐츠는 넷플릭스나 쿠팡플레이에 판매하지 말고, 독점적으로 취급하며 충성 고객을 키워야 합니다. 비싼 구독료를 지불하더라도, 이용할만한 플랫폼이 되지 않는 한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없다는 걸, 국내 OTT 사업자들은 기억해야 할 겁니다.

  
'지정 상품의 차이'로 인해 가능했습니다

중고 거래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어 보입니다

다만 핫딜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살아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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