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my sensitivity

“제가 놓치고 있던 중요한 무언가를 잡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4월, 모어데즈 인스타그램으로 받은 첫 DM에 이런 후기가 적혀있었습니다. DM을 보낸 분은 뉴스에 없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다루는 ‘EFG’에 에디터 올리브님이었어요. 이 감사한 메시지로 모어데즈 무수는 첫 인터뷰를 하게 되었죠. 저희 동네까지 와주셔서 인터뷰했는데요. 사실 인터뷰보다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더 많은 사담을 나눴어요. 비건지향, 페미니스트 등 대화를 나눌수록 비슷한 점이 많아 놀랐는데, 우리가 비슷한 이유는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이더라고요. 혐오가 당연한 것처럼 굴러가는 세상이 불편했고, ‘내가 너무 예민한가?’ 움츠러들기도 했고 그럼에도 참지 못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예민한 사람들끼리 재미난 콜라보 콘텐츠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love my sensitivity, 누구나 저마다의 예민함이 있다› 어때요? 궁금한가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예민함까지 가득 담아보려고 하니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으로 놀러 와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대선마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최근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일부 정치인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여성가족부 두고 연일 말들이 오가며 기사가 쏟아지고 있어요. 어떤 이유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하는지, 왜 우리에게 여성가족부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 여성가족부가 필요 없다는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 설치하고 여성가족부 폐지하겠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17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여성가족부가 했던 일들을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들이 담당하며 양성평등 정책이 추진되도록 조율하겠다고 밝혔어요.

   ✦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여성가족부는 이제 졸업할 때가 됐다.”
  •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여성가족부의 목적은 모든 부처에 남녀평등의 인식을 심고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제 그 목적을 다해 졸업할 때라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수명을 다했거나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여성가족부가 특임 부처이고, 생긴 지 20년 넘었기에 그 특별 임무에 대해 평가할 때가 되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 여성가족부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인과 시민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반박하며 여러 정치인과 여성단체, 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정의당 장혜영 의원,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권한과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성인지예산을 시행한 지 10년이 돼도 부처의 관심과 인식이 부족해 엉뚱한 대상 사업을 선정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히며 여성가족부가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과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여성가족부 본질적 기능은 강화돼야 한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고 뿌리 깊은 성차별과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갈등도 개선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의 본질적인 기능은 유지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여성단체 “성폭력 피해자 지원하는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다.”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난 9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주관하는 컨트롤 타워인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며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다면 여성가족부의 권한을 강화해야지, 폐지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비판했어요.

   ✦ #여가부_폐지_반대와 여성가족부 필요하다는 국민청원
  • 온라인상에서 시민들이 여성가족부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여가부_폐지_반대 해시태그 게시글이 수천 건 이상 올라오고 있으며, ‘여성가족부 존치 및 권한 강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올라와 15일 오전 기준 4만 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치적 논란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죠? 지치는 일이지만 그래도 마주하고 이 혼란을 함께 해요. 그리고 시민으로서 목소리도 내고 우리를 대변해줄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봅시다. 이번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논란도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지켜봐요.

퀴어혐오가 담긴 화장실 폐쇄 공고문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서 퀴어 출입을 이유로 화장실을 폐쇄한다는 공고문이 붙었습니다. 이에 퀴어혐오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화장실을 폐쇄한 이유부터 살펴봅시다.


🏢 동성애자 출입으로 화장실 폐쇄한다는 건물 관리업체
종로구 한 건물 화장실에 붙은 공고문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내부사정으로(동성애자 출입 등 신고), 지하 4,5,6층 화장실을 당분간 폐쇄하오니 불편하시더라도 지상층 화장실 이용을 바랍니다.” 해당 빌딩의 관리인은 최근 5년간 이 건물 지하 4~6층에 있는 지하주차장 화장실을 방문하는 고객들로부터 동성애자가 음란행위를 한다는 민원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성적 지향이 아니라 범법행위를 막자는 의도로 공고문을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고문의 내용이 성적 지향에 따라 출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읽힌다며 지적받고 있어요.

😡 화장실 공고문 내용은 차별이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 출입으로 폐쇄한다'라는 내용이 특정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고 곧 사회에서 금지되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네티즌 역시 공고문의 내용을 지적하며 ‘동성애자 출입'이 아닌 ‘음란행위 때문'이라고 명시하는 것으로 충분히 경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건물 관리업체 측은 공고문이 차별로 비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적인 건물 관리 측면에서 공고문을 폐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무수의 코멘트

차별임을 알아도 공고문을 수정하지 않는 건물 관리업체의 태도만 보아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혐오에 무감각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이슈를 살펴보며 왜 누군가의 잘못은 잘못 그 자체가 아닌 행위자의 특성으로 납작하게 선을 긋는지 한숨이 나왔어요. 음란행위가 아니라 퀴어를 막는 것처럼, 시끄러운 행동이 아니라 어린이를 막는 우리 사회가 또 누구를 어떤 이유로 선을 그을지 두려워집니다.


BTS 신곡에 '수어 안무'

최근 BTS 신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이 발매되었어요. 이번 신곡에 수어 안무가 담겨 화제가 되었어요.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의미하는 국제수어를 안무로 활용해 농인도 노래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WHO 사무총장도 BTS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하는데요. 우리 모두를 위한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봐요.


✌️수어의 동작과 표정을 살린 안무
BTS 신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 노래 후반부 “나나나나나~” 대목에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국제 수어가 담긴 안무를 선보였어요. 이 곡은 미래의 방탄소년단이 2021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코로나19 종식을 알리는 컨셉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세심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안무팀은 수어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농인・수어통역사 같은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논의했습니다. 특히 수어에서 중요한 표정을 가장 신경 썼다고 합니다. 그 노력 덕분에 많은 사람이 감동하며 노래가 더욱 주목받고 있어요.

🧏 농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
농인 유튜버 ‘하개월'님은 BTS 뮤비 속 국제수화를 본 자신을 비롯한 농인의 반응을 소개하며 수어는 표정을 짓는 게 중요한데 방탄소년단이 활기찬 느낌과 즐거운 표정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전했어요. 소셜미디어에도 전 세계 다양한 후기가 올라왔는데요. 농인 형제가 있다는 한 틱톡 유저는 들을 수 없던 음악을 즐기고 이해할 수 있도록 수어 안무를 만든 방탄소년단에 감사하다고 했어요. 또 자신을 농인이라고 소개한 노르비 아모레스도 방탄소년단의 수어 안무는 자신을 춤출 수 있게 만든다고 전했습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수어로 15억 명의 농인이 삶의 활력이 되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며 방탄소년단에게 감사하다고 전했어요.



💬 무수의 코멘트

“농인은 병리학적 관점으로는 청력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언어 문화적 관점으로 보면 음성언어가 아닌 수화언어(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이지선 한동대 상담시리사회복지학부 교수님의 칼럼에 나온 구절을 공유합니다. 저는 청인으로 부끄럽게도 ‘농인'이라는 말을 제대로 알게 된 지 오래 되지 않았어요. 혐오를 일으키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잘 몰라서'라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존재에 관심을 가지며 몰라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도록 노력해봐요. 우리.


5년만에 ‘난민 인정’

최근 이란 출신 난민 A씨가 난민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먼저 난민으로 인정된 아들 김민혁(예명)씨와 헤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5년의 세월을 거쳐 난민인정증명서를 받은 부자의 자세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기독교 개종으로 난민 신청한 이란 부자
이란 난민 A씨와 아들 김민혁씨는 2010년 한국에 건너와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이슬람교가 국교인 이란에 돌아가면 위협을 당할 수 있다며 2016년 5월 난민 신청을 했어요. 실제로 이란은 무슬림 율법인 샤리아법으로 지배하는 사회로 종교를 배반하는 건 사형에 처하는 중형으로 다스려집니다. 이에 민혁씨는 2018년 10월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심사에 두 차례 떨어진 A씨는 지난달 27일 난민불인정처분 취소소송에서 난민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길었던 부자의 난민 인정에는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 가혹한 난민심사 시스템을 비판한 친구들
2018년 7월 민혁씨의 중학교 친구들이 ‘민혁이가 난민으로 인정받게 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해당 청원엔 우리 대한민국이 정말 제 친구 하나를 품어줄 수 없는 것인지, 인권변호사였던 대통령님께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난민심사를 개선할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며 진심 어린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또한 친구들은 A씨의 난민 인정을 위해 법무부 과천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시위에 나선 것이 작게는 민혁이 아버님을 위해서고 크게는 가혹한 난민심사 시스템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어요.

난민인정증명서를 받은 A씨는 몸에 불을 소화기로 끈 느낌이었다고 해요. 무슨 짓을 해야 나를 믿어줄까 생각했는데 가슴 속 응어리가 풀린 것처럼 정말 시원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제야 A씨와 민혁씨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혁씨는 지난주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대학 수시모집 지원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있고, A씨는 일자리를 찾고 있어요. 이란 난민 부자의 평온한 한국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신의 경험, 연대의 메시지. 뭐든 보내주세요!
뉴스레터 피드백이 있나요?
좋은 점이나 아쉬운 점 등 피드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당신에게 더욱 필요한 모어데즈가 되겠습니다.
예민한 에게 추천하기

예민하다고 생각한 친구가 있나요? 그 친구의 예민함이 유난스럽지 않다고, 너처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고 알려주세요. 아마도 무척 반가워할 거예요.

모어데즈ㅣMORE DAZZ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