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아이티(Little Haiti)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에 위치한 동네입니다. 저소득층 흑인과, 쿠바와 아이티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의 보금자리였죠. 그런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마이애미의 저지대 해안 지역이 침수 위험에 처하자,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한 리틀 아이티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개조하고 고급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가격이 3배나 뛰었어요. 전통적으로 저소득층이 살던 내륙 지역이 안전하고 매력적인 동네가 된 것이죠. 리틀 아이티는 점점 비싼 주거지가 되어갔고, 이로 인해 기존 주민들이 임대료나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은 주택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부유한 주민들이 기후 회복력이 있는 동네로 이주하면서 새로운 사업체와 편의시설들을 가져와 동네의 성격을 더욱 변화시키고 있어요. 이는 경제 성장과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주민은 집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커뮤니티와 문화유산에 대한 연결고리도 잃는 것이죠. 리틀 아이티의 사례는 기후적 안전이 부유층의 관심을 끌면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기존 주민들의 이주가 이어지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의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는 기후 변화가 도시 발전과 사회경제적 구조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LA강 복원 사업인데요, 이 사업은 약 82km에 달하는 강변을 따라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며, 환경을 개선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예요. 하지만 이런 환경 개선 사업이 부동산 가치를 높이면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어요. 캐노가 파크나 벨 가든스 등 LA강변 지역은 세입자 비율이 82.6%에 달해,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주민들의 이주가 우려되고 있죠. 실제로 2019년 주민 공청회에서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주거비 상승과 강제 이주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어요.

LA시는 계획 단계에서 저렴한 주택 공급과 원주민 보호 정책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일정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요. 특히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환경 개선 사업이 저소득층과 소수자들의 내몰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죠. 이처럼 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 정비가 지역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해요. 특히 이런 유형의 젠트리피케이션은 '그린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특별한 분류로 다뤄질 만큼 중요한 도시 문제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할게요.

기후 변화가 바꾸는 도시의 모습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은 우리 도시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에요. 리틀 아이티나 LA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후 변화는 이미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특히 취약 계층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어요. 안전한 곳에 살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결과적으로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제는 기후 변화가 가져올 변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것이 도시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할 때예요. 단순히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아닌, 우리 도시의 형평성 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니까요.

지난 주,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스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두 사람은 모두 미국 최고의 명문대 MIT의 교수죠. 그런데 씨티즌 여러분은 MIT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보스턴!"이라고 대답하신 분들, 틀리셨습니다! MIT는 사실 보스턴과 강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케임브리지’에 있어요. 보스턴 하면 떠오르는 또 명문대, 하버드대 역시, 보스턴이 아니라 케임브리지에 있답니다.

"잠깐, 케임브리지? 그거 영국 아닌가요?"

맞아요. 케임브리지 하면 보통 옥스퍼드와 쌍벽을 이루는 영국의 명문대와, 그 대학이 있는 도시를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미국에도(!) 케임브리지가 있어요. 그리고 이곳 역시, 영국의 케임브리지처럼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이 자리 잡은 동네죠. 이건 단순한 우연일까요?

16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죠. 당시 영국에서 건너온 청교도들은 보스턴 인근에 새로운 도시 ‘뉴 타운’을 건설했어요. 그리고 이곳에 성직자를 양성하는 대학 ‘뉴 칼리지’도 세웠죠. 그런데 ‘뉴 타운’과 ‘뉴 칼리지’를 세운 당시 청교도들 상당수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들이었어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은 당시 청교도 신학의 중심지였기 때문이죠.

그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왔지만, 자신들의 뿌리만큼은 잊고 싶지 않았나 봐요. 그래서 1638년, 그들은 뉴 타운의 이름을 '캐임브리지'로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미국에도 케임브리지라는 도시가 탄생하게 됐어요. 한편, 같은 해 청교도 목사 존 하버드는 뉴 칼리지에 전 재산을 기증했어요. 뉴 칼리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교명을 ‘하버드 대학교’로 바꾸었고, 이렇게 미국 최초의 대학 뉴 칼리지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대학교가 되었답니다.

미국의 케임브리지는 이렇게 '새로운' 것들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세계적인 학술 도시가 되었어요. 캐임브리지 이야기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다음주에도 재미있는 도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팬데믹을 거치고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가 오면서 우리 일상과 도시는 큰 변화를 겪고 있어요. 이런 변화 속에 ‘15분 도시’ 개념이 주목 받고 있죠. 그래서 오늘 소개할 인물은 15분 도시를 처음 제안한 프랑스의 도시학자,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1959~)입니다.

모레노는 기존의 대도시가 지나치게 비인간적인 규모로 확장되어 왔다고 지적해요. 그러면서 도로나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도시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죠. 이런 문제 의식으로 그는 15분 도시를 처음 고안해냈어요.

15분 도시는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모든 요소를 걸어서 15분 또는 자전거로 15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해요. 주거, 일자리, 상업, 의료 서비스, 교육, 여가가 모두 15분 거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거죠. 또한 그는 15분 도시에서 비로소 시민들이 차에 의존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일상생활을 누리는 인간성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요.

한편, 현대 도시의 중심은 물리적인 도심, 즉 ‘시내’가 아니라 각기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진 ‘개인’이 되고 있어요. 팬데믹 이후 재틱근무와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직장, 취미 공간 등 생활 영역이 서로 달라졌고, 자연스럽게 주로 이용하게 되는 도시 공간도 서로 달라졌어요.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모레노의 15분 도시 개념은 각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적인 도시계획의 밑바탕으로서 각광 받고 있어요. 15분 도시와 같이 한 동네 안에서 필수적인 일상 생활이 해결된다는 것은 도시가 더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니까요.

오늘 소개드린 카를로스 모레노와 15분 도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10월 <🔍골목길로> 소셜링 안내

10월 27일 신당동 : 오래된 골목의 멋과 힙한 공간의 기준 (무료/6인)

*본 소셜링은 문토 MUNTO 앱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정원 마감 여부는 앱 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