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0일  (No. 580)
음악을 들으면 일의 능률이 오를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헤드폰에서는 Laufey(레이베이)의 목소리가 흐르고 있습니다. 재즈와 팝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녀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글쓰기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어느새 글이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저를 발견하면서 이런 의심이 들더군요.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면 정말로 능률이 오를까?"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저처럼 일하면서 음악을 듣습니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친 프리랜서들, 사무실에서 이어폰을 낀 채 업무를 보는 직원들, 코딩하는 개발자들은 모두 "음악이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믿는 듯 보입니다. 경영자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사무실에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것이 직원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일 거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브렌드 스콧(Brent Scott)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이런 기대가 옳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연구팀은 음악 청취와 업무 성과 사이에 '역U자'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평소보다 조금 더 음악을 들을 때는 성과가 향상되었지만, 너무 오래 들으면 오히려 성과가 떨어졌던 것이죠. 실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일할 때 음악을 듣는 시간과 성과 간의 관계를 추적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적당한 시간 음악을 듣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장시간 들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인지적인 부담을 크게 줍니다. 제가 곧잘 '당하는' 것처럼, 일하려는 우리의 의지력을 음악이 가져가 버리고 말죠. 일을 시작하고 10~30분 정도는 괜찮지만, 장시간 음악에 노출되면 업무에 쓸 의지력이 부족해지는 겁니다.

직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일하는 것을 마뜩치 않게 여기는 기업이라면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음악 들으면서 일해도 됩니다"라고 허용하는 것도, "음악 청취 금지"라고 막는 것도 답이 아니겠죠. 저는 직원들이 좀더 업무에 집중하고자 하면 스스로 이어폰을 뺄 거라고 봅니다. 제가 좀전에 글을 다듬으려고 헤드폰을 벗었듯이 말입니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 구역(focus zones)을 제공하는 것이 조직이 해야 할 조치가 아닐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Inclusive Tech Lab에는 방음 처리와 조명 조절이 가능한 조용한 구역을 만들어 집중이 필요한 직원들을 배려한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음악을 들으며 일하고 있나요? 음악은 일을 시작할 때 발생하는 저항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의 동반자입니다. 하지만 동반자가 계속 옆에 붙어 있으면 부담스러운 법이죠. 진짜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는 침묵과 고요가 최고의 플레이리스트입니다.


* 참고논문
Scott, B. A., Awasty, N., Li, S., Conlon, D. E., Johnson, R. E., Voorhees, C. M., & Passantino, L. G. (2025). Too much of a good thing? A multilevel examination of listening to music at work.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10(5), 741–753.

[기업 교육 계획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여러분의 조직에 방문해 내부 직원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강의를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의 버튼을 클릭하면 '교육계획서'를 다운 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 '경다방'에서 신간이 출간됐습니다. 타로 혹은 수비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 타로 수비학이 아니더라도 삶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페친 여러분의 구매와 열독을 부탁 드립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모두 읽기
지금까지 발행된 경영일기를 몰아보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놓치신 글들을 모두 읽으실 수 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구독하라고 많이 소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