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리카팕의 중구냉방 🥶
Vol.31 22.08.11  
 안녕하세요! 슨생님!
에리카팕입니다!

어떤 뉴스레터를 발행하느냐고 소개해달라고 하면
저는 에리카팕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중구냉방인 만큼
오싹하고 싸늘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귀신 이야기나 괴담은 아닙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먹은 뒤에는 귀신 이야기보다는
힘겨운 인간 관계가 더 오싹하지 않나요?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한 편 꺼내어 봅니다.

소식을 전합니다. 
💔 손절한 친구를 추억하는 일 
💧 물빛의 비 - 준코 야가미
💔 손절한 친구를 추억하는 일
* 손절 : '손을 끊는다' 의미로 생각하여 사람 간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절교'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경제용어인 '손절매'에서 유래하였다.

얼마 전 락 페스티벌에서 사람들이 우효의 노래 민들레를 떼창하는 영상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2016년만 해도 나만 알던 가수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떼창하는 노래의 가수가 되었다니. 사실  그 시절에도 나만 알던 것은 아니었겠으나 내 주변에 우효를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우효 좋지~" 하며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나는 때때로 마이너한 취향이 곧잘 맞기도 했고, 어디서 이런 것을 알아왔나 싶은 희한한 것들을 서로 잘 알려주기도 했다. 다른 친구들과 나누기에는 어쩐지 낯 간지러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랄지 영화나 책, 음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왈가왈부 하기를 좋아하며 잘 떠들고는 했다.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다 같이 친한 친구더라도 이 친구와는 이런 부분이 통하고, 이 친구와는 이런 이야기가 잘 통하는. 때때로 얄미운 구석이 있어 언제나 편안한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꼭 자석같이 그 친구만을 찾게 되는 어떤 면이 분명 있었다. 


어떤 것을 콕 집어 이것 때문에 멀어졌다고 할 것이 마땅치 않지만 시기상으로 그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며 멀어졌다. 상황이 달라지면 한 때 친구였더라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고는 하나 그 친구만큼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멀어졌다. 사실 언제부턴가 그녀는 나를 비롯해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을 본인의 일상에서 청소하려 한다는 심증을 예전부터 느껴오고는 했다. 정확한 사건은 없었지만 없이 이리저리 불쾌한 경우들이 쌓이다가 부자연스럽게 우리는 멀어졌고 어느 날 다른 친구의 결혼식에서 그녀를 보게 됐다. 임신한 상태였다. 자석처럼 들러붙던 친구가 임신을 했다면 축하와 축복을 해주어야 마땅하나 축복은 커녕, 아니 인사는 커녕 알은 척도 안 하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스쳐 지나가는 것은 여러모로 서늘한 일이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서늘함에 몸을 두어번 떨게 된다. 


이제는 연락도 하지 않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영 자취를 감춰버린 바람에 그 친구는 나의 우주에서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다만, 다정한 물리학자 이상욱 교수님은 그런 이야기를 하셨지.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쪼개진 원자의 형태로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나의 우주에서는 이런 저런 취향을 꺼내어 들 때 부서진 친구의 원자가 존재한다. 우효의 노래나, 라파엘라 카라의 노래를 들을 때. 올림픽 공원을 지날 때. 일상 곳곳에 남아있는 흔적을 느끼며 그 옛날을 추억하게 된다. 나의 우주에서는 비록 부서졌지만 그 친구의 우주에서는 온전히 건강히 지내리라 빌어줄 뿐이다. 


 지난 5월 중구난방을 구독하셨던 슨생님이라면 아실 수도 있겠지만 그간 "적성에 안 맞아서" 라고 간편하게 말해오던 퇴사 사유 안에는 여러가지 사건 사고를 통해 켜켜이 쌓인 실망들이 가려져 있었습니다. 결코 한 마디, 한 줄로 요약할 수 없던 퇴사 사유를 오프라인 자리에서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퇴사 사유는 요약될 수 없다." 라는 타이틀로 강연을 했는데요, 그간 여러가지 오프라인 행사에서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회사 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룬 주제로 많은 분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회사와 조직에 실망하고 퇴사하게 된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어떤 인사이트가 될까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젊은 이들에게 배운다'라는 취지처럼 주 청자 층이 좋은 인재와 롱런하기를 고민하는 기업의 경영자 및 리더, 시니어 분들이라고 하여 겪었던 그대로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수요일 명동 신한익스페이스에서 있었던 강연 실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확인해주세요.
💧 물빛의 비 - 준코 야가미
그야말로 물과 비의 어마무시한 힘을 체감한 지난 한 주였습니다. 하늘이 터진 것 처럼 퍼붓던 비를 생각하면 오싹해지는데요, 수조에 갖힌 것처럼 퍼붓던 비를 보며 소개해야겠다고 떠오른 노래가 있으니, 일본 가수 야가미 준코의 <물빛의 비> 입니다. 
불고기와 야키니쿠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메뉴이듯 한국의 트로트(도롯도)와 엔카는 결이 비슷한 듯 또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데요, 야가미 준코의 초기 노래들은 일본 가요 전체에 깃들어 있는 엔카 특유의 분위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뽕짝 같다는 촌스러운 느낌보다는 한 서린 여인의 울부짖음처럼 들리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준코 야가미의 창법은 시원한 가창력임은 분명하나 찌를 듯이 날카로운 고음이라기 보다 날쌘 청설모의 움직임처럼 음표를 유연하고 날렵하게 오간다는 느낌이 있어요. 준코 야가미는 직접 본인이 작사 작곡하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데요, 물빛의 비 역시 육교를 지나다가 우연히 작곡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능력자야 능력자.

80년대부터는 시기상 시티팝이 유행하게 되며 야가미 준코의 가삿말에서도 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노래 전체에 팝의 느낌도 더해지고요. 때문에 시티팝 열풍에서도 야가미 준코의 노래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게 되어 저도 알게 되었어요.
[한글 자막] 황혼의 Bay City - 야가미 준코

Bay City 역시 야가미 준코의 대표적인 곡입니다. <물빛의 비> 와 더불어 야가미 준코 특유의 "아~아~" 하는 부분이 시원한 느낌을 주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킬링 포인트죠. 이 노래는 특히나 가사와 곡의 분위기가 더 야외에서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시티팝의 분위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글 자막] 밤하늘의 귀걸이 - 야가미 준코

세 번째로 소개하는 밤하늘의 귀걸이 역시 시티팝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곡입니다. 한글 가사가 덧대어진 영상으로 첨부했으니 오늘 야가미 준코의 세 곡을 들으시며 한 낮의 더위를 식히셨으면 좋겠군요~  😉
중구난방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 

슨생님의 다정한 응원 언제나 환영이고
언제나 그렇듯 central heating 중구난방의
아주 강력한 연료가 됩니다. 🔥

* 캡쳐 및 인스타 공유는 정말 환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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