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제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

5월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 덕에 다른 때보다 기분이 들뜨는 것 같아요. 간질간질한 바람은 사랑에 빠지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요🌿 그런 5월에 잘 어울리는 오페라가 있다면 <사랑의 묘약>이 아닐까 싶네요.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 잘 알려진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 숨겨진 전설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Act.1 Overture (사진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주의 딸 아디나는 나무 아래서 을 읽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아디나를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는 남자는 아디나를 좋아하는 청년 네모리노입니다.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시선이 익숙하다는 듯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쁜데요. 그때 마을 입구가 시끌시끌합니다. 누가 온 것 같네요! 아하, 잠시 마을에 주둔하는 군인 벨코레 병장이군요👮🏻‍♂️ 마을에 도착한 벨코레는 아디나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적극적인 구애를 합니다. 당장 다음날이면 마을을 떠나야 하는 벨코레는 급히 아디나에게 청혼을 하죠. 

그때 돌팔이 약장수 둘카마라가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효능을 과장해서 약을 파는 그를 사기꾼이라며 피하고 있네요. 그러나 우리의 네모리노는 다른데요. 둘카마라에게 아디나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을 막을 '사랑의 묘약'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저렴한 와인을 사랑의 묘약이라고 포장하여 네모리노에게 건넵니다. 물론 아주 비싼 값을 매겨서 말이죠!😓 약의 효능이 내일부터 나타난다고 하는 둘카마라의 말에 한껏 자신만만해진 네모리노는 아디나와 만나도 대담하게 행동합니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아디나는 벨코레의 청혼을 승낙하고, 이 기회를 놓칠세라 벨코레는 오늘 당장 결혼식을 올리자고 재촉합니다. 깜짝 놀란 네모리노는 하루만 늦출 수 없냐며 간청하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는데… 🙀

🎵Act.2 Una furtiva lagrima (사진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디나와 벨코레의 결혼식장입니다. 이 둘은 이제 결혼 서약만을 앞두고 있는데요. 마음이 급해진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달려가 새로운 약을 요청하지만 이미 그의 지갑은 묘약에 돈을 쓴 탓에 텅텅 빈 상태입니다🤦🏻‍♀️ 이런 네모리노를 지켜보던 벨코레는 경쟁자인 네모리노에게 입대를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고,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새로운 약을 사게 됩니다. 

마을 곳곳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네요. 어찌 된 일일까요? 어머나! 빈털터리가 되어 군에 들어가기로 한 네모리노에게 막대한 유산이 있다니요🤭 이 소식을 들은 마을의 여자들은 앞다투어 네모리노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이 사실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드디어 약효가 나타났다며 기뻐합니다(이런 바보….). 한편 둘카마라는 아디나에게도 사랑의 묘약을 팔 궁리를 하며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랑의 묘약을 사는 바람에 탕진했다는 사실을 알려줘요.

그 말을 들은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사랑에 크게 감동하는데요, 이때 눈물이 고인 아디나를 보고 네모리노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그 유명한 “남몰래 흘리는 눈물”입니다. 이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 둘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 벨코레는 어떻게 됐느냐고요? 벨코레는 아디나가 아니어도 여자는 많다며 쿨하게 다른 여자와 함께 떠났어요.

 ©️솔오페라단
19세기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오페라 강국이었어요. <세비야의 이발사>로 잘 알려진 로시니를 시작으로 <노르마>를 작곡한 벨리니, 오늘의 작곡가 도니제티, 그리고 <라 트라비아타>로 유명한 베르디와 <나비부인>의 푸치니까지! 이중 도니제티는 가장 많은 오페라를 작곡한 작곡가입니다✍🏻 오페라 수로는 70개가 넘는 다작을 했고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작품들이 많아요. 

도니제티는 무엇보다 성악 선율을 아름답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났던 작곡가입니다. 그래서 도니제티 오페라 속 아리아는 중독성있는 매혹적인 멜로디를 가지는데요. 비록 짧은 시간에 많은 오페라를 작곡한 탓에 오케스트레이션이 빈약하다는 일각의 비난도 있지만, 도니제티의 작품은 오페라의 클래식으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답니다👀

<사랑의 묘약> 시작 부분에 아디나가 책을 읽고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이때 아디나가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은 바로 <트리스탄과 이졸데>입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서양의 오랜 전설 중 하나로, 사랑의 묘약을 마신 두 남녀의 이야기에요. 아디나는 이 책을 읽으며 친구들에게 사랑의 묘약이 있으면 걱정이 없겠다고 말하고, 이를 들은 네모리노가 약을 찾아다닌 것이죠😅

©️wordpress
전설 속 트리스탄은 콘월의 영주 마크의 조카이자 후계자입니다. 이졸데는 아일랜드의 공주로 이전에 트리스탄이 휘두른 검으로 애인을 잃어 이 둘은 원수지간인 셈이죠😤 트리스탄은 삼촌 마크 왕의 신붓감을 찾기 위해 아일랜드를 위협하던 용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고, 공주인 이졸데와의 결혼으로 보상받습니다. 그렇게 트리스탄은 삼촌의 신붓감이 된 이졸데를 데리러 가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이 둘은 사랑없는 결혼을 한 딸을 안타까워한 이졸데의 엄마가 넣어놓은 사랑의 묘약을 실수로 마셔버리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이졸데는 마크 왕의 신부가 되어야만 했기에 금지된 사랑은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어요.

트리스탄과 이졸데 설화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에 의해 오페라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여기서는 설화 내용에 충실하게 비극적인 결말을 맺습니다. 이처럼 같은 사랑의 묘약이라는 주제를 사용해도 이탈리아와 독일의 차이가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나요?🧐 음악은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한다는 말이 사실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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