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캠핑 요리 최
안녕하세요,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 정연주입니다! 오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캠핑 요리 최고!
THE BEST BREAKFAST
캠핑 프렌치 토스트는 내 사랑
캠핑 프렌치 토스트는 내 사랑. 이보다 더 제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어요. 더 브렉퍼스트. 더 베스트 브렉퍼스트. 아침 식사와 브런치 메뉴의 최고봉. 빵이라는 틀에 안에 갇힌 커스터드 푸딩. 달걀물을 잔뜩 머금어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빵. 합법적(?)인 아침의 당 충전 메뉴. 어느 브런치 가게를 가도 거의 항상 약속처럼 존재하는 믿고 먹는 메뉴. 

남아서 거뭇하게 변한 바나나로 만드는 바나나 브레드가 있잖아요. 저는 이 바나나 브레드를 좋아해서 이걸 만들기 위해 푹 익히려고 바나나를 사거든요. 마트에서 고를 때부터 이미 많이 익은 바나나를 선택합니다. 프렌치 토스트도 마찬가지예요. 기본적으로 빵이 살짝 말라야 달걀물을 그만큼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죽은 빵을 살리는 레시피’로 손꼽히죠. 저는 애초에 빵을 살 때부터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 분량을 가늠해서 삽니다. 
캠핑 프렌치 토스트의 특별함

물론 저는 집에서도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요. 그런데 캠핑에서 만드는 프렌치 토스트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드는 법’에서 이야기하겠지만 프렌치 토스트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름에 토스트가 들어가서 그런가? 왠지 휘리릭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데 달걀물을 충분히 머금고 타지 않은 상태로 노릇노릇하게 속까지 완전히 익은 맛있는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려면 여유를 가지고 모든 과정을 천천히 진행해야 합니다.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집에서는 마음이 완전히 편해지지 않아요. 프렌치 토스트는 보통 아침 식사로 만드는데, 느지막이 일어나서 빵을 달걀물에 담그고 기다리고, 약불에 올리고 기다리는 있다 보면 다들 배가 고플 것 같은 마음에 조급해지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불 세기를 높여서 태우기도 하고, 집안일거리가 보이니까 이것저것 건드리다가 태우기도 해요. 

하지만 캠핑은 명실상부 일상 탈출. 아침에 일어나면 지금 이 프렌치 토스트를 굽는 것 외에는 정신 산란할 일이 별로 없어요. 촥촥촥촥 달걀물을 만들고 빵을 담그고 나면 릴랙스 체어에 기대 앉아서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당겨 앉아서 빵을 뒤집고, 또 멍하니 기대서 쉬고 있어요. 알아서 빵이 달걀물을 먹어주겠거니…

빵을 불에 올린 이후에도 똑같습니다. 조금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풀밭을 배경으로 노릇하게 익어가는 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계속 찍어댄다는 것? 한쪽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느긋하게 약한 불에서 천천히 굽다가 뒤집고, 나머지 한쪽면이 마저 익을 때까지 접시 하나와 뒤집개를 손에 들고 멍하니 기다립니다. 부풀어오른 빵을 눌러보면서 다 익었나 메디컬 체크를 하고, 멍하니 또 기다리고.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대기 시간이 있는 음식. 멍하니 쳐다보면서 나는 얘가 참 좋더라… 생각하게 만드는 음식. 그래서 프렌치 토스트에는 계속 애정이 쌓입니다. 바라보며 집중하고 함께한 시간이 많았던 거죠. 
맛있는 프렌치 토스트 만드는 법

프렌치 토스트를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달걀물을 풀고 빵을 적셔서 굽기. 하지만 달걀이 들어가는 요리가 많이들 그렇듯이 맛있고 완벽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려면 섬세하게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제가 꼭 지키는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1. 달걀은 설탕과 함께 먼저 섞기 
뭉치지 않고 잘 섞인 달걀물을 만들려면 섞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커스터드를 만든다고 생각해주세요. 먼저 달걀을 깨고 설탕을 달걀 1개당 1큰술씩(제 취향입니다) 넣은 다음 거품기나 젓가락이나 포크로 골고루 잘 섞어주세요. 수분을 넣기 전에 먼저 설탕을 녹이고 달걀을 잘 풀어야 상태가 고른 달걀물이 됩니다. 

2. 우유는 천천히 부으면서 잘 섞기
달걀과 설탕이 잘 섞였으면 우유를 천천히 적당량 부으면서 계속 잘 섞어줍니다. 우유 양은 너무 많아서 묽어지지 않게, 볼 크기에 따라 빵을 푹 적실 수 있는 정도를 목표로 해요. 생각해보니 계량을 따로 해본 적이 없군요. 우유팩이 비어가는 정도를 떠올리면 200~250ml 가량이 되는 듯 합니다. 

3. 빵은 여유롭게 담가두기
유명한 일본 호텔의 레시피에서는 빵을 하룻밤 동안 달걀물에 담가둔다고 하죠. 가끔 베이글로 그렇게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저는 그러면 굽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냥 속까지 충분히 달걀물이 배어들 정도로 한쪽면당 2~3분씩 기다립니다. 만약에 두껍게 썬 식빵이나 밀도가 높은 빵 종류라면 5분 이상 두고 뒤집어서 다시 5분 이상 두겠지만요. 살짝 묻히기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4. 굽는 건 버터 + 올리브 오일
프렌치 토스트의 미덕은 버터 향이 나도록 굽는 것이기는 한데, 버터만 사용하면 노릇하게 지져지는 느낌이 부족하고 잘 타요. 그래서 저는 항상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버터를 추가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고 합니다. 올리브 오일은 가장자리까지 노릇노릇 바삭바삭하게 지져주는 용도, 버터는 맛과 향을 더하는 용도라고 생각해주세요.

5. 천천히 여유롭게 멍 때리면서 굽기
프렌치 토스트는 기본적으로 빵 속에 커스터드 푸딩을 가둬서 익힌 것입니다. 부드럽게 속까지 잘 익히려면 당연히 달걀찜을 만들 때처럼 천천히 오랫동안 익혀야겠죠. 중간 불 이상으로 올라가면 겉은 순식간에 타고 속은 달걀물이 축축한 그대로 남아 있어요. 안돼! 꼭 중약불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겉은 노릇노릇바삭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구워주세요. 

Tip: 다 구운 프렌치 토스트의 겉면에 설탕을 뿌려서 다시 한 번 굽거나 토치로 그슬리면 바삭바삭한 설탕껍질이 생깁니다. 메이플 시럽을 뿌리지 않아도 맛있어요…! 
프렌치 토스트의 변신은 무죄
변형 1: 홍콩 프렌치 토스트 

제가 정말! 좋아하는 변형 레시피입니다. 포인트는 두 가지인데요, 가운데에 땅콩 버터를 바르고 빵 두 장으로 샌드위치를 만든 다음 달걀물을 적시는 것, 그리고 마무리로 연유를 뿌리는 것입니다. 샌드위치로 만든 만큼 속까지 달걀물이 배어들게 하기는 조금 어려운 편인데, 반 정도만 적시기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괜찮아요. 땅콩버터의 고소함과 약간의 뻑뻑함이 촉촉하게 변한 빵과 아주 잘 어울리고, 연유가 달콤함을 더해줍니다. 

아니 정말, 내가 지금 뭘 만든 거지… 생각하면서 한 접시를 먹어치웠어요. 포인트가 있다면 그냥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 때보다 조금 얇게 썬 빵을 고르는 것? 아무래도 두 장을 겹쳐야 하니까요. 
변형 2: 체리 치즈케이크 프렌치 토스트 

말 그대로 치즈케이크 필링을 바르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부친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원래 치즈케이크 필링에는 달걀이 들어가는데, 여기서는 치즈케이크가 익을 정도로 굽지 않기 때문에 레어 치즈케이크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달걀은 뺐어요. 그냥 크림치즈에 설탕과 우유를 섞어서 부드럽게 푼 다음에 씨를 빼고 반으로 자른 체리를 잔뜩 넣어 섞어줍니다. 그리고 홍콩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 때처럼 가운데에 바르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주세요. 달걀물을 적셔서 부치면 끝! 

그런데 이게 따뜻하게 먹는 메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림치즈 필링에 레몬 즙과 레몬 제스트를 섞어서 상큼함을 가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도 주로 새콤함이 살아 있는 베리류를 고르는 것이 잘 어울려요. 한 김 식은 후에 먹는 것도 좋겠네요. 요컨대 따뜻할 때 먹으려면 산미를 더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이렇게 샌드위치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기 시작해보니 짭짤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같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예컨대 허브 크림치즈라던지, 마늘과 캐러멜화 양파라던지… 베이컨이랑…. 배가 고픕니다. 저는 레터를 마무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떠나겠어요. 다음 캠차레터로 돌아올 때까지 모두 즐겁고 맛있는 시간 보내셔요:) 오늘도 캠차네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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