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보이스 X 벨리곰 키링 이벤트🐻
*추석 연휴로 인해 다음 주 레터는 쉬어갑니다.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Oleg Ivanov

요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픈 채로 훈련하는 사람은 또 다른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힘을 배운다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알아차리고 힘을 나누기 위해 이 인생을 경험하고 있는 걸까. 다른 여성 뮤지션에게 이해하고 공감 간다는 말을 전하기는 아직도 조심스럽지만 이제 좀 알 것 같다. 우리는 하나의 유기체 같다. 멋진 음악을 하고 어떤 면에서 아름답고 그래서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음악가. 걱정할 게 없을 것 같은 그녀 역시 누구도 도울 수 없는 슬픔을 가지고 있다.

네가 너의 얼굴과 이름을 앞에 내걸고 뮤지션이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너는 바람 부는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기분(실제로도 그렇다는 걸)을 느끼지. 뒤엉킨 관계들과 금전 문제, 새로운 불면증과 끝없는 우울증, 수많은 최악의 경험들…. 그런 일 따위는 없는 듯 무대 위에서 우아하게 노래하는 여자들아. 나도 조금은 그래. 만약 네가 불합리한 일을 겪었다면 나보다 먼저 겪었을 뿐이지. 네가 아프다면 나도 그 일로 아프겠지. 내가 아플 때도 아파해줄래? 너에게 묻기보다 믿어보려고 한다. 우선 나 자신부터.
ⓒIlyuza Mingazova

요즘은 가로세로 3cm 남짓한 탁상 캘린더의 날짜 칸에 그림을 그린다. 미술치료를 하는 정은혜 선생님의 수업 ‘감정 파도’에서 배운 감정 일기 그리기다. 방법은 이렇다. 하루의 일과 감정에 집중하며 이끌리는 색깔을 고른다. 자유롭게 낙서한다. 이때 상징적인 심볼을 쓰지 않는 게 좋은데, 만약 사랑을 그리고 싶다면 하트 모양을 그리는 대신 당신이 느끼는 사랑을 그리는 식이다. 나만 아는 감정들, 나도 몰랐던 마음들이 작은 그림으로 번역돼 남겨진다. 한 칸씩 채워진 알록달록한 캘린더는 어떻게 살 것인가 만끽하고 방황한 생의 흔적이다.

누군가의 하루와 일주일을 느낀다. 강의가 펼쳐지는 줌 강의실의 구겨진 픽셀 속에 있는 수강생들의 다양한 그림일기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그의 아픔과 슬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새가 배우지 않고도 둥지를 짓듯 인간에게도 타고난 공통 언어와 집단 무의식이 있다. 우리는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서로의 그림을 읽을 수 있다. 부드러움과 자유로운 선은 당신이 행복할 때, 화는 뾰족하고 뜨거운 색, 슬픔은 하강하는 이미지.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감정은 당신이 바라보면 사라집니다. 모든 감정은 사라져야 마땅합니다. 우리의 감정이 파도처럼 타고 흐르기를 소망합니다.” 아름다운 말이지만 어렵다. 고통도, 슬픔도 바라보는 연습은 까다롭다. 판단하지 않고 살펴주면 내면의 스승이 옳은 길을 보여줄까. 옳은 길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감정 일기 속의 파도를 보면 내 패턴은 읽을 수 있다. 두통처럼 뾰족한 검은색 라인은 나의 화. 처음에는 얼어붙었다가 다음날에는 불처럼 커진다. 술을 마시면 분노가 더 화려해진다. 알코올은 몸을 피곤하게 만든다. 피곤이 지나면 불안해진다. 불안의 색깔 속에는 의욕이 몰래 숨어 있다. 그 의욕이 묻는다. 네가 진짜 원하는 모습은 뭐였어? 화내는 것을 넘어 강하고 선하게 살 수 있을까. 그렇게 다음날로 건너간다.

동료에게 하소연하고 돌아오는 길의 후회, 멍청해지고 싶어서 마신 술, 지하철을 타다 문득 상담 선생님의 말을 메모하는 시간, 요가 매트 위에서 쓰러져 울던 날들. 그렇게 고통은 지나간다. 지나가지 않으면 흘려보내리라. 그러고 나면 나를 위해 따뜻한 쑥차를 내오는 내가 문득 찾아온다. 어떤 계기가 나를 움직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많은 손이 이미 내 등을 밀어주고 있었고 마지막에 닿는 한 손이 회복의 트리거가 돼준다. 사라지는 우리의 감정에 추모를, 내일 태어날 우리의 감정에 축복을.


Writer 김사월
네 번째 정규 앨범을 준비하는 싱어송라이터. 2020년 에세이 <사랑하는 미움들>을 썼다. 잘 울고 잘 웃다가 뭔가를 기록하는 사람.

- <엘르> 2023년, 10월호 발췌


BELLY THE CELEBRITY_셀럽 보이스

거대한 몸집, 윤기나는 분홍 털, 빛나는 눈동자. 셀러브리티 벨리곰의 화려한 삶을 엿본 하루.

Q. 인간들의 쏟아지는 사랑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고 협찬과 광고, 앰배서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중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A. 대학교 축제나 론칭 파티처럼 사람 많은 곳이 좋아요. 매니저 말로는 제 MBTI가 ENFP래요. 그래선지 사람 많은 곳에 가면 힘이 나고, 관심을 못 받으면 서운해요. 사람이 많은 축제나 파티 현장에서 놀라게 만들고 관심받는 걸 즐겨요.


Q.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잔디 광장에서 진행된 15m 초대형 벨리곰 전시행사 때 350만 명 이상의 팬이 방문했다고요. 스스로 셀러브리티임을 체감했나요?

A. 그 행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죠.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핑크 옷을 맞춰 입고 온 커플, 손자 인형 사주려고 일찍부터 줄을 섰던 할아버지, 비눗방울 보고 행복하게 뛰어다니던 아이들까지. 그곳에 온 모든 분이 빛나는 셀러브리티였어요.

Q. 셀러브리티로서 따르는 고충은?

A. 아무리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지만, 가끔 곤란할 때가 있어요. 갑자기 길에서 생리현상이 생긴다거나 혼자 5인분을 시켰는데 종업원이 벨리곰인 걸 알아보거나. 가끔 신비주의 컨셉트를 벗어나 아무도 저를 못 알아보는 해외로 떠나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제가 평범하게 느껴지는 곳이 과연 지구에 존재할까요?


Q.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행사와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꼈던 행사는 기자님은 아프리카에 가봤나요?
A. PD님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길래 기차 타고 2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대프리카’였어요. 한국의 아프리카, 대구.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털을 모조리 뽑아버리고 싶었죠. 그날 방송국이 저를 취재해서 무더위 속보 뉴스에도 출연했어요.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어디서든 똑같아요. 저를 알아봐주고 안아주고 사진 찍어주는 모든 분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요.


Q. 촬영 없는 날엔 무얼 하나요 셀러브리티의 일상은?

A. 여러분의 상상보다 평범하답니다. 평소에 보여주지 못한 내추럴한 모습으로 셀카 찍어서 업로드하고, 유튜브 댓글도 쭉 읽어보죠. 그러지 않으면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에요. 유튜브로 ‘홈트’ 영상 보면서 ‘버피’도 하고, 그림책도 읽어요.


Q. 내가 생각하는 나의 매력은?

A. 벨리곰으로 삼행시 지어볼게요.

‘벨!’ 벨리곰의 매력이 무엇이냐면요. ‘리!’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얘는 도대체 뭘까? 멍청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귀여운 것 같기도 한데, 아저씨 같기도 하고 아기 같기도 하고. 딱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길 가다 한 번쯤 마주치고 싶은 그런. ‘곰!’ 곰이랍니다. 


Q. 앞으로 어떤 벨리곰으로 거듭나고 싶나요?

A. 지금처럼 큰 걱정 없이 이것저것 도전하는 벨리곰이 될 거예요. 무얼 해도 썩 잘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PD님이 “사람들은 네 어설픈 모습을 좋아해주는 거다”라고 하셨어요. 큰 덩치로 무엇이든 도전하는 제 모습에서 용기를 얻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요.


Q. 곧 선보일 예정이거나 기획 중인 활동이 있다면?

A. 엘르보이스와 함께 대학교에서 깜짝 공연 준비 중. 어디인지는 비밀(찡긋)!

🐻엘르보이스 X 벨리곰🐻

❗귀여움 주의❗


10월호에 엘르가 주목한 셀러브리티로 선정된 벨리곰 이야기, 재밌게 읽으셨나요? 이대로 벨리곰을 떠나 보내기 아쉬워 엘르보이스 X 벨리곰의 깜짝 콜라보 키링을 만들었어요🧸 지금 사랑스러운 키링을 받을 수 있는 <벨리곰 꾸미기> 이벤트를 확인해 보세요💚

EVENT INFO
💚이벤트 기간 : 9/21(목) - 10/12(화)
💚당첨자 발표 : 10/17일(화) 뉴스레터 내 공개 예정
💚경품 : 엘르보이스 X 벨리곰 키링 (50명 추첨)



[엘르보이스 X 북클럽문학동네 당첨자 안내]

축하드립니다! 이름과 핸드폰 번호 끝자리로 당첨을 확인하세요. 이벤트 응모 시 기입해주신 주소로 경품이 배송될 예정입니다. 


지*나 6013, 곽*희 2203, 서*희 4126, 김*진 1623, 김*윤 9627


🔊지난 주 구독자 보이스🔊
매주 여러분의 목소리 중 일부를 전해드립니다. 모든 분의 소중한 피드백 하나하나 귀 기울이고 있으니 오늘의 <엘르보이스>가 어땠는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 새삼 기획이 재밌고 좋아서 저도 같이 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 우정의 확장이라는 글이 너무 좋았어요. 무심하게 다리를 꼬고 핸드폰 위로 손을 슥슥 움직이다가 어느샌가 자세를 고쳐 앉고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어요. 저도 저 4인 여행의 구성원처럼 서로 배려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뜻하고 멋있는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덕질은 전문가의 표현 방법 이라고 생각해요.

- 저도 가족들보다 좀 더 거리감 있는 관계에서 편안함을 얻을 때가 종종 있는데, 황선우님의 에세이를 보며 공감했습니다.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겐 이상해 보이는 조합이지만 제게는 따뜻한 조합으로 여행 가보고 싶네요.

- 엘르보이스는 <엘르>라는 전통적인 매거진의 상징을 확장 시켜, 동시대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 행보 계속되길 응원합니다.

- 세대를 아우르고 뛰어넘은 우정 이야기!! 너무 좋았고, 부러워요. 덕질이라는 것도 어쩌면 차원을 넘고, 또 다른 세계를 넘어선 우정같아요.

- 덕질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콜렉팅만이 이야기되어서 다소 좁은 덕질에 대한 이야기라 아쉬웠어요. 누군가는 캐릭터를 덕질하기도 하고 공연이나 문학작가 등 눈으로 가시화되기 어려운, 담아내기 어려운 덕질이 더 많으니까요. 또 덕질의 효용은 단순히 모으는 과정이나 결과물이 아닌 나의 삶을 어떻게 다채롭게 만들어줬는지,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해줬는지인데 그런 부분이 빠져서 아쉬워요. 

- 황선우 작가님의 여행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콜렉터분들의 이야기가 반갑고 흥미로웠어요. 덕질자랑 이벤트도 하시는 걸 보았는데, 다양한 장르의 덕후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 오늘 여행 얘기도 그렇고 인터뷰이도 편안하고 흥미롭게 읽혔어요.

💌  님, <엘르보이스> 75번째 레터 어떠셨나요? 
님의 감상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아래 링크에 남겨주시면 정성껏 읽고 다음 레터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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