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라이프 고즈 온> (감독 장민경)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206 〈세월: 라이프 고즈 온〉
4월 24일 오늘의 큐 💡   
Q.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 🤗
어느덧 4월 24일! 🍀 새로운 마음으로 4월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님, 4월을 평온하게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올해 4월은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부터 10일에 있었던 총선, 16일의 세월호 10주기 등등 유독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일들이 많았던 한 달이었어요. 🌸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비록 슬픈 기억이라 하더라도 입 밖으로 이야기하며 오래도록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통해 같은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했어요. 마이크 앞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와 씨랜드 화재 참사의 유가족, 그리고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를 만나며 대화를 주고받았는데요. 🎙️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울고 웃으면서,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한 행동도 함께 나누게 됩니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에 더해, 공감을 통해 상대방의 아픔을 발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콜센터 실습생 '소희'와 형사 '유진'의 이야기를 다룬 〈다음 소희〉, 제주 4.3 항쟁과 르완다의 제노사이드를 연결한 〈그날의 딸들〉을 함께 소개하려고 해요. 오랜 슬픔의 '세월'을 눈앞에 뒀지만, 그럼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면 우리의 인생도 '라이프 고즈 온'! 꽤 굳건하고도 오래도록 이어질지도 모르겠어요. 💛💚
🎥 오늘 만나 볼 이야기

1. 🎂 언젠가 닿을 것이기에 - 〈세월: 라이프 고즈 온〉 리뷰
2. 🙋 세상에 던지는 질문 - 〈다음 소희〉
3. 💭 공간이 머금은 이야기 - 〈그날의 딸들〉

언젠가 닿을 것이기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중략)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유족, 예은 아빠(유경근)를 중심으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를 관통하고 있다. 참사로 인해 자식을 잃은 이들은 비슷한 경험 속에 서로를 보듬고 있다. “그래도 제가 조금은 더 오래됐으니까, 안정은 됐다고 보는데...” 공유된 기억 속에선 진심 어린 안타까움이 쏟아져나온다. 
유경근 씨와의 대화로 진행되는 영화는 흔치 않은 희생자 가족들의 덤덤하고 평범한 일상의 목소리를 듣게 한다. 영화의 시작에서 유경근 씨는 과거의 에피소드를 풀어 놓는다. 딸과 딸 같은 친구들, 사준 음식을 맛있게 나눠 먹던 모습을 두 눈과 사진 속에 담아내는 아빠의 다정한 모습. 여느 가족의 유쾌한 에피소드처럼 느껴지는 것도 잠시, 우리는 사진 속 아이들이 현재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뒤통수 맞는다. 이 서술 방식은 영화 속에서 이들의 인터뷰를 보여주는 방식과도 연결된다. 가슴속에 슬픔을 묻고 사는 이들의 목소리가 담백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참사의 현장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서술할 줄 안다. 유족들은 그날의 사실을 들려주는 데에 망설임이 없다.
(중략)

인디즈 김예송

〈세월: 라이프 고즈 온〉 

감독 장민경

출연 유경근, 황명애, 고석, 故 배은심

99|다큐멘터리|2024


“당신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나요?” 1999년 6월 30일 수요일, 23명 / 2003년 2월 18일 화요일, 192명 /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304명 그날 이후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너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들이 전하는 세상 끝의 사랑 이야기

세상에 던지는 질문
〈세월: 라이프 고즈 온〉과 〈다음 소희 

 

(중략) 매일 들려오는 폭력적인 말에도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 주변의 어른들은 실적, 취업률 같은 숫자를 들이밀며 소희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그나마 그를 이해해 주는 사람마저 떠난다. 비빌 언덕을 찾지 못하고 끝내 막다른 길에 몰린 소희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형사 유진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장실습생들을 구하고자 절박하게 노력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영화는 끝이 난다.

해피엔딩 대신 소희가 남겨둔 단 하나의 영상을 보여주며 영화는 질문한다. 다음의 소희가 생기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의 일상이 계속되려면.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영화의 조용한 질문이 있다.

인디즈 이지원

〈다음 소희〉

감독 정주리|출연 배두나, 김시은

138|극영화|2023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의 유경근 씨가 참사 유가족을 만나고, 〈다음 소희〉의 형사 유진이 소희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했다면..! 〈그날의 딸들〉의 양경인·파치스 씨는 각자의 가족이 겪은 뼈아픈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 제주와 르완다를 오고 가요. 🛫🛬 두 개의 땅에서 각각 벌어진 가슴 아픈 일들은 '그날'이 되어 지나가버렸고, 이제는 '그날의 딸들'이 나서서 당시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합니다. 👭
공간이 머금은 이야기
〈그날의 딸들 

양경인과 파치스, 두 사람은 그날의 딸들이다. 제주 4.3 항쟁에서 어머니와 언니, 오빠를 잃은 생존자의 딸 양경인, 르완다 제노사이드에서 남편과 아빠, 이모, 삼촌을 잃은 생존자의 딸 파치스. 이들은 1948년 4월의 제주와 1994년 4월의 르완다 사이의 46년이라는 시간을 고이 매만지며 서로의 공간에 동행한다. 제주와 르완다를 오가며 그날의 딸들은 서로에게 화자와 청자가 되어 공간이 머금은 이야기를 말하고 듣기 시작한다. (중략) 이 영화의 영제는 〈April Tragedy〉이다. 1948년과 1994년의 4월을 각자 품던 그날의 딸들이 함께 같은 공간을 머물며 4월의 시간들을 이어내는 동안 이들의 움직임은 ‘함께’였고 ‘연대’였다. 
인디즈 김지윤

〈그날의 딸들〉

감독 고훈|출연 양경인, 파치스

94|다큐멘터리|2023


4.3 항쟁의 구술 작가 ‘양경인’, 유학 온 르완다인 ‘파치스’. 이 둘은 세대도 국적도 하는 일도 다른 두 사람은 대학살 생존자의 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날의 딸들〉은 제주 4.3 항쟁과 르완다의 제노사이드가 얼마나 닮은 꼴의 비극인지를 말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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