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킹덤: 아신전> 보셨나요? 안녕하세요 쪄죽어가고 있는 찰리입니다😵 다들 잘 살아계시죠?😅 오늘은 더워서 정신을 못차리는 여름인만큼, 그리고 어제(23일) 넷플릭스에 <킹덤: 아신전>(2021)도 나온만큼 현대 좀비물 장르를 만들어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을 들고 와봤습니다. 제작비가 터무니없이 적어서 흑백필름으로 찍은 영화지만 컬러버전이 상상이 안될정도로 흑백이 잘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클래식'에서 '모던'으로 사실 '좀비'라는 존재 자체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의 감독 조지 A. 로메로가 아예 새롭게 만들어낸것은 아닙니다. '좀비'라는 단어는 아이티 전설속에 존재하던 것으로, 이들은 부두 주술로 되살아나게 만든 시체였습니다. 이 시체들은 다시 살아나고 나서 자유의지 없이 술사가 노예로 부렸습니다. 말하자면 프롤레타리아 괴물인것이죠😅 로메로 이전에도 좀비 영화는 존재했습니다만, 여기서의 좀비들은 모두 아이티 전설속의 좀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조지 A. 로메로가 공포영화라는 장르에서 해낸 중요한 업적은 바로 현대적 '좀비'를 만들어낸 일입니다. 마침내 좀비에게 인간을 뜯어먹고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듯 물어뜯긴 인간은 똑같이 좀비가 된다는 특성이 부여됩니다. 아이러니한것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속에는 한번도 '좀비'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로메로 영화 속에 나오는 존재들은 팬들에 의해 '좀비'라는 이름이 붙여진것이지, 영화속에서는 '악귀'(ghoul) 정도로 표현됩니다. 또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은 단순히 좀비물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것뿐만이 아니라 피가 튀기는 스플래터 장르를 만들어내는데에도 일조를 했습니다. ('스플래터 영화'라는 단어 자체도 로메로가 자신의 영화를 설명하면서 처음 만들어냈습니다.) 이전의 공포영화들은 뱀파이어, 프랑켄슈타인 같은 고전문학에서 나온 괴물들과 유령과 같은 존재들을 다루며 고무 가면과 코스튬, 만들어진 세트장을 주로 이용하였다면, 로메로의 영화는 실제 있는 장소에서 다큐멘터리적인 스타일로 촬영을 했고 공포영화 장르안에서 고어와 특수효과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이기도 합니다. 한 평론가는 '영화속에서 바바라가 묘지에서 농가로 도망치는 것은 단순히 장소의 이동이 아닌 클래식한 공포 영화에서 모던한 공포영화로 넘어가는 것으로 느껴진다'라고도 표현했습니다. 공포영화는 이렇게 '클래식'에서 '모던'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1960년대 미국 1960년대의 미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온 젊은이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가족 공동체는 붕괴되었고, 시민 평등권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한편,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에 암살당하고 정부와 관련기관에 대한 불신은 계속 높아집니다. 이 시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비관주의가 퍼져있었습니다. 1968년에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도 암살당하죠. (로메로가 영화 편집을 다 끝냈던 즈음에 일어났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속에서 바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영화속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흑인이라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에서 주인공 벤 역할을 연기한 두안 존스는 공포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첫 흑인 배우가 되었습니다. 물론 로메로는 시나리오에는 전혀 인종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그가 흑인 배우인 두안 존스를 뽑은 이유는 그저 그가 오디션때 가장 좋은 연기를 선보였기때문이라고 항상 주장했습니다. 이전에 흑인배우가 영화주연을 맡는 일은 존재했지만 그 영화들은 항상 인종 중심으로 전개가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속에는 놀랍게도 벤의 인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영화속에서 인종을 둘러싼 이야기 전개가 없기때문에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인종에 대해서 더 크게 말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주인공 벤은 이성적이고 침착하며 지략이 있고 용감합니다. 자신의 오빠를 잃고 이 좀비 사태에 충격을 먹어 제대로 된 반응을 못하는 백인 여자 바바라와 크게 비교됩니다. 그동안 역사속에서의 흑인에 대한 편견들을 생각하면 벤은 굉장히 다른 캐릭터입니다. 심지어 벤이 정신차리라고 바바라의 뺨까지 때리는데(🙄!) 60년대에는 아직도 이런 행동이 굉장히 낯선 광경이었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드디어 경찰과 함께 좀비들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이상하게도 이들은 영웅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경찰들과 사냥견은 시민 평등권 운동때에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던 경찰들을 떠올리게 하고, 좀비들을 사냥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을 구하러 온 영웅이라기 보다는 흑인 린치 집단을 떠올리게 합니다. 동시에 사냥한 좀비들을 처리하는 사진 슬라이드들은 미디어를 통해 찍힌 베트남 전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외에도 60년대의 미국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진정으로 공포스러운것은 과연 좀비일까요? 어느 평론가는 이 영화에 대해서 '벤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이겨냈지만, 미국은 이겨내지 못했다'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보는 우리로 하여금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것은 바로 감독의 차가운 시선입니다. 감독의 시선은 60년대에 JFK암살과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비관적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주말에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과 함께 이 더위속에서 서늘함을 잠시나마 느껴보시는것은 어떨까요?😉 P.S.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은 웨이브,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 그리고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P.P.S.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의 비하인드를 엿볼수 있는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시체들의 탄생>(2013)은 왓챠, 구글 플레이 무비, 웨이브 그리고 씨네폭스에서 감상가능하십니다! 감독님이 엄청 귀요미이십니다😏😏 P.P.P.S. 오랜만에 영화 상영 관련 정보네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에무시네마에서 <스윙 바이, 시네마>라는 기획전을 합니다. Week 20때 소개했던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1959)를 상영하네요! <400번의 구타>(1959)외에도 상영할 영화들을 잘 뽑았다고 느껴집니다😏😏(고다르 영화들도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영화들을 상영하네요😗😗) 시간되시는분들은 가서 감상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