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하는 이들을 위한 뉴스레터? 미라클!
2022.3.25 | 438호 | 구독 | 지난호
안녕하세요!

얼마전 한 독자님께서 'Giver = 베푸는 사람'을 소재로 미라클레터를 쓰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안 그래도 저도 이 주제에 대해서 써보고 싶었는데 마침 제안을 '딱!' 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 


그래서 오늘은 이런 주제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 조직 내에서 이타적인 사람이 성공할까요?
  • 이타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조직에도 좋을까요?
  • 이기적인 사람(혹은 소시오패스)이 조직에서 더 성공하는 걸까요?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오늘의 에디션 

  1. 미라클브리핑
  2. 이타적이 사람이 성공한다?
  3. 김경일 교수님 인터뷰  
    미라클브리핑 👆👆👆
    호구 아님 성자
    이타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기브앤테이크. <adam grant>

    '이타적인 사람 Giver' 에 대한 글로 유명한 사람. 바로 와튼 스쿨 심리학과 교수인 애덤 그랜트에요. 그는 2013년 나온 ‘기브앤테이크’라는 책에서 '이타적인 사람이 결국은 성공한다'고 주장했죠.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이런 것이라고 해요.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은 이타적인 사람(Giver), 받는 것이 훨씬 많은 이기적인 사람(Taker), 받는 만큼 주는 현실적인 사람(Matcher).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Giver 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있어요. Giver 의 선한 행동이 사람을 그 주변에 끌어들이거든요. 또, Matcher 가 이기적인 Taker 를 처벌해서 도태시키는 것도 결국 Giver 가 승이라는 이유. 다만 Giver 들이 호구처럼 아낌없이 퍼주다보니 성공하는 사람만큼 실패하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이타적인 것도 좋지만 필요할 때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근데 저는 이 Giver 에 대한 글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분이 있어요. 애덤 그랜트와 같은 심리학자세요. ‘어쩌다 어른’이라는 방송과 여러 유튜브 클립을 통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김경일 아주대학교 교수님이에요. 교수님께서는 2013년 1월부터 매주 매일경제신문에 ‘CEO심리학’이라는 칼럼을 9년 넘게 기고하고 계세요.  

     

    교수님 글의 많은 부분이 '선한 사람이 조직내에서 잘 되어야한다'는 내용이에요. 애덤 그랜트가 조직내에서 개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교수님의 글은 조직문화를 만들어야하는 리더의 관점이었어요. 리더의 결정과 행동에 조직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교수님을 한번 직접 찾아가서 '왜 선한 조직'을 만들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어쩌다미라클
    CEO심리학 김경일 교수님 인터뷰
     <게임문화재단>

    😺 : 교수님 안녕하세요? 제가 엄청난 팬인 것 알고계시죠? 그 사이에 너무 유명해지셨더라구요.

    🤓 : 오래간만입니다. 이 기자님. 요즘 식당에 가면 알아보시고 반찬 더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근데 정작 어디서 보셨는지는 기억을 못하시더라구요.  


    😹 : 매일경제신문에 9년째 연재를 하고 계세요. 어떻게 매번 새로운 글을 쓰시나요?

    😛 : 저는 저를 안믿어요. 저같은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를 축약하자면 한마디로 저희들은 '인간을 안 믿는 사람들'이죠. 내일 출근할 때 꼭 가져가야하는 것이 있다면 그걸 신발장 옆에 두는 것이 인지심리학자들이에요. 지금처럼 매주 글을 써야하는 상황에 몰아넣으면 사람은 쓰게되죠. 또, 개인차를 활용하는 요. 저는 주로 아내와 수다를 쓰고 난 다음에 글을 써요.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 : 인지심리학이 리더십과 HR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 : 국민소득 1만 달러까지는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이 없죠.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가 되는 과정에서는 서서히 사회심리학이 뜨기 시작해요. 2만 달러를 넘어가서 3만 달러를 향해가면 상담심리학이 인기를 얻죠.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인지심리학이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해요. 사람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스스로가 강해지고 싶어지면 인지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요. 강해진다는 것이 꼭 힘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고  쓸모 있고 지혜롭고 창조적인 사람이 된다는 뜻이에요.

    강해진다는 것은 쓸모있고 지혜롭고 창조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pixabay>

    😸 : 교수님의 글을 보면 결국 선한 사람이 승리하는 조직을 만들어야한다는 것 같은데요. 왜 그래야하나요?

    🤨 : 진화에 대한 연구가 기업의 HR에도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렇게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누구의 자손인가. 지금 여기 저희가 살아있다는 것은 30만년전부터 있던 유전자가 멸종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진화의 승리자라는 뜻이죠. 현대를 보면 대부분의 왕족은 멸절이 돼요. 더 강한자에게 살해당한 것이죠. 그걸 보면 우리 조상은 힘이 약해도 착했을 것 같아요. 그것이 그들이 살아남은 비결이죠. 리처드 도킨스의 책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은 결국 유전자는 아주 이기적이지만 사람의 행동은 이타적이 라는 것이에요.


    😺 : 선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현대사회에 더 중요한 이유가 있나요?

    😏 : 진화심리학은 진화적 관점을 많은 학문에 적용시키 것에 성공했어요.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론과 '팃포탯(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죠. 게임을 한번만 한다면 배신하는 것이 맞죠. 하지만 게임은 무수히 하게 되요.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은 높아지니까요. 

    현대사회에는 다양한 세대가 일해요. 비슷한 세대가 일하거나 동질적인 사람들이 일하면 부조리나 나쁜행동에 대한 심리적인 면역력이 강해져요. 우리도 동년배끼리는 나쁜짓을 하고 용인해주기도 하죠. 하지만 나랑 성별도 출신도 전혀 다른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못 참죠.

    검찰 개혁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여성검사 비율을 늘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하나의 성별로만 이뤄진 조직은 괴물이 되기 쉽다고 생각해요. 어떤 조직이 부조리해진다는 것은 나쁜 리더가 주도권을 가져도 조직원들이 반항을 못한다는 것이에요. 그런 조직은 강해지면서 결국 파멸하죠. 🙁

    나쁜 리더가 주도권을 가져도 조직원들이 반항을 못한다면. <pixabay> 

    😾 : 부조리한 조직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나요?

    🤓 : 내부 부조리가 많아지면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것은 능력 있는 착한 자부터 떠나는 것이에요. 악한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능력있는 착한자'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세대가 일하는 곳일수록 리더가 악하면 안 돼요. 리더는 역량 있는 선한사람이 되어야 해요. 착한 리더 밑에 있는 사람들은 역경이 와도 버틸 수가 있어요. 왜 착하게 살아야할까요? 남을 돕는 사람은 전혀 자신과 무관한 시련이 와도 버틸 수가 있어요. 내가 더 강하게 되죠. 실제로 이런 실험도 있어요. 사람이 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를 들고 있는데 착한 일을 하는 나를 상상해보고 나쁜일을 하는 나를 상상해보게하면 착한 일을 상상하는 사람이 더 오래 버틸수 있었다고 하죠.


    😺 : 선한 것이 강하다는 건가요?

    😎 : 도덕이나 미덕은 가치가 있어서 선한 것이 아니라 무기이기 때문에 선하다고 저는 말해요. 정의로운 자는 부조리한 자 밑에서 심리적으로 버틸 수가 없거든요. 인간의 무의식에는 정의를 찾는 것이 있어요. 그래서 기업의 ESG가 중요해요. 착한 기업이어야지 조직원들이 더 강해지거든요.


    😾 : 스스로가 정의롭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한 것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 : 정의(正義)란 지금 이 상황에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정의에요. 자신들이 정해놓은 원칙을 따르는 것이 정의가 아닙니다. 한 상황에서 적용된 원칙이 다음 상황에서는 절대로 같게 적용될 수 없어요. 상황이 바뀌면 사람의 행동이 바뀌고 룰이 바뀌어야합니다. 저는 무엇이 원칙인지 기꺼이 고민하고 시간을 쓰는 사회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매번 고민을 하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것이 더 효율적이에요. (고민을 하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다음번에 결정을 내리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사회뿐 아니라 조직도 그 고민을 기꺼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소시오패스들이 조직에서 성공하는 걸까요? <pixabay> 

    😹 : 소시오패스에 대한 교수님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왜 소시오패스들이 조직에서 성공하는 걸까요.

    🤓 : 우리가 소시오패스에 왜 열광하는건 우리 삶에서 물리적인 폭력은 줄어들었기 때문이에요. 정신적인 착취에도 신경을 쓸만큼 좋은 사회가 됐다는 거죠. 왜 우리 주변에 소시오패스가 안 사라질까하고 생각해본다면 실제로는 소시오패스가 많지 않습니다. 못된 놈 하나가 잘되면 다들 그것에 주목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소시오패스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시오패스가 계속 잘되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리더의 잘못이에요. 특히, 리더가 착하고 무능한 자를 못되고 무능한자보다 쎄게 처벌하면 악의 세력이 조직내에서 커집니다. 둘 다 무능했는데, 둘 다 잘못했는데, 둘 다 저성과자인데, 착하면서 저성과자인자를 세게 처벌했을 때 사람들은 악의 법칙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 리더가 왜 그랬을까요? 착한사람은 벌을 주면 뒷탈이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런거죠. 그런데 둘 다 똑같이 잘못했는데 착한놈을 처벌하는 회사가 굉장히 많아요. 소시오패스들은 그런 분위기를 확실히 감지합니다. 리더의 엄청난 실기죠.


    😿 : 요즘은 리더, 상사가 더 힘들다는 얘기도 많던데요.

    😐 : 요즘 블라인드도 있고,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같은 것이 있죠. 약자들에 대한 보호수단이 생겼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대로 최고 경영자들이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악마같은 인간이면 상처를 받지 않죠. 하지만 착한 CEO는 아래 직원에게서 상처를 받습니다. 후배들에게 받은 상처가 (윗사람에게서 받는 상처보다) 더 크거든요. 후배들에게 폭언을 들으면 칼 맞은 것과 똑같아요. 제가 상담하는 임원 중에는 (이런 경험을 토로하면서) 엉엉 우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것은 약한 것이 아닙니다. 인품이 좋고 훌륭한 리더의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까지 인터뷰가 마음에 드셨나요? 저는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가 힐링을 받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정의가 승리하고 착한 사람이 살아남는 영화를 봤을 때 느껴지는 '사이다' 같은 느낌이랄까요? 🤩


    교수님 인터뷰를 제가 이해한 대로 한번 정리해볼게요! 


    1. 인지심리학은 사람의 뇌(심리)를 연구해서 우리가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걸 도와줘요. 그래서 리더십이나 조직관리에 도움이 되죠.

    2. 진화의 측면에서 보자면 '약하지만 착한 사람'들이 당대에는 고통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유전적으로는 살아남았어요. 그래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선한 것'에 끌리고 거기서 더 힘을 얻습니다.

    3. 그런 점에서 선한 조직이 더 강합니다. 선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조직원들이 더 강해지기도 하고, 악한 조직은 내부의 부조리로 인해 결국 파멸하기 때문이죠.

    4. 하지만 자신들이 선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선한 것이 아니에요. 항상 스스로가 정의로운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의로운 사람들이죠. 

    5. 조직이 악에 빠지는 가장 흔한 경우는 리더가 선한 사람을 악한 사람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했을 때 발생해요. 그러면 사람들은 생각하죠. '착하게 살면 나만 손해네'



    '선한 사람들이 결국엔 승리한다.' 


    너무 낙관적이고 현실을 모르는 생각일까요? 김경일 교수님께서도 이런 생각이 너무 한쪽 면만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걱정하셨어요. 지금도 세계 어디에서는 악한 사람들이 승리하고 착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미래는 선한 사람들이 승리하는 방향으로 진보한다는 믿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교수님 말씀대로 그런 믿음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니까요. 오늘 레터가 미라클러님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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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am MIRA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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