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태움·폭언·갑질·왕따’ 등의 악습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급기야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조항이 들어갔고, 7월 16일부터 이 법이 시행됩니다. 

조직의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일하기 좋은 조직, 일하고 싶은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직장 내 구석 구석 현장에서 조직 문화를 바꾸는데 도움이 될 만한 소통 팁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제 IQ와 EQ에 더해 SQ를 높임으로써 사회의 가치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좋은 성과를 내는 리더가 되시기 바랍니다.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박영숙 대표 드림   

WHAT?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무엇을 금지하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이제 법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누구든지 직장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사용자에게 신고를 할 수 있고, 사용자는 지체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와 함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에게 해고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 만약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특히 개념 규정에 제시된 3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했을 때만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된다.

 첫째,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상급자/하급자 관계에서 오는 지위의 우위, 직급에서의 차이 뿐 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의 우위(연령, 학벌, 성별, 출신지, 인종 등)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둘째, ‘업무와 관련된 상황에서 적정범위를 넘어서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직접적 업무 수행 중이 아니라 업무수행에 편승해서 이뤄지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발생한 경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 또한 적정범위란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하지 않거나,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돼야 한다.

 셋째,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여야 한다.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지장이 발생했으며, 행위자의 의도가 없더라도 그 행위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된 경우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행위자의 의도와 피해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부분이다. “내가 그런 의도로 한 말(행동)이 아니다” 라는 구차한 변명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상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위의 세가지를 모두 충족할 때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는데, 앞서 제시된 모든 보기 내용들은 세가지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직장 내 괴롭힘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일례로 제시된 보기 중 “김 대리, 자네 머리는 폼인가? 쯧쯧, 사람이 능력이 안되면 몸으로 때워야지.”의 경우 만약 이런 말을 직장상사가 했다면, 지위의 우위를 활용해 업무와 관련된 상황에서 적정범위를 넘어서는 폭언을 했다고 볼 수 있으며 정신적 고통을 줌에 따라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해당 언급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WHY?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왜 우리는 여기까지 왔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괴롭힘’이라는 정의가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괴롭힘에 대한 책임이 ‘가해자’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반쪽자리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행동을 하여야 하는가는 ‘도덕’의 문제인데, 사회에서 지켜야할 규칙인 ‘법’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그 동안 문제시되어 온 ‘직장 갑질’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는 긍정적 반응도 얻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직장 내 폭행, 폭언, 가혹한 인사처리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로되고 공론화됐다. 2014년 대한항공 회항사건, 2018년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영상 파문, 거의 일상적인 폭력으로 자리잡은 간호사 태움 관행 등 다양한 직장 갑질에 많은 이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대중매체 등을 통해 드러난 사례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인권위가 작년 우리 사회 직장내 괴롭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반 직장인 73.3%가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 중 다수가 개인적인 괴롭힘을 당했고(39.0%), 경영전략 차원/조직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도 22.4%에 달했다.

 모두가 일하기 위해 모인 직장에서 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부 극단적 사례는 특정 개인의 일탈로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조직 내에서 직장내 괴롭힘 사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 이를 개인적인 문제, 특별한 한 사람의 성격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위들이 그 동안 다양한 조직 전반에 팽배해 있는 반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제대로 된 기준이나 해결책이 부족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이에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시대적 변화와 눈높이를 이해하지 못한 조직 내부 리더들의 시대착오적 말과 행동은 직장 내 갈등과 오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많은 리더들이 지적으로 뛰어나고(IQ), 감성적인 능력도 높지만(EQ), 시대정신이나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이해(SQ)가 부족해 임직원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꼰대’로 찍힐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와의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최근 ‘꼰대’는 다양한 기업의 광고·마케팅 소재로 등장하며,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노컷뉴스의 직장만화 ‘삼우실’과 해태제과 에이스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련 만화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책임지는 인생금융’ 광고에서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나때는 말이야’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을 포인트로 활용해 변화된 시대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메세지들은 한편으로는 “나는 ‘꼰대’가 아니야” 라는 외침이자 꼰대 탈출을 향한 간절한 소망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꼰대 탈출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자칫 상대방에 불편함과 상처를 주는 결과도 많이 발생한다. 상대방의 거리감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거리감으로 다가가려고 하면 상대방의 공간을 침범하게 된다. 특히 ‘나’의 취향을 존중받기를 원하는 Gen Z (Z세대) 들에게 다가갈 때엔 개인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공간(Personal space bubble, 거리감, 심리적 거리감)을 지켜주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들은 먼저 존중하고 다가와서 다름을 이해하며 소통해 주기를 원한다.  

꼰대가 공격받고, ‘갑질에 대한 을의 반격’, ‘안 참고, 못 참고, 왜 참아!’가 시대정신으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세상이 변했다고 세상 탓을 할 수 만은 없다. 혹시, ‘옛날에는’, ‘내가 젊었을 때는’, ‘내가 너희들 만할 때는’이라는 말을 평소에 달고 사는지, 혹은 현재와 전혀 맞지 않는 과거의 기준과 규칙을 고집하는 ‘꼰대’는 아닌지, 제대로 ‘꼰대 탈출’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해보자.
HOW? 
일하기 좋은 조직, 일하고 싶은 문화로 바꾸는 방법은?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법정이 아닌, 조직 내부의 조직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조직마다 업의 본질이 다르고, 조직 구성원의 문화는 업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각 조직 문화 별 명확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특정 문화가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업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조직문화가 사회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리 조직에 보이지 않는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하고, 조직원 간의 갈등이 깊다면 치명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우리 조직이 이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변화관리’를 고려해야한다.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한 변화관리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변화관리 프로그램이 ‘임직원’이라는 조직 내부의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에 걸린 사훈이나 비전, 핵심가치를 바꾸더라도 ‘사람이 변하지 않는 변화’는 일시적인 변화, 구호만 외치는 변화에 지나지 않는다.

직장 내 구석 구석의 효과적인 변화를 위한 조언

 먼저, 조직 내 ‘비공식 리더’를 찾고, 파악하는 일이 진행돼야 한다. 사내 공식 리더가 CEO, 각 부문별 대표가 하향식 소통을 주도하고 있다면, 비공식 리더들은 조직 내에서 가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더욱 활발한 쌍방향 소통 축을 담당하고 있다. 비공식 리더가 주로 어떤 곳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관심갖고 연구해 보자. 사내 비공식 리더의 예시로는 사내 탁구 동아리 회장, 주니어 그룹 모임을 주도하는 신입사원,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총무과 직원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찾아낸 ‘비공식 리더’ 네트워크를 맵핑해 보자. 어떤 이들이 우리 회사의 비공식 리더를 맡고 있는지, 이들이 주로 소통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소통 흐름을 정리함으로써 소통의 흐름을 확인하고 변화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셋째, ‘비공식 리더’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자. 비공식 리더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공식적인 리더인 CEO, COO 등이 이들의 활동을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것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공식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변화관리에 참여하도록 한다면, 사내의 다양한 집단(peer group)이 공유하는 가치, 행동, 소통을 바꾸고, 이를 통해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공식적으로는 조직이 추구하는 인식, 행동, 습관, 가치에 대해 직원들에게 일관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직이 추구하는 문화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한 직원을 승진시키거나,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결과는 전체 임직원들에게 특정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조직 전체 차원에서 심각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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