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1923년 5월, 1,000번째 지면 발행을 기념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동아일보 일천호 기념 상금 일천원의 대현상(東亞日報一千號紀念 賞金一千圓의 大懸賞)” 공모전은 단편소설, 일막각본, 동화, 시,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의 응모를 권했습니다.

이 공모전의 만화 부문 수상작 〈이렇게 빨리고야〉는 일본, 중국, 서양이 조선 사람의 몸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고 있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열강에 침탈당한 192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사회 비판 메시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신춘문예라는 이름은 1925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돈이나 물건으로 사례함을 뜻하는 “박사진정(薄謝進呈)”을 구호로 내건 “신춘문예모집(新春文藝募集)” 사고(社告)를 보면, 문예계(단편소설, 시)와 부인계(가정소설), 소년계(동화, 가극, 동요)에 이르는 분야에서 “[...] 힘이 자라는 데까지 보다 충실하게 하여 조금이라도 보람있게 하여 보려고 한다”며 신진 작가의 출품을 독려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로부터 100여 년간, 동아일보 신춘문예는 한국 문학계를 짊어질 ‘라이징 스타’의 등용문으로 기능했습니다. 황순원(1933년, 시), 서정주(1936년, 시), 이문열(1979년, 중편소설), 기형도(1985년, 시), 은희경(1995년, 중편소설) 등의 문재(文材)가 배출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신문박물관 상설전시실 〈신문과 문화〉 섹션에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조선일보와 매일신보 등 당대를 주름잡던 신문이 어떤 작품을 새로이 선보였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나 새봄이 찾아올 때, 한국 문학사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박물관 나들이를 권합니다.

봄 정기 휴관 안내

신문박물관은 매년 3월과 9월 첫 번째 주에 정기 휴관합니다.

이번 봄 정기 휴관일은 2월 27일(월)부터 3월 6일(월)까지입니다. 해당 기간 박물관 관람 및 전화 응대가 어려운 점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