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로 오셨소?”
“XX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신 적 있으시죠?”
혜주는 자신을 소개한 후 화단의 동백나무에 대해 물었다.
“아. 그거 그때 나랑 같이 경비원 하던 이씨가 심었다던데.
“이씨라면….”
“이씨는 나보다 먼저 그 일을 시작했는데 오래했지. 그 사람이 심은 거라고 누가 그러던데. 진짜인지는 모르지 뭐. 그런데 이씨가 정말 그 동백나무를 잘 보살피긴 했지. (…)”
“그분 이름은 아시나요?”
“이름이 가물가물하네. 그 양반 나중에 그 아파트에서 살았어. 무슨 돈이 있었는지. 아들이 서울대 나왔다 그러던데(…).”
“서울대요?”
“응. 법대인가. 의대인가. 최고로 점수 높은 데라 사람들이 그러는 거 듣긴 했어(…)”
“혹시 이름이 이, 정, 규인가요? (…) 이 사진 좀 봐주세요.”
“이 양반인 것도 같은데, 왜? 무슨 일이야?”
우연이 아니다. 우연일 수가 없다.
그는 딸이 묻힌 곳을 알고 있었다. 그가 묻었을까. 그렇다면 그는 무슨 생각으로 딸이 묻힌 곳을 지켰을까.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