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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 동료가 돼라."
윤현노 작가님의 두번째 글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2008년 3월, 의무 승선 기간을 마친 저는 세 번째 배로 신조선을 승선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노후선을 승선했던 저는 ‘나름의 기대’를 안고 조선소로 갔었지만, 그 흔한 IMO Symbol도 제대로 붙어있지 않았던, 말 그대로 텅 빈 신조선을 새로이 세팅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이 시기 즈음에 저는 승선을 계속하는데 있어 나름의 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아무것도 구비 되어 있지 않던 신조선을 정상 운항이 되도록 챙기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원들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승선 생활에 있어 중간중간 교대자들이 가져오는 새로운 소식은 나름의 활력소가 되지만, 모두가 비슷한 시기에 승선한 신조선에서는 그러한 경험도 쉽게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당시 함께 승선했던 초임 삼기사가 나름 철저히 준비해온 덕분에 컴퓨터 게임과 만화책 등을 받아볼 수가 있었는데, 그 중 ‘원피스’ 라는 만화를 가지고 오늘의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원피스’는 이미 많은 분들이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접해 보셨겠지만 ‘해적왕’(저는 해적이 싫어요. T.T)이 되려는 주인공 ‘루피’가 그 꿈을 위해 ‘동료’들을 영입하며 모험 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시 저도  3년의 의무 승선 기간을 끝내고 우선은 다시 승선을 하였지만 새로운 진로에 대하여 고민을 시작하고 있었기에 만화책에서 꿈을 쫓는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하는 대사가 20대 중반의 청년인 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잠시, 주인공보다는 주인공과 함께 꿈을 쫓는 ‘동료’에게 주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화책의 주인공은 ‘혼자’ 해적왕이 되어서 보물을 찾고, 그에 따른 부와 명예를 ‘혼자서’ 누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현명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화적 전개를 따로 두더라도, 왜 ‘동료’가 필요했을까요? 이는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과 일종의 ‘조직’이 갖는 ‘상승효과’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혼자라면 바다에서 갈치 한 마리 낚기도 쉽지 않지만, 함께 라면 고래나 상어에게도 덤벼볼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더하여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모두가 노력하여 목표를 달성했을 때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가슴 벅찬 사실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어느새 ‘친구’ 라는 단어보다 ‘동료’ 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우리는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서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됩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 가졌던 꿈-나름 현실과 타협은 하겠지만-에 조금은 가까운 직업을 갖기 위한 공부를 마치고, 그 직업을 가진 ‘동료’ 들이 모여있는 직장에서 ‘생계’ 를 꾸려나가게 됩니다.

여기에서 잠깐 질문! 왜 ‘꿈’에서 시작해서 ‘생계’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이는 결국 꿈이라는 것이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지향하는 지점인 ‘꿈’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생존을 위한 ‘생계’는 따라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신양 배우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굶어 죽은 사람이 없다 하셨죠.)


그렇다면 이제 저의 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꿈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를 모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당장 동료들을 모아 함께 바다로 나갈 배도, 먹일 식량도 없으니 우선은 배와 식량을 마련하기 위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왕 벌어야 하는 돈, 가능한 한 나와 비슷한 고민을 먼저 한 누군가를 찾아가서 그의 동료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장을 찾는 ‘구직활동’의 시작이지요.

저보다 먼저 꿈에 대하여 고민한 누군가는 그의 동료로 받아달라는 저의 요청에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면, 셋 중 하나의 대가를 주겠다고 합니다. 먼저, 자신과 저의 꿈이 일치하니, 함께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는 순간, 저의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점과 두 번째는 지금 자신의 배에 타고 있는 모든 동료들이 저를 환영 할테니 함께하면 그 동료들과 가족만큼 끈끈한 사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제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생활비를 주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제안은 일종의 경영학 용어로 **‘조직몰입의 세가지 유형(Meyer & Allen, 1991)’**에서 출발합니다. 즉, 경영자는 자신의 경영 조직에 편입되어 있는 개인에게, 그 조직에 대한 심리적 애착을 갖게 한 뒤, 그 애착의 정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구성원의 생산성과 직무만족, 성과 등을 향상시키고, 이직과 결근율을 낮추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구성원의 조직몰입을 위하여 여러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활용하게 됩니다.


즉, 회사라는 조직에 편입될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은 크게 ‘목표의 실현’, ‘정서적 유대’, ‘경제적 대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보상 중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배경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보상 내지는 가장 균형적인 보상을 제시하는 사람을 고용주로 선택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입니다.


물론, 나이를 먹고, 세상을 살며, 그때그때 제가 느끼는 저의 꿈에 대한 열정의 정도가 변할 수도 있고, 어쩌면 꿈 자체가 바뀔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뀔지언정 삶의 지향점이 될 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그 꿈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다는 것도 매우 설레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저는 경제적 대가는 조금 내려두는 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설레는 꿈을 꾸고 계신가요? 그리고 나중에 여러분이 꿈을 위해 출항할 수 있을 때, 누구에게 “너, 내 동료가 돼라” 말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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