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의 결별, 그리고 애플의 미래 노선
2020년 6월 23일구독하기지난호 읽기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특파원
신현규 기자입니다

여러분이 잠든 사이. 애플이 상반기 가장 큰 이벤트인 개발자대회*를 개최했어요. 매년 1600달러 정도 주고 오프라인으로 열던 이벤트였는데, 올해는 온라인+무료로 진행되고 있어요. (링크애플, 삼성, 구글 같은 IT 플랫폼 회사들은 그 위에서 활동할 소프트웨어 개발자 생태계가 중요한데요. 애플은 상반기에는 개발자들을 위한 발표를 내놓고, 하반기에는 사용자들을 위한 신제품 발표를 하고 있어요. 상반기가 예고편이라면 하반기는 본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바로 그 개발자대회 이야기에요. 

* WWDC : 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
🍎 오늘의 사과 이야기 🍎
  1.  애플 'Apple Silicon' 발표  
  2. 아이폰으로 BMW를 켜다 
  3. 웹에 그리는 연필, 스크리블 
  4. B2B로 가는 마이크로소프트 
Silicon Valley Original: 
애플 실리콘 발표 - 인텔과의 결별 

애플 실리콘을 발표하는 팀쿡
* 화면을 누르면 해당 영상으로 넘어갑니다
😵 뭐야 뭐야 무슨 발표가 난거야? 애플이 자체개발한 칩을 모든 제품에 쓰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동안 애플은 맥북/아이맥/맥프로 등 컴퓨터 제품에 인텔의 CPU (중앙처리장치) 를 사용해 왔거든요. 하지만 오늘 팀쿡 애플 CEO가 공식적으로 자체 개발 CPU를 모든 맥 컴퓨터에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어요. 인텔 제품은 이제 약 2년 정도 지나면 더 이상 쓰지 않는다고 해요.

😵 그게 나한테 무슨 의미야? 애플은 그동안 서로 다른 제품에 다른 칩을 쓰고 있었어요. 

  • 아이폰, 아이패드 = 애플 자체 개발 칩 
  • 맥북, 아이맥, 맥프로 = 인텔 칩 

그래서 아이폰에서 돌아가던 앱이 맥북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랬죠. 칩이 다르니까 개발자들은 각기 다른 제품에 대해 서로 다른 코드를 짜야만 했어요. 그런데, 이제 애플의 모든 제품에 같은 칩이 들어간다면, 개발자들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을 넘나드는 앱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될 거에요. 소비자들 역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에서 자유롭게 서로 활용되는 앱들을 더 많이 구경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죠. 아이폰(또는 아이패드)과 맥북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은 편리해 질 것 같고요. 동시에, 

아이폰 사면 맥북도 사고 싶고, 맥북 사면 아이패드도 사고 싶어지게끔 애플은 고객들의 구매욕을 더욱더 격렬하게 자극해 나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발열과 성능을 모두 잡겠다는 애플실리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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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은 버림받은 거야? 네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들어가는 칩은 이미 애플 제품이 세계 최강이지만 PC에 들어가는 칩에 있어서는 아직 인텔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애플 실리콘을 발표하면서 PC에 들어가는 칩도 자체 개발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거에요. 이미 이전에도 인텔은 애플에게 한 차례 5G 모뎀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림을 받은 적이 있죠. (그 이후 애플과 인텔의 사이는 급속도로 나빠졌다는 얘기가 들려요)

😵 애플 칩, 성능은 괜찮아? 모바일 쪽에서의 성능은 이미 입증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 애플은 자사 칩을 아이맥(데스크톱PC)에 연동하여 게임, 포토샵,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돌려보는 장면을 시연했어요. 매우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구체적 성능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어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얼마나 성능이 높게 나오는지)  

Silicon Valley Original: 
아이폰으로 BMW를 켜다 - iOS14

아이폰으로 차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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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뭐야 무슨 발표가 난거야?  애플이 현재 개발 중인 새 아이폰 운영체제 iOS 14을 오늘 발표했어요. 특히 다른 제품에 대한 아이폰의 통제기능을 많이 늘렸어요. 

Car Keys (차량) : 아이폰 애플워치를 이용해 차량 문을 열고 시동도 걸 수 있어요. 차를 친구에게 빌려주려면 키를 문자메세지로 보내줄 수도 있고요. 보안이 강력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네요. (자동차 회사들은 이걸 이용하면 편리하겠네요) 

App Clips (지갑) : 0.5초안에 결제를 완료시켜주는 안전한 앱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지나가다가 QR코드를 스캔해도 이게 뜨고요. 웹 서핑을 하다가 결제를 할 경우, 문자메세지로 결제정보를 넘겨줄 경우 등에도 '앱클립'이 떠요. (한국에도 얼마나 도입될지는 모르겠지만, 비즈니스 하는 분들은 이걸 이용하면 결제편의성은 높아질 것 같아요.)

Home (집) : 애플에 원래 있던 앱인데,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집안에 있는 카메라와 연동할 경우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자동인식해 준다고 하네요. (집 뿐만 아니라 사무실 등에서 안면인식으로 인공지능이 문을 열어주는 일이 곧 가능해 지겠네요)

아이폰 내부 디자인 대거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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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아이폰 유저인데, 나한테 좀 관계있는 뉴스는 없어? 

- 편의성이 좋아질 것 같아요. 앱을 수십개 깔아놓으면 필요할 때 찾기 힘들잖아요. '앱 라이브러리'라는게 생겨서 인공지능이 수많은 앱들을 자동분류해 준 다음 찾기 쉽게 보여주는 기능이 생겨요. 또 '나의 찾기' 기능이 개선돼서 요걸 실행하면 인터넷 자료 뿐만 아니라 내가 사용하는 아이템(아이폰으로 연결된 경우)들도 찾아줘요.

- 디자인이 좋아질 것 같아요. 위젯을 쉽게 만들 수 있고, 그걸 앱 사이 사이에 넣을 수 있어요. 다른 앱을 실행하면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PIP (Picture in picture) 기능도 등장하네요. (안드로이드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 음성으로 통제가 편해질 것 같아요. 애플이 처음으로 번역 앱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는데, 11개 언어 중 한국어도 포함돼 있어요!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는 이제 음성으로 된 문자메세지도 보낼 수 있고요.

이 정도가 핵심내용인데요,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국문으로 된 iOS14 공식 보도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Silicon Valley Original: 
웹에 그리는 에플펜슬 - 스크리블 

손글씨를 디지털로 옮기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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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패드에는 업데이트가 없니? 애플펜슬로 입력한 글씨가 텍스트와 같은 취급(?)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분명 손글씨인데 텍스트처럼 복사 copy 붙여넣기 paste 가 가능하고요. (사실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앱은 에버노트 등 여러 개가 있었긴 하지만) 검색창에 에플펜슬로 손글씨를 써 넣으면 디지털로 인식해서 검색이 되는 기능이 들어오네요. 손글씨로 입력한 주소를 누르면 지도가 뜨고, 손글씨로 써 넣은 전화번호를 누르면 전화가 걸리네요. 이런 기능이 담긴 앱 '스크리블' Scribble 이 아이패드에 등장한다고 해요. 

스크리블 시연 화면
😵 또 알아야 할 것이 있니? 새로운 맥OS '빅서' (Big Sur)가 발표됐어요. 애플워치OS도 새롭게 나왔고요. 에어팟 소프트웨어도 개선됐어요. 애플TV도 업데이트가 일부 있었고요. 2021년에 아이작 아시모프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시리즈 '파운데이션' (Foundation)이 애플 TV+ 로 나온다는 발표가 있었네요. 

😵 뭐가 많네...뭘 기억해야 할까? 신기한 기능들과 놀라운 사실들은 대략 여기까지만말씀드릴게요. 이번 이벤트는 개발자들을 위한 대회이지만 기획을 하는 사람, 전략을 짜는 사람, 일반 사용자 등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요. 애플 발표 내용들은 보도자료 원문이 국문으로 잘 갖춰 져 있고요. 미라클레터에서는 흥미로운 포인트 몇 가지만 짚어 볼게요. 

  • 통일성 -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등으로 이어지는 여러 제품들을 통해 애플은 통일된 앱 서비스를 제공해 주려 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를 위해 인텔까지 몰아내면서 칩을 통일시키려 하고 있지 않은가!) 

  • 안전성 - 아이폰으로 차량, 집, 심지어 지갑 등 매우 민감하고 보안이 필요한 공간들까지 통제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려 하고 있다. 그만큼 아이폰이 가진 보안성능에 자신감을 갖고 있고, 그걸 무기로 영역확장을 하려 하고 있다. 

  • 경쟁력 - 경쟁제품이 가진 기능 (스크리블, PIP, 자전거지도 기능 등)을 흡수해 오면서 '나는 이런 기능이 없어서 애플 제품 안써'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려 하고 있다. 
애플 개발자대회 WWDC 를 본 후 애플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애플은 수많은 일반 대중 고객들을 더 흡착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신규 고객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의 가치(Lifetime Value)를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단 한번 애플 제품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점점 더 애플 제품을 더 많이 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도록 만들 심산이다." 

결국, 애플의 성장 전략은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시장점유율 확대 : 경쟁제품 사용자 흡수 
  • Cross-Selling : 아이폰~맥북 등 연계판매 
  • 기존 고객 유지 : 기존 고객 이탈 최소화 

1) 안드로이드 폰이나 윈도우 노트북을 쓰던 사람이 애플 제품을 쓴다 
2)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능에 놀라움을 느낀다 
3) 애플의 다른 제품을 쓰면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4) 제품을 추가로 구매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되는거죠. 사실 애플은 늘 이런 전략을 취해 왔는데요. 이는 경쟁사인 구글이 생태계를 엄청나게 확대시키면 그에 따른 부수입(광고 등)을 챙기는 형태의 비즈니스모델과 상당히 다른 전략이에요. 어쩌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한 전략을 취해 왔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조금 다른 전략을 펼치는 것 같아요. 최근 MS는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확장 노선을 확실히 잡고 있는데요. 
Silicon Valley Original : 트렌드  
B2B로 확실히 노선을 잡는 MS 


애플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빨아들이겠다는 입장인 반면 그와는 약간 다른 노선을 걷는 회사도 있어요.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인데요. 최근 이 회사는 기업고객들을 위한 솔루션들을 마구 늘리고 (M&A) 있어요. 여러분이 잠든 사이 MS는 이스라엘에 있는 사물인터넷 보안 회사 CyberX 를 1억 6500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를 내놓았네요. (기사)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Azure 를 사용하는 제조업 기업 고객들이라면 CyberX 의 보안솔루션을 활용해 보다 안전한 공장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데요. MS는 이처럼 애플 구글 등이 경쟁하기 힘든 영역에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고 있어요.

오늘의 소식은 어떠셨나요. 역시, 공룡들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등으로 어지러운 환경 속에서도 이처럼 성장동력 만들기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었어요. 코로나 이후 공룡들도 불안해 했었을 거에요. 하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았어요. 그들은 장기적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각자 이 위기를 이용하고 있어요. 기존 고객들에 더욱 집중하는 애플, 기업 고객들을 위한 솔루션들을 지속적으로 인수해 나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저는 내일 또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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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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