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네 가지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는 문장술사 코너로 찾아뵙는 주입니다. 이를 강조하고 싶어서 제목도 이렇게 뽑아보았어요.
오늘 소개할 사연은 네 개입니다. 연애에 대한 사연이 두 개, 강박과 불안에 대한 사연, 이전에 했던 실수를 곱씹는 분에 대한 사연입니다. |
|
|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나와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맞춰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디까지 맞춰주고 어디서부터는 양보해서 안 될지 그 선이 항상 애매하네요. 이기적인 사람이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상대방을 위해 하나씩 포기하게 되면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관계는 수학처럼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 않네요. 나와 상대방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으며, 상대도 어느 정도 배려할 수 있는 적절한 선은 어디일까요? 어떻게 하면 그 선을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을까요?
|
|
|
안녕하세요, 서로 안 지 열 해가 넘는 저도 남편과 아직도 부딪히며 양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곤 합니다. 독자님께 죄송하게도 아무리 생각해도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독자님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문장을 보내봅니다.
혹시 좋은 방법을 아시는 분이 있으면 저한테 귀띔해 주세요,
|
|
|
우리는 같이 살기 위해서 더 시끄럽게 서로의 차이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기 위해서 더 요란하게 서로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2년 동안 징글징글하게 싸우면서도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우리는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끊임없 이 파고든 것을 꼽는다. 잘잘못을 따지고 잘못은 개선하 며 관계를 호전시킨 것이다. 갈등은 누구 하나가 유별나 다고 발생하지 않는다. 갈등을 건강하게 이겨 내려면 대화는 물론이고, 울분을 토하며 자신을 바닥까지 보여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은덕, 백종민. 사랑한다면 왜
|
|
|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왕도는 없는 것 같고, 치열하게 대화하는 게 전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위에서는 작년 결혼기념일에 썼던 74호에 썼던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이번엔 "있어야한다"에 방점을 찍어서요. 아래 문장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듯해 가져왔습니다. 책의 내용 전반이 궁금하다면 인터뷰도 살펴보세요.
|
|
|
두 번째 문장
내 마음의 의자엔 누가 앉아있는가 |
|
|
연애를 할 때에도 의자에는 내가 앉아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행복 못지않게 나의 행복이 중요합니다. 나부터 행복해야 상대도 행복할 수 있을 테죠. 행복한 연애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박진진, 연애 전문 칼럼니스트의 연애 기승전결 가이드(채널예스)
|
|
|
아직 저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영역과 나를 지키는 선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일단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애가 나의 행복을 깎아가며 만드는 건 아니라 생각이 들어요.
칼럼에서 말씀하신 의자에 대한 비유가 적절해 보여서 이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마음의 주인을 의자에 비유하는데 내 연애의 주인은 나 자신이고, 내 행복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문장입니다.
|
|
|
이번에 꼭 붙고 싶었던 활동의 면접을 망쳤어요. 평소 면접이나 시험을 볼 때 굉장히 떠는 편이라 떨지 말아야지, 하고 계속해서 암시하며 청심환까지 먹었는데 이번에도 너무 떨어서 저를 다 보여주지 못한 채 나오고 말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커서 항상 이렇게 떠느라 중요한 일을 망쳐왔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강박과 떨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
|
|
슬프게도 가장 간절한 것은 가장 얻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일단 우리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면접 전에는 이게 되지 않으면 인생이 망할 것처럼 생각하지 말기. 혹시나 잘 안되었다고 해도 실패한 나를 자책하지 말고 실패했구나 생각하기. 뼈아프지만 다시 복기하고 개선점을 찾아보기.
그래서 감정에 지지 않고 덜 기대하는 방법에 대한 문장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오늘의 문장은 제가 문장술사에 자주 인용하는 박진영 저자님의 칼럼에서 골랐습니다. 사회심리학 연구결과와 자신의 통찰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칼럼이죠.
|
|
|
잘 해야 한다는 마음 이면에 혹시 나에게 실망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더 떨리는 마음으로 강박이 커지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좌절과 실망을 덜 하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면접은 생각보다 어려운 면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생각해 보면 모든 시험과 면접에서 실패 없이 완벽하게 해내길 바라는 건 너무 큰 기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칼럼이 통으로 좋아서 인용할 부분이 많은데요, 이건 좌절과 실망이 잦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은 칼럼입니다. 다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
|
|
우리의 감정 반응들 또한 대부분 그러하다. 다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고, 따라서 그런 문제의 존재 없이 발생하게 되면 그 감정은 아무런 유익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현재에 집중해 보고 실제로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바늘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 만큼만 아파하면 된다. '왜 내가 바늘에 찔려야 했나', '바늘과 나는 왜 만났을까', '바늘은 왜 하필 거기 있었을까', '난 아픈데 바늘은 그대로네', 이런 걸 계속해서 생각하다보면 예술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망가지기 쉽다.
|
|
|
이전에 일희일비 호에서 말했던 것처럼 저는 상당히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만, 적어도 여기서 떨어질까 두려워 감정에 지지 말아야 한다고 인지하는 것. 그래서 일어난 일만 걱정하고, 일어난 일 때문에 아프면 딱 그만큼만 아파야 하는 것만 생각하길 바라요.
|
|
|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떠날까 두렵습니다. 이전에 아픈 이별의 경험이 있어 그 경험이 반복될까 너무 두렵습니다. 또 비슷한 아픔을 만들지 않으려고 사람을 믿지 않고 겉으로만 대하려 했지만 이러한 저의 마음까지 알아주고 보듬어 주는 사람이 나타나 다시 한 번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과 있으면 너무너무 행복하고 따뜻하지만 잠시만이라도 그 사람과 떨어져 있을 때 나쁜 생각이 들고 울음이 터지고 괜한 시작을 했다는 후회가 밀려듭니다. 이렇게 제 마음이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문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독자님, 이별이 너무 아파 마음을 주는 게 무섭고, 연인과 떨어져 있을때마다 나쁜 생각이 들고 두려워진다는 사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전의 이별이 가져다준 무서움을 떨쳐버릴 수 있길 바라며 현재의 사랑에 집중하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장을 골라보았습니다.
|
|
|
첫 번째 문장
대인관계의 무서움을 떨쳐버리시길 |
|
|
인지왜곡이 개선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감정도 좋아지기 어렵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 그러한 감정을 유발하는 생각을 떠올려봅니다(...) 나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면 어떻게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생각해봅니다.
|
|
|
해당 칼럼은 급작스러운 이별 통보로 연락이 늦거나 반응이 나쁘면 엄청나게 불안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단 해당 칼럼에서는 구체적으로 불안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연이 비슷할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구체적인 확신으로 바뀌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
영화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비록 사랑의 결말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랑의 순간이 상처는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사랑의 결말만큼이나 중요한 둘이 나누었던 교감과 위로의 가치를 말이죠.
나는 진심으로 굳이 스트레스를 풀려 들지 않는다. 대신 힘든 마음이 다른 소중한 것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
|
비슷한 사연을 69호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서 그분께 보내드렸던 문장들도 보내드립니다. 위 문장은 이터널 선샤인 리뷰였었고, 아래 문장은 스트레스에 관한 문장이지만, 마음 같지 않은 순간에도 현재 고맙고 아름다운 것에 집중한다는 문장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독자님이 현재의 사랑에 집중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
|
|
가장 친한 친구에게 실수를 했어요.
그 일에 대해 잘못을 얘기하고 사과를 했고 친구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제 얘기를 잘 받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큰 일이 아닐지도 모르는 그런 일임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자꾸 곱씹게 됩니다.
평소에도 실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자기 혐오와 비하.. 항상 결론은 제 자신이 살 이유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지더라고요. 어떻게하면 이 생각들을 고칠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들을 어떻게 버티고 사는지 궁금해요
|
|
|
저 또한 실수에 대한 자책이 심하고 (십년 전 실수도 생생하게 생각합니다), 그에 대해 생각의 늪에 자주 빠지는 편이고요.
저는 독자님이 실수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시되, 교훈만 새기고 가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심리상담가는 아니라 정신의학신문에서 참고할 만한 문장들을 대신 골랐습니다.
|
|
|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거나(위 칼럼에서 나오는 내용입니다), 수치스러웠던 기억이나 후회하는 일을 되새김질하거나(아래 칼럼입니다) 하는 경우, 생각의 흐름에서 벗어나 "나"의 모습을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독자님의 감정이 이 둘 중 어디에 해당할지 모르겠어요. 적어도 계속 실수를 곱씹느라 부정적인 생각을 이어가지 않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
|
|
두 번째 문장
스스로를 용서하시는 시간을 가지시길 |
|
|
두 번째 칼럼에서는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죄책감이 좀 더 성숙한 감정이라 하는데요, 죄책감은 우리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 느끼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죄책감이 심해지면 실수에 집착하게 되니 이를 승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요.
마지막 문단 세 개가 제가 독자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데, 드문드문 발췌했습니다. 링크에 가서 꼭 다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독자님, 독자님은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가지셨어요. 이젠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배워나가는 데 에너지를 쓰실 수 있길 바라요.
|
|
|
마감 일지
- 이번엔 사연들의 무게가 무거워 심리학 칼럼니스트분들의 칼럼을 많이 소개했네요. 다시 한 번 박진영 선생님과 정신의학신문에 감사를 표해봅니다.
- 3차 블라인드북 이벤트에 여러분의 문장들이 벌써 50개가 넘게 모였어요. 하나도 안 겹치는 것 같아 신기하고, 여러분의 인생 문장을 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고르기 힘들어서 찬찬히 살펴보려 합니다.
- 오늘의 마감 노래는 Finding Hope의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문장술사 마감하기 좋은 노래네요.
- 전쟁과 산불 소식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피해를 겪으신 분들의 일상 회복을 기원합니다.
|
|
|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