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83 I 2022.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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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주말에 주로 뭘해?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렇듯이, 정리몬👾의 주말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 동물원, 테마파크, 워터파크, 놀이터, 키즈카페, 공원의 무한 반복∞이라고나 할까. 아직 안 가본 곳을 찾는 게 점점 어려워질 정도라, 주변에서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거나 새로운 곳이 생겼다고 하면 반갑더라고.😄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 레고랜드🎡가 개장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랬어. 개장 초기엔 사람들이 많으니 내년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한 번 가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달 들어 레고랜드가 채권시장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기사📰가 막 나오기 시작했어.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기사를 봤는데 다 무슨 말이래. PF니 ABCP니 SPC니, 잘 모르는 말들로 가득한 뉴스들이라니.😫
휘클러들이 생각났어.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바빠서 밀린 택배처럼’(휘클리 구독폼서 발췌😁) 레고랜드발 뉴스를 한쪽에 제쳐두지 않았을까, 하는 동질감?이 밀려 오더라고. 그래서 함께 도전!해보기로 했어. 기초 용어부터 시장 구조까지, 차근차근 한번 들어가볼께. 잘 따라와 줄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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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_weekly, quickly
- 한 번 물어봤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 + 이벤트 알림
- 안 읽으면 손해다: 그만두진 않겠지만 그만둘게요 外
- 톡톡 휘클러: 독자 피드백 + 이벤트 당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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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님, 여기서 드러누우시면 안 됩니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9월28일 국내 채권시장에 ‘폭탄’💣을 떨어뜨렸어. 바로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개발 시행사(부동산 개발사업의 운영자)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하겠다고 선언한 거야.
-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강원도의 보증을 바탕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2050억원의 사업자금을 조달했지.👉*휘클리 주: ABCP가 불쑥 등장하지? 그냥 넘어가도 돼. 그냥 ‘강원도가 보증을 서서 공사가 돈을 빌렸다’로 이해하면 됨.
- 그런데 개발공사는 자력으로 돈을 갚기 어려운 형편이었어. 그래서 보증을 선 강원도가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 회생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한 거야. 강원도가 채무 2050억원💰을 갚지 않겠다는 거지.
✔️김진태가 터뜨린 폭탄의 여파
- 원래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업처럼 파산할 위험이 극히 적기 때문에, 지자체가 빚보증을 선 채권·기업어음(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유가증권)은 신용도가 높아. 이렇게 신용도가 높은 기업어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니까, 그보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어음들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겠지.😫
- 실제로 ABCP가 거래되는 기업어음(CP, 91일 만기) 시장의 금리는 30% 가량 뛰었어(9월28일 3.25%→10월26일 4.51%).
- 이 영향으로 서울의 초대형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지난 21일 7천억원의 단기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어. 대신 시공사인 건설사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이 벌어진 거지. 우량 사업장인 둔촌주공 재건축이 이럴 정도니, 현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건설사들은 물론 보증을 서준 증권사도 줄이어 부도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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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벌써?) 레고랜드는 어떻게 탄생했냐면…
2011년 강원도는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그룹과 함께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짓기로 했어.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서 특수목적회사(SPC)인 강원중도개발공사를 설립했고, 지분 44%를 참여했어. 이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2050억원의 빚을 냈는데, 강원도가 이를 갚는 대신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기로 한 거야.(반복 또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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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기
- 정부는 결국 수십조원의 대책을 들고 진화에 나섰어. 정부가 채권시장에 50조원(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포함)을 투입해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사들이고, 증권사에 자금을 공급하고, 단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보증을 서주기로 했어.
-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의 펀드가 가동된 건 이번이 다섯 번째야. 앞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사태(30조원), 2000년 IT 버블 붕괴(20조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0조원), 2020년 코로나19(20조원) 때 정부의 개입이 있었어.
-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계획을 밝힌 다음날부터 수백억씩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사들였어. 이에 지난 23일 정부 발표 뒤에 급등하던 회사채 금리는 약간의 진정세를 보였어(무보증 3년, AA-, 21일 5.736%→26일 5.553%). 금융당국은 다음달 초까지 20조원을 모두 투입하고 필요하다면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는 태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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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①레고랜드 건설을 위해서 만든 회사가 강원도의 보증으로 돈을 빌렸는데 ②강원도가 이를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해 버려서 ③믿을 사람이 없어진 채권시장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자 국내 채권시장이 휘청댔고 ④그러자 정부가 돈을 풀어서 회사채를 사들여서 여러 회사와 사업이 부도 위기를 피하는 상황이다, 로 요약할 수 있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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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하중도에 세워진 레고랜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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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무엇이고 채권시장은 어떤 곳인가?
- 최근 몇년 사이 열풍으로 주식투자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졌는데, 채권, 특히 회사채는 아직 일반인들에는 낮선 영역인 것 같아. 그래서 기본 개념부터 차근히 정리해보려고 해.👨🏫
- 먼저, 채권이란 건 빚을 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문서(빚 채債, 문서 권券)를 말해. 영어론 bond인데, ‘채권자-채무자 관계, 빚에 묶이다’(bind)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개인 간에도 돈을 빌려줄 때 얼마를 빌려줬으니, 이 정도 비율로 이자를 내고, 언제까지 갚아라(만기상환일)라고 차용증에 쓰잖아. 이 주체가 국가면 ‘국채’, 회사면 ‘회사채’(기업채), 개인이면 ‘사채’가 되는 것이지.
- 회사채는 왜 필요할까. 기업이 공장을 지어서 상품을 만들거나 큰 규모로 원자재, 설비, 노동력 등을 사야 하잖아. 기업이 항상 그런 돈을 가진 건 아니니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주식을 발행하거나,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모으는 거야.
✔️야 너도 회사채 살 수 있어
- 채권도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장이 있어. 채권시장은 장내시장과 장외시장으로 나뉘어.
- 채권 장내시장, 즉 한국거래소 채권시장에선 주로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한 종목만 거래돼. 대부분 채권 거래는 장외에서 이뤄지는데, 이는 종목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야. 한 회사에서 발행한 것도 발행 시기와 만기가 다르면 다른 종목으로 구분되거든.
- 채권 장외시장에선 증권사와 증권사, 또는 증권사와 금융회사·기업 등 기관투자자, 또는 기관투자자끼리 거래가 이뤄져. 채권 장외시장은 거래 단위가 매우 커. 대개 5천만원부터 시작해서 10억원 내지 100억원 이상이야. 주로 증권사, 은행,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들이 경쟁 입찰을 붙지. 개인들은 끼기 어려운 판이야.
- 대신에 증권사에선 채권을 1만원 내외로 작게 쪼개서 개인들에게 팔아. 증권사 앱(MTS)에서 편하게 국채나 한전채, 카드사 채권 등을 살 수 있어. 여러 채권으로 구성된 ETF(상장지수펀드)를 살 수도 있고. 공기업이나 대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매우 낮아 안전하면서, 보통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는 약간 더 높은 수준이니 좋은 투자처 중 하나로 여겨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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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ABCP, SPC…알고 나면 어렵지 않아요
- 지금부터는 난이도가 좀 더 높은 레고랜드 채무 구조를 알아보려고 해. 자연스레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등장할 텐데, ‘이런 게 있구나’하고 읽어가면 돼.😎
-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투자(파이낸싱)를 받는 대출 방법을 말해. 담보가 있는 기업금융(CF)과 달리 미래의 수익을 보고 대출해주는 거야. 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를 만들었어.
- 이번에 문제가 된 채무 2050억원은 강원중도개발공사가 BNK투자증권을 통해 만든 ‘아이원제일차’란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었어.
- 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 SPC)는 큰 배를 만들거나, 영화 제작 등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를 말해. 목적을 달성하면 해산하지. 왜 이런 회사가 필요할까? 투자자 입장에선 모회사에 돈을 넣었다가 투자금이 다른 사업으로 샐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는데, 이를 없애주는 거지. 또, 모회사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으면 투자자가 투자를 꺼릴 수 있는데, 특수목적회사는 그럴 일이 없는 등 여러 이점이 있는 제도야.
- 아이원제일차는 특수목적회사 중에서도 유동화전문회사야. 1천억원 가치의 토지를 소유한 회사가 있어. 그런데 당장 현금이 필요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1천억원짜리 건물을 팔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 그래서 대신 이 건물의 권리를 1억원씩 잘게 쪼개서 1000명에게 팔면 회사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겠지. 1000명에겐 계약된 금액의 배당금을 주는 거야. 유동화전문회사는 이렇게 자산을 유동성(현금)으로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야.
- 자산유동화기업어음(Asset Backed Commercial Paper)이란 이 유동화전문회사에서 발행한 기업어음(CP)이란 말이야.
- 기업어음(Commercial Paper)은 회사채처럼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점은 같지만 다른 점이 있어. 기업어음은 만기가 1년 미만이야.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6개월 이내(주로 91일)로 빌리는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해. 기업어음은 이사회의 결의 없이 기업대표의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하고, 증권신고서를 낼 필요도 없어. 담보도 없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 반면 회사채는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장기자금을 조달할 때 사용해. 회사채는 자금을 오래 빌릴 수 있지만, 대부분 보증이 없기 때문에 증권사로부터 회사가 그 사이에 망할 위험은 없는지 조사를 받아야 해. 증권사가 수요 예측을 해야 하고, 구매자가 부족하면 발행 자체가 무산되기도 하지.
👉자, 여기까지 오느라고 다들 수고했어.👏👏👏 벗은 이제 레고랜드 사태를 다루는 어떤 뉴스도 택배 뜯듯 설레는 맘으로 소화할 수 있을 거야.🤣 그럼 이제 물어볼 차례야. 김진태 지사는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래서 강원도와 레고랜드는, 국내 채권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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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기획재정부를 담당하면서 이번 레고랜드 사태를 취재해온 박종오 요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한 이유가 뭐야? 종오 요원: 강원도의 재정이 한해 8~9조에 달해서 2050억원 빚을 갚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하지만 김 지사는 1조원이 넘는 강원도의 채무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지방채권도 발행하지 않고, 지출도 줄이겠다고 하거든. 이런 맥락에서 ‘레고랜드 빚은 최문순 전 지사 때 생긴 것이니 나는 떠안지 않겠다’ ‘전임 지사가 낸 빚이 너무 많아서 이건 파산 아니고선 해결할 수 없다’는 정치적 선언을 한 거 아니냐는 거지. 예전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뒤에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런 걸 따라했다는 시각도 있어.
휘클리: 그러면 왜 법원 회생 절차를 밟겠다는 거야? 종오 요원: 채무자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으니 탕감을 해달라고 하면, 채권자들이 법원에 모여서 이 회사가 가진 자산을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고, 그러면 얼마나 빚을 줄여줄지, 누가 얼마나 회수해갈지를 결정하게 돼. 그러면 전체 빚이 2050억원보다 수백억원이 줄어들거라는 게 강원도 얘기야. 강원도 바람대로라면, 지자체에 대한 깊은 믿음이 깨져서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겠지만 수백억원은 아낄 수 있겠지. 이게 맞을까?
휘클리: ‘김진태 때문에 2050억원으로 막을 걸 50조원으로 막아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던데, 지금 채권시장이 이미 어려운 상황인데 김 지사한테만 책임을 떠넘기는 거 아냐? 종오 요원: 현재 금융시장 위기 사태를 촉발한 건 김진태 지사가 맞아. 금융시장에선 심리가 중요하거든. 주택 시장에서도 사람들이 집을 싼 가격에 던지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정말 큰일 났나 보다’ 하면서 동요하고, 그래서 가격이 폭락하잖아. 특히 지금처럼 금리도 높고,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아슬아슬한 상황에선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도리어 대놓고 불을 당긴 거야.
휘클리: 김 지사가 이미 지난 8월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강원도가 보증을 선 2050억원도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더라고. 이번 사태를 예고했는데, 왜 정부는 막지 못했을까? 종오 요원: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정부는 설마했던 거 같아. 행정안전부가 뒤늦게 비슷한 사례를 조사해보니 전국 지자체 13곳이 26개 사업에 1조701억원을 보증한 걸로 나왔어. 다들 채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하고. 이 정도면 앞으로 문제가 불거질 만한 액수도, 그럴 상황도 아니거든. 이전에도 문제가 된 적이 거의 없고 현재도 별 문제가 없으니, 김 지사의 돌출 행동에 정부도 허를 찔린 거지.
휘클리: 그럼 정부 대응은 완벽했던 건가? 종오 요원: 정부 대처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김 지사가 채무를 이행하겠다며 번복하도록 하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놔뒀냐는 거야. 김 지사가 9월28일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뒤, 10월21일 다시 채무를 강원도가 갚겠다고 하기까지 24일이 걸렸거든. 이게 보름만 빨랐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거야. 금융감독원도 김 지사의 채무 불이행 선언 직후에 개발공사의 채권단인 BNK증권사에 동향을 파악했다고 해. 그때 이미 심각성을 알았으면, 김 지사의 채무 이행 선언을 좀 더 앞당기게 했어야지. 김 지사는 여당 출신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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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했으니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종오 요원: 건설사와 증권사가 신용을 보증해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증권 중에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게 28조원 규모야. 이중 일부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은 적은 규모는 아니지. 한동안은 연쇄 부도가 일어나는 상황을 불안해하지는 않아도 될 거 같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니 계속 지켜봐야지.
휘클리: 지자체장의 일탈적인 정치 행위나 기업들이 사업 예측을 잘못해서 돈을 갚지 못한 상황에 빠지게 된 건데, 국민 혈세로 구제해주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어.
종오 요원: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은 은행과 증권사 등 83개 금융기관에서 각출한 돈이라 세금이 들어가는 건 아니야. 다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에서 회사채를 사들이거나 보증해주는 데 쓰는 16조원은 국민 세금이 맞지. 이런 정책금융기관들이 부실 회사채를 샀다가 손실이 커져서 자본을 확충해야 할 상황이 되면, 정부가 세금으로 채워줘야 하거든. 세금인데도 이렇게 하는 건, 회사들이 일시적인 시장 상황 때문에 망하도록 놔두면 나중에 더 큰 피해가 국민들에게도 돌아오기 때문이야. 기업이 망하면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으니까.
휘클리: 한국전력에서 연료값 급등으로 인한 적자 때문에 한전채를 많이 발행해서 시중 자금을 대거 끌어들인 것도 채권시장 경색의 원인이기도 하잖아. 대책이 있어?
종오 요원: 한전이 연 6%대에 가까운 우량 회사채를 올해만 20조원대로 발행했잖아. 그러니 그보단 신용도가 낮고 투자금 떼일 위험이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화기업어음 같은 데는 돈이 안 모일 수밖에 없지. 이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기 요금 인상이야. 그래야 적자를 줄일 수 있어.
휘클리: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물가가 더 높아지고, 국민들도 싫어하니 못 하는 거잖아.
종오 요원: 유럽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쇼크를 직접적으로 받아서 전기 요금이 수십 퍼센트씩 올렸어. 우리도 달러 환율까지 높아지면서 연료 수입 가격이 더 올라갔고, 결국 채권시장에까지 부담을 줄 정도라는 게 나타났잖아. 적절한 요금 인상은 필요해. 요금을 올려야 사람들도 전기를 덜 쓸 거 아냐. 대통령이 이런 결단을 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는 거 같아 아쉬울 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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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휘클러들과 나누고 싶은 책은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이야. 경기, 물가, 금융, 증권, 외환 등 등 경제를 쉽게 설명해주는 입문서로 잘 알려진 책이야. 나도 경제기사를 읽거나 취재를 하다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 책에서 도움을 얻곤 해. 모두 4명의 휘클러들에게 나눔하려고 해.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이메일 주소를 아래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를 클릭한 뒤 남겨줘. 다음주 화요일(11월1일) 정오🕛까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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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두진 않겠지만 그만둘게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말 들어봤어? 미국 2030 직장인들 사이에, ‘칼퇴근’하면서 임금 만큼만 일하고 높은 연봉이나 승진도 바라지 않는 업무 태도가 퍼지는 중이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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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 어떤 모습이든” 흔히 사극에서 중전은 아들의 왕위를 지키는 걸 일생의 사명으로 여기잖아. 드라마 ‘슈룹’은 좀 달라. 김혜수가 연기한 중전은 아들의 본모습을 지켜주려 노력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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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사’는 불행한 죽음일까 우리는 생의 마지막을 시설에서 맞이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그런데 집에서 죽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물론 ‘재택사’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은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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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던 산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야산에서 새 전문 밀렵꾼들의 흔적이 포착됐어. 새들을 유인하는 새장과 녹음기, 배터리에다 1000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새털 무덤도 발견됐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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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묻은 빵’은 그냥 빵과 같을까? SPC 불매운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어. 그래도 지금 소비자들은 빵과 산재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말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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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휘클리 vol82: 사람이 죽었어. 불매라도 해야지를 보고 벗들이 좋은 의견을 보내줬어. 특히 SPC 제품을 불매하려 해도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걱정됐는데, ‘그 책임은 SPC가 져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 고개가 끄덕여졌다는 의견이 많더라고. 실제 가맹점의 매출이 뚝 떨어지자 SPC도 유통기한 내 판매되지 않은 일부 빵을 반품 받겠다고 발표했어. 물론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겠지?
🤔안니옹 휘클리! 나는 어제 생일이었어. 기숙사 생활을 해서 외부 음식을 먹기가 애매한 상황이거든. 그런데 친구가 동네 빵집에서 맞춤 제작한 케이크를 보내줬어. 케이크를 먹고 있자니 내 또래의 여성이 사망한 SPC 노동자 사망 사건이 마음에 얼얼히 박히더라. 피 묻은 빵을 누군가 만들고 또 먹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하더라고.
😊이번 사건 이후로 불매운동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점주들 피해볼까 걱정이었는데…. 소비자와 가맹점주가 대립하는 상황을 만든 건 SPC고 가맹점주 피해도 당연히 SPC의 책임이라는 현은 요원의 답변이 계속 생각에 남아요.
🙂기계 옆에서 다음 날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믿을 수가 없었어.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지. 그런데 더 슬펐던 건 제빵업계에서 SPC 계열이 그나마 가장 나은 복지를 제공한다는 거였어.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 그렇다고 해서 다들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평소보다 한두번만 덜 가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거니까 길고 꾸준히 하자.
🤗휘클리를 읽으면서 비극적인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 취재를 하고도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는 기자들도 있는 환경에서 보도 윤리나 지침들을 완전히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럼에도 피해자분 어머니와 동료 노동자분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책 이벤트에 응모한 벗들도 모두 고마워!👩❤️💋👨
1) <김용균, 김용균들> 💎6625 💎3944
2) <이것도 산재예요?> 💎5199 💎9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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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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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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