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펜넬 담파스타 레터에서, 프랑스 살 때 큰 힘이 되어줬던 친구가 해준 두가지 조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요. ( 정어리 펜넬 파스타가 뭐냐구요?) 오늘 그 나머지 하나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국에 돌아오고 새로운 직장을 찾았지만 어쩐지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덜그럭거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절친한 친구가 스페인에서 결혼한다기에, 무리해서 파리도 들르기로 했죠. 휴가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파리를 떠나온 건 제가 한 선택이었는데도 다시 그 자리를 훔쳐보고 싶어졌거든요.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자꾸 뒤를 보게 되었습니다.
2년 반 만에 찾은 파리인데도 친구들은 마치 제가 전혀 떠난 적 없던 것처럼 그대로 반겨주었습니다. 하루하루 벅차게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마냥 즐기기만 하는 여행객을 위해 시간을 내어준다는 건 단순한 호의로만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마냥 고마웠습니다. 퇴근한 친구와 맥주 한잔 마시며 업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다시 커피를 하고 싶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커피를 할 자신이 없었어요. 프랑스에서만 커피를 배우다시피 해서 다시 배우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죠. 그렇다고 매니저를 할 깜냥은 아닌 것 같고…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는 제게 친구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너가 왜 못해? 할 수 있지! 완전 자격 있어. 일단 해 봐. 할 수 있는 것처럼 도전해.”
그러면서 곁들인 말이 Fake it till you make it이었어요. 나중에 보니 꽤 유명한 명언이었는데 처음 들은 저는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던 거예요. 진짜 이뤄낼 때까지 해낼 수 있는 것처럼 속이면 되는 거였어요.
결국 한국에서 커피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용기의 문제였다기보다 열정의 문제였어요. 그렇지만 다른 업무에 도전했고 놀랍게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저 말은 제 좌우명처럼 곁에 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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