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이소 이커머스 강화 2.롯데 전략 변경
 2023.07.19 23-028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다이소는 '마치 된 것 같아, 올리브영'
  02 롯데가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03 뉴스 TOP5 - '쿠팡 택배의 자신감'

   

다이소는 '마치 된 것 같아, 올리브영'

     
design by 슝슝
   
우리도 합니다, 이커머스!

다이소가 온라인 사업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며, 자체 모바일 앱 '샵다이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고 합니다. 사실 다이소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오프라인 쇼핑의 강자 중 하나였지만, 그간 디지털 전환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는데요. 온라인 채널도 특수 관계의 회사에게 운영을 맡긴 다이소몰과 자체 채널인 샵다이소로 나눠져 있어, 경쟁력이 그리 돋보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간 시장에서 워낙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기에, 굳이 무리해서 온라인 확장을 안 해도 된다는 내부의 판단도 작용했을 거고요.

하지만 적어도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다이소는 매장 중심의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을 분명 느꼈을 겁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온라인 비중이 있어야,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처할 유연성도 생기고요. 추가 출점을 통한 성장 역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 거란 걸 알고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다만 지난 2년간 다이소가 집중해 오던 배송 서비스 확장에는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코로나 이슈로 인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하다 보니,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규모 채용으로 시작될 온라인 강화는, 그간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정비 후 다시 도전하는 거라고 볼 수 있고요. 더욱이 직접 운영하는 샵다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이소가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모델은 올리브영이 아닐까 싶은데요. 올리브영은 국내 오프라인 리테일이 가장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한 사례인 동시에, 다이소와 닮은 점도 많아, 적용할 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둘

우선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각자가 속한 시장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올리브영은 뷰티 카테고리에서, 그리고 다이소는 저가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비견될 채널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이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의존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의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을 비교적 쉽게 온라인으로 이전시킬 수 있고요. 또한 이들은 이러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올리브영은 판매가 기준 최대 45%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고, 다이소의 매출총이익률 역시 40%에 달하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작년 올리브영은 9.8%, 다이소는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여타 유통업계 평균을 웃돌기도 했고요. 이렇듯 비빌 언덕이 있기에 이들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커머스 사업에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모두 1,000여 개가 넘는 다점포를 운영하는데, 매장의 평균 면적도 크고, 심지어 직영점 비율까지 높다는 점은 이커머스 확대에 매우 유리한 부분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업체가 후발주자로 온라인 채널에 뛰어들려면 아무래도 매장을 무기로 삼는 것이 필요한데요. 우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생각보다 매장 수가 충분치 못해서, 이들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편의점은 점포 수는 압도적이지만, 매장 규모가 너무 작아서 배송 거점으로 활용이 어렵고요. 무엇보다 대리점 비중이 높아 통제가 어렵기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제한적입니다. 반면에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는 '온라인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매장 수'가 충분히 많다는 것이 강점이고요.

물론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아주 결정적인 차이점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올리브영의 주력 상품인 화장품의 평균적인 객단가는 4만 원 내외로 비교적 높지만, 다이소의 객단가는 6,500원 정도로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에서 구매를 할 시 당연히 배송이 되어야 하고요. 이에 따라 배송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 만원 이하의 물건을 사면서 배송비 3,000원을 지불할 이유가 당연히 없고요. 그렇다고 이를 무료 배송해 주기엔, 다이소 입장에서 남는 수익이 없습니다. 이는 온라인 몰 운영에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요. 반면에 올리브영은 객단가가 높아 배송비용을 녹일 수 있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다이소가 굳이 샵다이소를 활성화하려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는데요. 향후 다이소는 배송 중심의 다이소몰보다는 픽업 중심의 샵다이소를 키워서, 온라인 비중을 높이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습니다.

일하는 문화까지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정말 다이소가 제2의 올리브영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올리브영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비결 중엔 사업적인 것뿐 아니라, 일하는 문화마저 과감하게 바꾼 결단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선 개발자를 비롯한 전문가 채용이 필요한데요. 이들을 확보하려면 결국 테크 기업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서 올리브영은 선택근무제와 자율복장 등을 시행하기도 했고요. 심지어 테크 블로그까지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다이소는 여전히 힙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페이지만 해도 매우 전통적인 모습을 하고 있고요. 따라서 다이소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 특유의 문화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이커머스 확대 속도 또한 더딜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과연 다이소는 정말 근본적인 문화와 체질까지 변화시키며, 온라인을 향한 도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롯데가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design by 슝슝
   
수정이라 쓰고, 포기라고 읽습니다

롯데가 롯데온을 중심으로 추진하던 온라인 통합 전략을 수정한다고 합니다. 그간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전사 이커머스 사업을 롯데온이 모두 맡아 전담했다면, 앞으로는 계열사 별로 각기 각자도생에 나선다는 건데요. 이에 따라 11번가 인수 역시 검토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비록 기사에서는 전략 수정이라 표현되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앞으로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 내 주도권을 쥐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리테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규모의 경제인데요. 통합 플랫폼 운영과 오픈마켓 확장 없이, 경쟁사와 견줄만한 거래액 규모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앞으로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 선두에 자리 잡은, 쿠팡, 네이버, SSG와의 전면적으로 경쟁하는 일을 없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롯데가 온라인 쇼핑을 완전히 포기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계열사 별로 버티컬 전략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다곤 하는데요. 적어도 한때 유통 공룡이라고 불리던 롯데에겐 꽤나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패스트팔로워 전략이 문제였습니다

롯데가 이렇게나 이커머스 시장에서 뒤처지게 된 건, 기존의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고수하며,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부터 롯데는 경쟁사 신세계를 따라 하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으로 재미를 보곤 했습니다. 롯데는 경쟁자, 특히 신세계가 신사업을 시작하면 그 가능성을 보고, 따라붙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던 건데요. 이로 인해 이마트에게 대형마트 1위를 내주는 등, 일부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안정적인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몰이라는 복합 쇼핑몰 사업은 가장 먼저 선보일 수 있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몰은 후발주자였던 신세계의 스타필드에게 밀리긴 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르다는 걸, 롯데는 알아야 했습니다. 기존에 가진 자원을 통해 손쉽게 확장을 하며 빠르게 추격할 수 있었던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 롯데의 역량은 경쟁자 대비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내부에선, 국내 최초 온라인 몰을 만들었던 업력과 경험을 믿었던 것 같은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트래픽, 물류 인프라, 개발 인력 등 그 어느 것도 롯데가 기댈 구석이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롯데는 투자에도 인색했습니다. 신세계가 막대한 자본을 들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때, 롯데는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물론 신세계가 오버페이 했다는 지적도 있고, 현재 실적 역시 좋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신세계는 온라인에서도 3위의 자리는 지키고 있기에 미래를 향한 희망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대백화점처럼 실속 있는 투자를 한 것도 아닙니다. 현대백화점은 한섬, 리바트, 지누스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거느리고 있는데요. 롯데는 한샘을 품었지만, 그마저도 타이밍이 늦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롯데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휩싸이기도 하는 등, 추가적인 투자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는데요. 비록 이미 많이 늦긴 했지만, 롯데온이 정말 온라인에서 승부를 보려 했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허무하게 놓치고 만 겁니다. 더 이상 롯데에겐 대규모 인수나 물류 인프라 투자를 할만한 여유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고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긴 어렵겠지만...

근래 들어, 언론에서 이마롯쿠라는 단어로 국내 유통 시장의 경쟁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이마롯쿠는, 이마트, 롯데쇼핑, 그리고 쿠팡을 뜻합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신세계 그룹은 5.1%, 쿠팡은 4.4%, 롯데는 2.5%를 각각 점유한다고 하고요. 하지만 이제 앞으로 '이마쿠'와 '롯'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겁니다. 이에 따라 롯데는 국내 유통기업 중 정상의 자리를 다시 되찾기는커녕 빅 3의 입지마저 지키기 어려울 거고요.

물론 각자도생에 나선 개별 계열사들의 실적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은 롯데에겐 다행인 일입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롯데쇼핑의 이익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요. 롯데하이마트도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여전히 롯데의 저력은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롯데가 오히려 이번 위기를 토대로,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신세계 그룹의 과감한 수는 분명 의미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기도 합니다. 또한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변화엔 둔할 수밖에 없고요. 반면에 롯데는 최근 과감한 변화를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을 포기하고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기로 한 롯데면세점이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어려운 시기에는 의외로 롯데의 각자도생 전략이 빛을 발할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오랜 경쟁 관계였던 롯데와 신세계가 이제 온라인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왕좌를 향한 질주를 포기하지 않은 신세계와, 레이스에선 탈락했지만 대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롯데. 과연 이들 중 장기적으로 웃을 자는 누구일까요?

  
변신을 통해 세계 4대 패션기업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신용은 돈을 버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분명 비싸졌는데, 체감 가격은 내려갔습니다

환경 조성부터 큐레이션까지 완벽합니다

📣 알려드립니다!
       
      • 혹시 뉴스레터 뉴닉을 구독하시는 분들 계실까요? 뉴닉 채널 시즌2 베타 테스트에 제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뉴닉 채널은 양질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뉴닉 앱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이번 시즌은 7월 3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라 합니다. '기묘한 커머스 이야기' 채널에 참여하시면 뉴스레터는 물론, 엄선된 다양한 아티클과 영상들을 매일 1~2회 공유받으실 수 있답니다. 저는 늘 구독자 분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요. 이번 채널 운영이 조금이나마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외에도 꾸준히 다양한 방법을 테스트해 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릴게요🙏

      👉뉴닉 채널 바로가기
      (※뉴닉 앱 다운 시  이용 가능하다고 하네요)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뉴스레터가 정말 좋았다면,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