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가을, 겨울의 컨셉은 <대한민국 명인의 술>이다. 위 사진에서는 분량상 코스 메뉴만 소개했다. 실제 가게의 온라인 메뉴판 안에서 주류 메뉴로만 꽉 채운 화면을 적어도 5번 이상은 스크롤 해줘야 끝이 보일 정도로 술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청주, 약주, 증류주, 과실주.. 종류별로 10가지 이상의 술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무엇을 마실지 고민된다면, 원하는 취향과 가격대를 말씀드리면 된다. 사장님께서 입맛에 어울리는 술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에디터가 수많은 술을 제치고 선택한 메뉴는? 바로 탁주(막걸리) 코스. 전통주 코스 체험은 바 테이블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12가지 이상의 술들을 좋은 컨디션에 맛보기 위해, 바 테이블에서만 진행 가능하니 참고하시라. 굳이 코스 메뉴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단체 여행을 오거나, 혹은 술에 약하다면 1병 단위로 주문하거나 잔술로도 즐길 수 있다.

(※메뉴판은 NFC 태그를 해야만 볼 수 있기에 아날로그형 공책 방식에 익숙하다면 처음에는 약간 어색할 수 있다.)

2023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작.’ 타이틀만 봐도 거창한 이 술은 아주 부드러운 우유를 마시는 듯하다. 당도, 산도, 바디감 정도를 삼각형으로 표현한다면 그 안에서 동그라미로 그려질 정도. 그만큼 미슐랭 식당에서도 훌륭한 페어링 술로 사랑받고 있다.

약간 드라이하게 올라오는가 싶더니 끝에 미세한 당도와 탄산의 여운이 가볍 느껴진다. 완성도가 높은 술이다.

12종의 탁주를 사장님께서 제안하는 순서대로 차례대로 마셔보니, 이제야 전통주의 매력에 조금씩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여행이 끝난 후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술은 결국 재구매까지 해버렸으니까.

예전에 방문했던 전통주 바들이 나에게 ‘전통주는 이런 술들이 있어’ 하고 신세계를 열어준 것이라면, 이번 테이스팅 코스는 ‘너의 취향을 함께 찾아볼까?’라고 정겹게 물어주는 듯했다. 나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전통주 선발대회를 약소하게나마 열어본 기분이 들어 매우 뿌듯했다.

지금도 새로운 우리술이 탄생하고 있다. 별의 탄생과 죽음처럼 반짝했다가 사라지고, 또 어느 날엔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편의점 스테디셀러로 자리한다. 자신의 트렌디함을 알고 있는 듯, 같은 술이라도 사계절마다 맛도 달라지는 전통주. 도대체 이 술은 배움의 끝이 있긴 한 걸까? <반구절점>의 상호명 의미를 답변으로 제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반구절점이란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설명을 더 계속할 때 사용하는 문장부호입니다.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걸 의미하는 말로, 끝나지 않은 우리의 전통주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번 전주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더 있었답니다. 바로 모주 만들기 체험! 직접 막걸리에 약재와 부재료들을 넣어 끓인 한국식 뱅쇼의 개념인데요, 전통식 모주와 핑크 모주 둘다 만들어 보았답니다. 체험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걸렸어요. 직접 만든 술의 맛은? 달달하고 상큼한 장미향 모주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