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바꾸는 과정이 참 좋았는데요, 특히 인물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만화나 영화에서 과거나 미래를 엿볼 때 유체이탈 한 듯 하늘에 떠서 내려다보는 장면 있잖아요. 캐릭터에 이름을 부여하고 글을 쓸 때, 지금의 내가 시공간을 날아 캐릭터들을 하늘에서 관찰하는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나는 나니까 스스로에 대해 주관성을 배제하고 생각하기가 참 어렵잖아요. 그런데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순간, 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이 보이더라구요.
시나리오화 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서술할 때 행동이나 표정, 몸짓도 같이 써보라는 가이드가 있었어요. ‘화가 났다. 그래서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이런 식으로요. 제가 너무 오래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살아서인지 언어적 표현 외에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워크숍을 통해서 그걸 다시금 깨닫게 되어서 좋았어요.
이제는 제가 느끼는 기분이나 감각 외에도 제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게 되었어요. 단순히 ‘짜증나는구나’가 아니라 ‘어? 짜증을 내면서 손을 가만히 있질 못하네? 불안한가?’ 하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으로 인해 발현되는 행동을 관찰하면서 내가 어떤 심정인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해요. 이 연습은 앞으로 제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거나, 스스로를 돌보는 데 소홀한 분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프로그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