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날을 수 있을 듯한 밤이다

퍼줄거임 84호

2025년 7월 14일

안녕하세요, 퍼줄거임 기명균입니다. 지난주에 보내드린 메일 제목이 그대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습도가 많이 낮아져 상쾌한 여름 밤, 오늘은 요즘 제가 즐기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1. 청춘만화와 한걸음더

유튜브에서 '청춘만화' 라이브 영상을 우연히 본 뒤로 이 노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목만 보고 뻔한 노래일 것 같아서 지나쳤는데, 바로 그 뻔한 이야기에 빠져버렸습니다. 이 사람이 노래하는 방식은 가사와 상관없이 '청각적 쾌감'을 줍니다. (라이브를 보셔야 해요!) 물론 노래 가사도 참 좋은데요. 그 가사를 여기에 주절주절 써봐야 '뻔한 얘기 맞네'라는 반응만 돌아올 것 같으니... 링크를 걸겠습니다. 특히 이 무대는 마음 속에 든 생각을 그대로 꺼내놓는 느낌이라 여러 번 반복해서 봤어요.

그저께는 라디오에서 쿨 이재훈이 부른 '한걸음더'가 나와서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었어요.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라는 후렴 가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는 분명 이 가사에 뼛속 깊이 공감하는데 왜 이리 조급하게 살고 있는가, 천천히 걸어본 지가 언제였던가, 나는 왜 천천히 걷지 못하는가, 등등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쿨 노래를 듣고 싶어져서 옛날 무대 영상을 유튜브로 엄청 봤으니 그날 밤만큼은 몇 걸음 천천히 간 것 같기도 하고...)

2. 미지의 서울과 언내추럴

지난 레터에서 얘기한 <폭싹>과 <협상>처럼, 요즘도 두 편의 드라마를 번갈아 보고 있습니다. <미지의 서울>은 좋다 좋다 얘기를 하도 많이 듣고 시작해서 처음엔 '그 정도인가?' 생각했었는데... 강한 자극을 때려부어 눈을 붙드는 드라마가 요즘 워낙 많아서인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천천히 스며드는 이 드라마가 더욱 특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4화까지 봄)

<언내추럴>은 시체에 남겨진 '부자연스러운' 사인에서 힌트를 얻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일본의 수사극입니다. 제가 추리물을 워낙 좋아해서, 이런 드라마는 보다 끊기가 더 힘듭니다. 한편으로 '특별한 작품까진 아니네...' 이런 아쉬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유독 배우들이 대사를 잘 뱉어서 여기서도 종종 '청각적 쾌감'을 느낍니다.

3. 멍게의 맛

저는 주간지 <시사in>을 좋아합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파편화된 내용을 독자가 한 입에 먹고 소화하기 좋도록 정리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읽을거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저의 독서 1순위는 시사in이고, 기자분들이 간간이 펴내는 책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멍게의 맛>은 시사in 임지영 기자가 쓴 육아 에세이입니다. '두 딸을 키우며 생각한 것들'이란 부제처럼 문장이 담담한데요. 그 사이 '내향인의 개그 욕심'이 숨어 있어서 여러 번 웃으며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육아일기가 재밌으려면 더더욱 문장은 담담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쁜 아기 얘길 하다 보면 예쁘고 예쁘고 예쁜 얘길 자꾸 반복하게 되어 독자와는 조금씩 멀어지게 될 테니까요.

아내와 하나의 주제를 잡고 같이 글을 써보자, 는 얘길 하고 있는데요. 이 책이 '담담하면서도 유머있는 글'의 레퍼런스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연하지만 까먹기 쉬운 말이니까, 스스로에게 한번 얘기해주세요.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여러분은 요즘 무엇에서 즐거움을(혹은 슬픔을) 얻으셨나요? 같이 나눠요!

자네, 퍼즐 만들어볼 생각 있나?
원하는 단어를 살짝 알려주시면 제가 그 단어에서 시작한 퍼즐을 만들어볼게요! 특별히 좋아하는 단어나 좋아하는 노래, 좋아하는 과자, 덕질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 등 뭐든 좋아요.

1.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

2. 촉촉한 반숙란의 대명사.

3.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A. 이호수 in <미지의 서울>

B. 무상버스, 무상보육 등 파격적인 공약을 앞세운 뉴욕시장 후보.

C.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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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호부터 구독자 여러분께 피드백을 요청하고, 그 피드백을 뉴스레터에 담아도 되는지, 무슨 이름으로 담을지까지 물어봤는데... 그 피드백들을 어떤 식으로 뉴스레터 안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여전히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메시지는 잘 보관하고 있으니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뉴스레터에 담아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뉴스레터에 대해서도 의견 많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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