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말 순수하게 재미있다고 느낀 일본 장르물이었어. 야기라 유야, 카사마츠 쇼의 연기도 매력적이고, 연출, 촬영, 사운드 등 전체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높아. 마을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장막이 겹겹이 묘사되고, 그것을 하나씩 거둬가는 과정이 여러 입장에서 그려져 사건이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오랜시간 얽혀온 굴레를 벗어 던지기란 얼마나 힘든지, 또 그것이 어떻게 인간성을 좀먹는지 천천히 담아내고 있어. 결국 이 사건이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떠오르게 만드는 촘촘한 관계성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영리한 장치야. 막연히 나중엔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하는 나이브한 스릴러가 아니라서 좋아. 그리고 식인이라는 강렬한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 시골 마을의 폐쇄성이라는 점도 흥미로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현실적인 테두리안에서 풀어냄으로써 관객에게 공감 가능한 감정들을 자극하고 사건을 납득하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
안타까운 점은 이번 시즌이 끝이 아니라는 거야. 분명 시즌2로 이어져야하는 상황인데 찾아보니 시즌2 제작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어. 기사를 찾아보니 만약 제작된다 해도 2024년이 될 거라는 추측이 있어. ‘고토 가문’의 정체가 밝혀지는 그 너머의 이야기가 또 있는걸까? 이번 시즌은 그 시작을 담은 걸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시즌2 기다리지 말고 지금 바로 봐주면 좋겠어. 재미있어서 후루룩 봐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