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년차 기획자 뽁뽁입니다. 최근에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 분이랑 살짝 싸움이 있었습니다. 바로 피드백 때문인데요.저는 나름 기분이 상하지 않는 표현으로 열심히 피드백을 드렸는데 디자이너 분이 피드백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탓에, 결국 약간의 말다툼이 오갔습니다. 

저희의 싸움으로 인해 동료분들이 피드백을 주는 걸 껄끄러워 하는 환경이 조성될까봐 걱정입니다. 앞으로 회사에 피드백이 자유로운 문화로 정착하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유저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과 일상을 낯설게 보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기획자는 우리 비즈니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유저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제안을 해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유저의 목소리를 듣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끼리 추측하거나, 가정한 것은 대부분 틀릴 확률이 높아요. 우리 유저에게 직접적으로 묻고, 자주 듣고, 피드백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반영하는게 중요해요. 저는 잘 듣는 것만큼 중요한게 앞에 말한 1)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과 2)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 기획을 시작했을 때 ‘내가 만든 서비스 = 나’로 생각해서 서비스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보다 울컥한 마음이 먼저였어요. 그리곤 제 서비스를 대신해 대변을 했어요. “그거 우리도 다 계획이 있고, 우린 이런 상황이야!”라고. 서비스에 애정이 너-무 깊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결국 그런 피드백을 잘 듣고, 반영하기도, 흘려듣기도 했어야 하는데요! 요즘은 모든 피드백을 침착하게 잘 들으려고 해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건 모든 유저의 피드백을 다 반영할 수도 없고, 한 명의 피드백을 섣부르게 일반화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wants 이면에 숨은 needs를 발견해서 해결해주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 비즈니스의 우선순위, 개발/디자인 리소스, 임팩트 등을 고려해서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해요. 

결국 모든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고, trade off 이다 보니까 지금 무엇을 선택할 지 잘 판단해야하죠. 

마지막은 중요한 역량이라기 보다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상을 낯설게 보면서 영감을 수집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모든 콘텐츠, 사람들, 길거리 풍경, 자연, 공간에서 사소한 영감을 잘 캐치하고, 저장해두는 편인데요. 

기획을 하는 모든 순간에 영감이 엉키고, 섞여 좋은 산출물로 발현되더라구요! 그만큼 “귀여워”라는 말을 정말 자주 하는데 이게 참 유용해요. 일상의 귀여운 포인트들을 잘 저장해두고, 꺼내먹어 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디테일함을 녹여낼 수 있는 무기가 된답니다. 

지혜,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원래 다 그런거야”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흘려들을 줄 아는 큰 마음과 시야를 갖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