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레터지기 수월입니다.😊
올해도 장마 피해가 많은 여름을 지나고 있습니다. 님 계신 곳은 어떤가요? 부디 더는 힘든 장마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서로를 잘 챙기며 하루하루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울띵 주제는 ‘육아’예요. 저는 비혼에 무자녀지만 조카들을 너무 좋아해서 육아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결국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이 지금의 나를 형성했다는 것, 그래서 어른의 몸이지만 상처받은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럴 때 늘 기도하게 돼요. ‘세상 모든 아이와 부모가 마음껏 사랑받고 사랑하기를’ 하고요.
오늘 소울띵은 에니어그램 전문강사이자 남매둥이를 키우는 추교진 님의 이야기로 꾸려보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를 키우며 ‘현존 육아’를 실천하려 노력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글을 써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교진 님이 보내주신 글에는 그 과정 속에서 현존하는 방법을 찾아간 여정이 짧게 담겨 있습니다. 체험에서 터득한 고요, 거기에서 솟아나는 치유와 사랑의 에너지 덕분에 글을 읽는 동안 제 안에 잠들어 있던 사랑의 감각이 툭툭 깨어나는 느낌이었어요. 아이를 기다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에게 특히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나라는 경계가 사라지는 기쁨, 현존 육아


내가 세상의 전부인 듯 집중하는 까만 눈동자,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짓는 존재. 
‘아. 이게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조건 없는 사랑이구나!’

조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할 때, 사람들은 아이를 낳으면 알게 될 거라고 답했다. 아이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거라고. 
그런데 막상 내가 육아하며 경험한 조건 없는 사랑은 나에게서 아이로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가 나에게 먼저 주는 것이었다.

온 우주의 마음을 담아 나를 바라보는 듯한 아기의 눈빛! 그 눈빛은 내가 그 어떤 존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그 생경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에 가만히 머물렀다. 작고 통통한 두 손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소리, 집중하느라 뾰족 나온 작은 입, 방금 발견한 세상에 감탄하며 “오오! 아!” 하고 무언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음성.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장면은 선명해진다. 그 순간, 나라는 경계는 점차 희미해진다. 시끄럽게 떠들던 마음속 소리들은 잦아들고, 내세우고 있던 나라는 존재도 투명해진다. 아이의 영혼과 공명하고 있음이 느껴지고, 현재에 온전히 머무른다는 찰나의 감각을 느낀다. 고요하고 빛이 나는 순간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지금에 온전히 머무르는 감각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면서, 육아의 과정이 마치 명상과 같다고 느껴졌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지금 온전히 머무르는 순간. 평온하고, 고요하고, 자유로웠다. 군더더기 없이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소중한 아이에게 집중하고 공명하기를 선택한다. 나는 이것을 ‘육아 명상’이라고 이름 지었다.

아이가 몰입하는 것을 관찰하고, 곁에 있는 나를 관찰하고, 마음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관찰했다. 아이에게 말을 건넬 때는, 성대와 입을 통해 나온 음성이 귀를 타고 들어가는 감각을 가만히 느껴보았다. 그러다 보면 말도 행동도 여유로웠다. 아이와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라며 특별한 것을 자아내려 하지 않아도 평온하고 따뜻했다.

물론 마음이 분주해지고,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울고, 보채고,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평소 같으면 안아주고 다독였을 상황인데도 이런 날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았다. 힘들어도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터질 것 같은 마음의 소리, 불편한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아이들에게 쏟아부을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없이 우울해서 무기력해 있다가, 남은 힘을 긁어모아 다시 의지를 다지면 펼쳐진 상황이 엉망진창인 것 같아 조급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조급함과 화의 끝은 나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엄마가 되길 간절히 바랐는데. 너 뭐 하는 거야? 이거밖에 못 해?’ 시리도록 날카로운 말을 마음에서 끝없이 되풀이했다.

미처 흘려보내지 못한 생각과 감정에 영혼이 잠식당한 느낌. ‘이런 상태는 언제 마주하게 되는 걸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내 생활 패턴을 관찰해본 결과, 공통점이 있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거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배를 채우거나, 이어폰을 끼고 의미 없는 소리를 듣고 있거나,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을 때 무시하는 순간들이 며칠 쌓이면 이런 상태에 다다랐다. 결국 몸과 마음 돌보기를 소홀히 하면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몸은 아이들 곁에 있지만, 마음이 시끄러워 아이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정신이 멍하거나 날이 서 있는 내 상태를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엄마인 나의 컨디션을 예민하게 느꼈다.

몇 번의 경험 끝에, 평온한 육아를 위한 리추얼을 만들었다. 새벽, 내적 침묵을 위한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내 안의 목소리를 독대하기 위해 좋아하는 조명을 켜고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를 천천히 관찰했다. 그러다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노트에 적었다. 이 시간을 며칠 건너뛰면, 복잡하게 뒤섞인 시끄러운 소리가 올라오는 것을 한참 관찰해야 했다.

새벽 리추얼 끝엔 마음이 고요해졌고, 고요함 속에서 빛이 새어나옴을 느꼈다. 깊은 내면과 연결된 감각은 나라고 규정짓는 경계를 희미하게 했다. 이런 고요함은 부모로서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 분주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 아침을 맞이한 아이에게 “잘 잤어? 보고 싶었어!”라며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안아주는 것,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을 함께 먹는 것, 아이가 입을 오므렸다 폈다 정성스레 표현하는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옷 입는 걸 곁에서 지켜보다 아이를 간지럽히며 같이 뒹굴뒹굴하는 것과 같은 사소하게 느껴지는 순간 오롯이 함께 머무르는 것. 이런 순간마다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조건 없는 사랑을 느끼며, 현존의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에게 받기를 원했던 사랑을, 아이와 함께하며 비로소 느끼는 충만한 일상. 그 안에서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기억들도 치유되어 간다. 부모로서의 삶은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 영적 경험이자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게 한 소중한 여정이다.
추교진
내면의 빛과 어둠을 만나며, 일상의 평온한 지점에 머무르는 삶이 비로소 가능해졌다. 2008년부터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고 실천했으며, 강의하고 글을 써왔다. 교사이자 남매둥이의 엄마로,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삶을 지향한다. 저서로는 《나는 왜 이런 성격일까?》(공저)가 있다.

지구라는 별에 태어날, 그리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님의 이야기가 있나요?

추교진 님의 추천 도서📚

📕 우주가 사라지다
(개리 레너드, 이균형 역, 정신세계사)


괴로움에 허덕일 때 삶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네 가지 관점을 안내하며, 순수 비이원론에 대해 소개합니다. 특정 관점을 유지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지만, 분별하는 삶으로 고통스러울 때 에고로부터의 자유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놀라울 만한 이야기를 대화체로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깨닫고 관점을 바꾸게 되었기에, 삶의 무게로 힘들어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에크하르트 톨레, 최린 역, 센시오)


에크하르트 톨레의 메시지를 쉽고 명료하게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고통과 동일시되었음을 느끼거나 이 순간과 단절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이 책을 집어듭니다. 어디를 펼쳐도 본질을 꿰뚫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으며, 현존의 감각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에 소개된 방식대로, 저는 오래된 테이프처럼 반복되는 생각의 패턴을 관찰했고, 관찰하는 힘을 기르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특별한 순간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 수행과 현존의 감각을 느끼는 길을 안내하는 고마운 동반자입니다.
※ 표지를 클릭하면 자세한 책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 추천

엄마는 아기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영화 <소울> 보셨나요? 영혼들이 무척이나 설레는 얼굴로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고대하며 준비하는 장면이 펼쳐지죠. (물론 주인공 영혼은 처음엔 싫어합니다만)
영혼들은 왜 세상에 왔을까요? 왜 엄마를 선택해서 태어날까요? 일본 산부인과 의사인 이케가와 아키라는 2~5세 아이들에게 엄마 배 속에 있었던 일을 물어보고, 그 기록을 정리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오랜 기간 해왔습니다. 아이들은 태내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도 하고, 태어날 때의 일을 기억하기도 해요(소울띵에 글을 써주신 나비연 님도 탄생 기억을 들려주셨지요).
아이를 키우시거나 아이를 기다리시는 분들, 그리고 그냥 아이가 좋으신 분들 모두에게 감동적인 인터뷰 영상이 될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보세요! (다음 후기에 혹 태내 기억, 탄생 기억을 하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영성 시

너를 안아도 될까?

@ Isaac Quesada, Unsplash

오늘 영성 시는 미국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브래드 앤더슨이 쓴 시입니다.
육아 특집이니만큼, 오늘의 영성 시도 부모의 시선을 담은 시로 골라봤어요. 
시를 옮기는데 눈물이 뚝뚝 흘렀어요. 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는 이미 끝난 옛 드라마를 참 오랜 시간 붙들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저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봤을 어느 한 순간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떠오르면 좋겠어요.
그 사랑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은 채 자리하고 있을 테니까요.
너를 안아도 될까?
네가 다 자라기 전에 한 번 더.
그리고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될까?
네가 언제나 알 수 있게.

너의 신발끈을 한 번 더 내가 묶게 해 줘.
언젠가는 너 스스로 묶겠지.
그리고 네가 이 시기를 회상할 때
내가 보여 준 사랑을 떠올리기를.

네가 옷 입는 걸 도와줘도 될까?
내가 너의 고기를 잘라 줘도 될까?
네가 탄 수레를 끌어도 될까?
내가 선물을 골라 줘도 될까?

어느 날, 네가 나를 보살필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지금은 내가 널 보살피게 해 줘.
나는 네가 하는 모든 작은 일들의
일부가 되고 싶어.

오늘 밤 내가 너의 머리를 감겨 줘도 될까?
욕조에 장난감을 넣어도 될까?
너의 작은 열 개 발가락을 세는 걸 도와줘도 될까?
너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전에.

네가 야구 팀에 들어가기 전에
너에게 한 번 더 공을 던져 줘도 될까?
그리고 한 번 더 너의 곁에 서도 될까.
네가 넘어지지 않게?

우리 한 번 더 우주선을 타자.
주르라는 행성까지.
골판지로 만든 우리의 로켓이
더 이상 우리 몸집에 맞지 않을 때까지.

네가 산을 오르는 걸 도와주게 해 줘.
등산하기에는 네가 아직 너무 작을 동안만.
너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주게 해줘.
네가 어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동안만.

나는 그날이 올 걸 안다.
네가 이 모든 일들을 혼자서 할 날이.
네가 기억할까. 내 어깨에 목말 탔던 걸?
우리가 던진 모든 공들을?

그러니까 내가 널 안아도 될까?
언젠가 너는 혼자서 걷겠지.
나는 하루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 네가 다 자랐을 때까지.

《마음챙김의  시》(류시화 엮음, 수오서재) 수록 시  

답장을 나눠요✨

⭐ 오늘 처음 받아봤는데, 정말 좋네요! 왜 진작 몰랐을까요~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 좋네요.^^ 새롭게 알게 된 책들도 좋고, '까봐'라는 단어. 정말. 와닿고 좋아요. 평소에 불안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지만, '남들이 뭐라고 할까봐' 엄청 신경 쓰고, '아들을 제대로 못 키울까봐' 걱정하는 제 모습도 깨달았습니다.

⭐ 우리의 인생은 희노애락이다. 이것이 윤회이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무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 땜빵글이시지만^^;(45번째 편지) 지난 주말 구독하고 나서 몇 개 읽어본 글 중 가장 깨달음을 주네요. 부족한데 저에게 함께해주는 그들에게 늘 작은 선물이라도 해주는 걸 좋아하고 또 표현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또 다른 나로 내 안에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그들 대하듯 나에게도 해주어야 한다는 걸… 늘 잊고 사네요. 글 내용처럼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그들을 더 투사하게 되니 말이죠. (이 문장의 속 말을 여러 번 읽어보게 되네요) 비 오는 화요일, 조금 나아진 내 마음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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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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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울 일지]는

님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가족, 친구, 연인, 일터에서 겪은 일 등 살아가면서 겪은 다양한 일을 통해 내면을 살피며 알게 된 크고 작은 깨달음 이야기,
마음공부를 하며 겪은 소소한 생활 속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다음 소울띵은 2024년 8월 8일 목요일에 발송됩니다!
오늘 소울띵, 어떠셨어요?
여러분의 의견은 소울띵이 무럭무럭 자라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정신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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