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 2025
"옷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냅니다. 제작한 사람보다 입는 사람의 가치관을 통해 만들어지죠." 매거진 <B> '유니클로' 이슈에서 야나이 다다시 회장과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옷을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일상을 담는 그릇으로 정의하는 유니클로는 매 시즌 거의 모든 제품을 다시 손보고 다듬으며 ‘궁극의 일상복’에 다가갑니다. 편안함과 기능성, 시대를 반영하는 감각까지, 작은 변화를 쌓아올려 더 나은 옷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유니클로는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어도 매장을 다시 찾게 하고, 이미 가진 옷도 새삼 돌아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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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다시 만난 유니클로는 북미 진출 20주년을 맞아 '라이프웨어 LifeWear'가 지향하는 가치와 앞으로의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었어요. 행사에서는 매 시즌 1%의 개선이라도 멈추지 않는 집념, 때로는 과감한 전환을 시도하는 용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레터는 옷이라는 일상적인 매개를 통해 삶의 방향을 이야기하려는 유니클로의 고민과 태도를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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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랩의 수장 존 C 제이
📸 Hayato Noge, Uniqlo
ON THE SCENE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라이프웨어 데이' 현장
📸 Uniqlo, Shinoh Jeong
MUST VISIT
유니클로가 추천하는 뉴욕 디자인 스폿
📸 Shinoh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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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C 제이는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랩(Global Creative Lab, 이하 GCL)의 수장입니다. 세계적인 광고 에이전시에서 커리어를 쌓던 그는 1999년, '모두를 위한 캐주얼'의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전설의 후리스 Fleece 광고를 기획하며 유니클로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2015년부터는 유니클로에 공식 합류해 브랜드의 다양한 문화 사업과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고 있죠. 그가 패스트 리테일링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총괄한지 10년이 되는 시점에서, 유니클로가 여러 캠페인을 통해 강조하는 '라이프웨어' 철학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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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of Global Creative, Fast Retailing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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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유니클로의 북미 진출 20주년이자, GCL의 수장으로 유니클로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온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GCL이 정의해온 '라이프웨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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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라이프웨어를 '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라이프웨어 컬렉션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죠.(웃음) 라이프웨어는 옷은 물론, 여러 문화 캠페인 등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위해 유니클로가 만들고 고민하는 모든 것을 포괄합니다. 일종의 철학이죠. 중요한 것은 라이프웨어가 ‘Made for All(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양한 문화, 취향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삶을 존중한다’는 뜻이죠. 모두에게 오래도록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유행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라이프웨어를 '급진적(radical)'이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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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웨어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인 만큼,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그 철학을 이해시키는 것 역시 주요한 과제일 듯합니다. GCL에서는 어떻게 라이프웨어 철학을 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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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흐름은 결국 사람들이 맺는 관계와 사회에서 비롯합니다. 트렌드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무엇이 유행하는가'보다 그것이 '왜 유행하는가'에 주목합니다. 라이프웨어 역시 각 지역의 삶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과 연결되는 방식 중 하나로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술 역시 사람의 정신과 삶이 고스란히 담기는 매개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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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니클로는 ‘Art for All’ 캠페인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대중과 예술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와 협업할 아티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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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스 Kaws를 예로 들어보죠. 그는 전통적인 예술의 틀을 깨면서도 대중에게 깊이 있게 다가갑니다. 단편적으로 풍선으로 된 거대한 조형물을 도심 곳곳에 전시해 일상 속 휴식의 순간을 마련하는 '카우스 : 홀리데이 Kaws : Holiday'는 예술에 무관심했던 사람들까지 끌어들인 사례로 꼽히죠. 이처럼 유니클로는 예술성을 가지면서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Artist in Residence' 프로그램을 통해 아직 주목 받지 않은 전 세계 아티스트들과도 협력하며 문화의 접점을 더 넓혀 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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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닉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대중에게 예술 경험을 확장하는 효과가 분명하다면, 인지도가 낮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어떤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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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얘기한 것처럼 라이프웨어 철학에는 지역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진 아티스트는 자신이 기반한 지역 문화와 유니클로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저에게 큰 즐거움이기도 하고요.(웃음) 처음 진행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는 유니클로의 오랜 파트너 카우스가 함께합니다. 그는 수년간 신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수집하고, 그 컬렉션으로 뉴욕에서 대규모 전시를 열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인물입니다. 이번 캠페인에서도 탁월한 안목을 보여줄 거라 기대합니다. 그의 첫 번째 활동은 10월, 아시아에서 만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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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스 같은 아티스트나 로저 페더러 같은 운동선수라면 선한 영향력을 전하기 위해 NGO와 협업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유니클로와 함께한다고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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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NGO와 유니클로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태에는 차이가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같습니다. 이미 '히트텍 기부 프로젝트' 같은 여러 캠페인을 통해 취약 계층을 지원하고 있고요. 오히려 NGO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면, 유니클로는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와 여러 인물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도 그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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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유니클로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더 나은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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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작은 개선만으로도 삶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죠. 캐시미어와 히트텍을 결합해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한 것도 그 예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일상은 옷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운동선수와 함께 활동적인 삶을 전하거나, 예술을 통해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더 깊이 느끼며,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일상을 확장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더 나은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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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북미 진출 20주년 기념 라이프웨어 데이 LifeWear Day 행사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이하 모마)에서 열렸습니다. 첫 미국 매장이 자리했던 5번가와 맞닿은 이곳은 10여 년 넘게 유니클로와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예술의 대중화’라는 가치를 함께 실천해온 특별한 무대이기도 하죠. 예술과 기술적 경험이 교차하는 행사를 통해 유니클로가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가는 동력을 다시금 되짚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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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모마에서 펼쳐진 예술과 기술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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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과 16일, 모마가 운영시간 전후를 오롯이 유니클로를 위해 개방했다. 평소 전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던 1층은 그날만큼은 유니클로의 '패션과 기술 실험실'로 변모했다. 티켓 라운지에서 군드 로비 Gund Lobby로 이어지는 공간에는 2025 F/W 컬렉션이, 옆에는 유니클로의 기술 파트너 도레이 Toray의 체험존이 자리해 관람객들이 원단을 직접 만지며 기능을 시험했다. 이어 16일에는 UT 협업에 쓰인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의 원작을 감상하는 특별 투어가 더해지며 옷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예술로 번져 나가는 경험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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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의 철학에 공감하는 앰버서더가 각자의 스타일과 의복에 대한 가치관을 나누는 대담은 라이프웨어 데이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다. 이번 대담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 Clare Waight Keller가 진행을 맡고, 글로벌 앰버서더인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Roger Federer 와 배우 케이트 블란쳇 Catherine Blanchett이 패널로 함께했다. 지난 8월 새롭게 앰버서더로 합류한 케이트 블란쳇은 "잘 만들어진 옷이 사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좋은 품질의 의복은 모두의 것"이라며 유니클로와의 가치적 공명을 드러냈다. 또한 "평소 내구성 있는 클래식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하고, 입지 않는 옷은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자연스러운 순환을 좋아한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옷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페더러는 "운동선수로서 완벽을 추구하지만 모든 것이 유동적이어서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 내 모습이 유니클로도 새로운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태도와 닮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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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S & VISION
야나이 회장이 전하는 유니클로의 저력과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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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체제를 표방하던 많은 기업들이 흔들리는 요즘, 유니클로는 창립 40주년과 북미 진출 20주년을 연이어 맞이하며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매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를 움직이는 두 축, 예술과 기술, 그리고 그 너머를 향한 비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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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패션은 모두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잘 지은 옷 한 벌이 우리의 일상을 편안하게 하듯, 예술은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고 풍요로움을 더하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공통점이야말로 유니클로가 의복을 넘어 예술을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히트텍이나 에어리즘 AIRism 같은 혁신적 소재를 만들어낸 도레이는 라이프웨어의 숨은 주역입니다. 소재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우리가 옷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결국 착용감입니다. 그 착용감은 소재에서 비롯하죠. 유니클로가 말하는 ‘더 나은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힘, 그 출발점이 바로 기술력에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전략은 전 세계의 장점을 옷 안에 담아내는 데 있습니다. 일본의 뛰어난 섬유 기술과 동남아시아의 효율적인 생산력, 유럽의 세련된 감각, 그리고 미국 캐주얼웨어에서 엿보이는 실용성까지. 이 모든 장점을 엮어 전 세계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옷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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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man & CEO, Fast Retailing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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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C 제이가 추천한 뉴욕의 공간부터 아이코닉한 작품의 티셔츠를 만날 수 있는 스토어까지, '더 나은 삶’을 제안하는 브랜드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뉴욕 디자인 스폿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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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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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 구겐하임(Solomon R. Guggenheim Museum)과 함께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까지 이어지는 공간에는 현대미술을 다룬 상설전과 동시대 예술을 조망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전시장을 오가는 계단에서 바라다 모이는 허드슨 강과 브루클린 전경은 휘트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존 C 제이가 추천한 크리스틴 선 킴 Christine Sun Kim의 'All Day All Night' 전시는 9월 28일 막을 내리지만, 앤디 워홀 Andy Warhol,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장 미셸 바스키아 Jean-Michel Basquiat 등 거장들의 소장품 전시는 상시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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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마 디자인 스토어 MoMA Design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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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의 전시는 보지 못해도 디자인 스토어만은 꼭 들른다는 사람이 많을 만큼 큰 인기를 자랑하는 곳이다. 브라운 Braun, 아르텍 Artek 등 다양한 디자인 오브제를 만날 수 있고, 전시장에서 본 작품을 핀이나 엽서 같은 굿즈로 소장할 수 있어 늘 방문객으로 붐빈다.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폴 고갱 Paul Gauguin 등 거장들의 아트워크가 프린트된 유니클로 UT도 만날 수 있다. 모마 UT 컬렉션은 매 시즌 새로운 작품과 협업하기 때문에 계절마다 하나씩 모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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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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