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레터에서 소개한 제이디 차 작품에 대해서는 '한국적이다'(64.3%)는 의견이 약간 많았습니다. 사실 양자택일을 꼭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의견을 묻기 위해 보기를 제시해드렸는데요. 기타 의견으로 '한국의 신화를 범국가적으로 해석해가는 느낌'이라는 흥미로운 답변이 있었습니다.
😁: 지난 뉴스레터를 보고 보내주신 의견을 소개합니다.
🔸실질적으로 중심을 차지하는 그림만큼이나, 프레임에 시선이 갔습니다. 한국의 고유한 퀼트 보자기나 색동 저고리를 연상케 하는 정겨움이 있어서요. (...) 감상에 있어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까요? (...)타문화권에서는 이 그림들을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다양한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서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작가들의 과제가 무엇일까요? 이번 기사 읽고서 질문이 많아지네요.
👉다양한 질문 감사드립니다 :) 감상에 있어 필요한 지식에 관한 의문은 미술을 접하면 꼭 한번쯤 갖게 되는 생각인듯 합니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도 애호가들은 배경과 경험을 기반으로 감상하듯, 시각 예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내가 가진 경험과 인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볼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작품에서 뭐가 보이는지에 따라 나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기보다, 이렇게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를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어머니의 나라를 의식하면서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분명 한국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듯. 바리공주 등을 차용한 것은 작가 자신에겐 색다른 체험이었을테지만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그닥 신선하지는 않은 자기 비유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인 관객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공감을 끌어낼 강점이기도 할 듯합니다. 그런데 사실 한국적이고 이국적이고 하는 판단은 작가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관객에게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 않을까요? 국적을 떠나, 색감과 그림 속 인물 모두 강렬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도 구구절절 공감되는 의견이네요. 공감과 신선함 사이의 줄타기를 작가라면 늘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박사 과정 생의 입장에서 오늘 레터는 앞으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들면서도 용기를 줍니다. 제가 공부하는 분야의 뛰어난 학자들을 보면 그 때 그 때 유행하는 주제를 연구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연구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자신만의 시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개인적인 신화'를 창조하기에 이릅니다."라는 표현과 겹쳐 보였습니다. 미래가 어떨지 알 수 없는 박사 과정 생의 불안함을 인정하는 과정에서도 갑옷이 생기고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레터 감사드립니다.
👉박사과정 중이시라니 응원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통해 힘을 얻으셨다니 저도 기쁘고 힘이 나네요 :) 삶의 많은 과제들에서 '나만의 시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저도 많이 하고 있답니다. 보람 있는 연구 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소라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한국 or 캐나다? 김민기자님이 의도적으로 언급을 안하신듯...^
👉제가 일부러 누락한 것은 아니고 분량상...빠졌습니다 ㅎㅎ. 소라는 작가가 말하길 제주도에서 발견하고 신기해했는데, 제주도민들은 매일 보는거라 별 관심이 없어했던 것이 흥미로워 선택했다고 합니다. 또 '집'을 의미한다는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고 하네요.
🔸제이디 차가 이국적인 한국인으로 느껴졌을지 한국적인 외국인으로 느껴졌을지에 따라 작품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기자님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셨는데 어떻게 느껴지셨어요? 그리고, 암모나이트와 구미호들에 둘러싸인 거대소라 모자를 쓴 소녀의 모습인 대구의 딸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인지 궁금해요. (felix)
👉제가 만났을 때는 우선 언어의 장벽 때문에...외국인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제이디의 말대로 '한국에선 외국인, 캐나다에선 아시아인'이라고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구의 딸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저는 제이디의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 이밖에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