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해? 물론 우리 모두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성탄절,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데서 비롯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지. 그렇다면 우린 성탄절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

  예전엔 크리스마스(이브)를 아주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어. 꼭 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고 그날을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일정을 준비했는데, 글쎄... 이번 크리스마스엔 이상하게 그런 마음이 없더라고.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보다는 늘어져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든건가...'라는 우울한 생각도 들었지. 그런데 너무 신기한 건,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갈 줄 알았던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가 최근 몇 년 동안의 크리스마스 중 손꼽히는 날이 되어버렸어! 내가 힘써서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말야.   

 그.래.서, 내가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지 않아? 내가 지금부터 설명해줄게! (궁금하지 않아도 들엇!)

 내가 요즘 '짠테크(아끼고 아끼는 재테크?)'를 실천중인데, 그동안 특별히 많이 썼던 게 아니라 그런지 더 어렵더라? 원래 매일 아침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사들고 회사 내 자리에 앉아 한 모금 하는게 하루의 중요한 '낙'이었는데, 그걸 못하니깐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고. 좋아하는 짭조름한 과자도 못먹고 택시도 못타고...나중엔 '이거 티끌모아 티끌아냐?'라는 생각이

듬뿍(?)...

 그런데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역앞에서 붕어빵 파는 곳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팥붕어빵이랑 슈크림붕어빵이랑 탐스럽게 놓여있었는데, '아 이건 솔직히 나를 위한 선물이다' 하고 바로 사버렸지. 

 오늘 붕어빵 사들고 집에 오니깐 편지 한 통이 놓여있었어. 크리스마스라고 후원 아동으로부터 편지가 온 거야. 몇년 전부터 월 정기 후원으로 매달 얼마씩 후원 아동에게 보내고 있는데, 가끔 이렇게 그 친구가 직접 쓴 편지가 날아와. 맨 처음 후원했을 때 받은 사진은 완전 애기였는데 이젠 저렇게 글도 쓰고 양치도 배운다고(ㅋㅋ) 알려주기까지 하네ㅎㅎ

 난 내가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있다가도 이렇게 편지가 날아올 때면 뿌듯한 마음과 함께, 더 관심갖지 못했음에 미안한 마음도 함께 들어. '더 큰 사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는데 이런 때가 바로 그런 순간이야. 나누러 갔을 때 오히려 받는다고, 나눌 때 더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