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11.11 | 675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미라클러님의 가장 가까운 곳, 그곳에는 지금 누가 있나요. 


즐거운 주말입니다. 그리고 상술의 끝판왕, 11월 11일 '빼빼로데이'이기도 합니다. 


상술의 날인 빼빼로데이와 함께 즐거운 주말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썸남 썸녀와,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혹은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셨나요. 


주말 아침부터 이 녀석이 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상술의 날인 빼빼로데이를 맞이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레터를 준비해 봤습니다. 빼빼로를 주고받으며 전달하고픈 마음, 바로 그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움직이는 ‘과학’의 이야기에요. 


마음(실제로는 뇌)이 콩닥콩닥하는 ‘사랑(실제로는 뇌의 호르몬)’을 하고 계신가요? 썸남 썸녀의 마음을 요동치게(과학) 하고 싶으신가요. 어렵게 얻은 상대방의 마음, 지키고 싶으신가요(과학). 


이를 과학으로 설명하는 재미있는 방법들을 추려 봤습니다. 재미있게 준비한 레터지만 누군가는 꼭 요긴하게 사용하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해 볼게요😄.


아참, 이미 결혼해서 썸남, 썸녀가 없으시다고요? 결혼하신 분들을 위한 ‘사랑의 과학’도 마지막에 준비했습니다. 그럼 미라클러님 모두가 아름다운 사랑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사랑의 시작, 첫인상
  2. 사랑의 출발, 마음을 흔들어라
  3. 미남미녀가 아니라면... 뇌를 공략해라
  4. 사랑에 빠진 뇌, 마약에 빠진 뇌
  5. 사랑은 아파
  6. 행복한 결혼생활은 대화, 대화
  7. 한줄 사랑 브리핑
다가가세요. 큐피트는 과학이 던져줄게요!<사진=미드저니>

사랑의 시작, 첫인상🧓

카페에서 일하는 그녀는 항상 웃는다. 내게 말할 때도 항상 웃는다. 친절하고 착해 보인다. 설렌다. 나도 안다. 남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명제. “그녀는 내가 좋아서 웃는 게 아니다.” 이러한 남자는 전 세계에 가득하다. 무려 1982년 연구에 따르면 이성에게 호감을 보였을 때, 이를 착각하는 경우는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논문).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1995년 연구도 눈에 띈다. 여성과 남성이 만나고 있는 사진을 보고 해석을 하는 실험이었는데, 많은 남성이 “사진 속 여성이 남성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여성은 반대였다. 최근 실험에 따르면 여성은 “친근감의 신호를 남성들은 호감으로 받아들인다”라고 토로했고 거꾸로 남성들은 “호감의 신호를 친근감으로 잘못 받아들이더라”라고 했다(기사). 


진화론적인 설명부터 시작해 다양한 해석이 뒤따르고 있는데,  ‘호르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성의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이러한 ‘친’ 사회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다. 하여튼, 난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었다. “저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아. 저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아.” 이 땅의 모든 남자들이여, 명심하도록.  


첫인상, 첫인상, 첫인상... 무엇보다 중요한 첫인상

요즘 동호회에 빠지지 않고 간다. 힘들어도 간다. 그곳에 ‘내 스타일’의 여성이 신입 회원으로 들어와서다.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다. 그래서 난, 웃기 시작했다. 


그녀와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 어쩌다 눈이 마주쳤을 때,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직장 상사의 인중을 때리고 싶을 때도 난 웃는다. 괜히 이러는 게 아니다. 이유가 있다. 


코넬대의 연구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55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4명의 여성 사진을 보여줬다(기사). 4명 중 한 명의 여성만이 사진 속에서 밝게 웃고 있다. 참가자들에게 사진을 보고 느낀 호감도를 측정했다.


당연히 웃는 사람의 호감도가 높았다. 그리고 1~6개월 이내에 두 사람을 ‘몰래’ 만나게 했다. 처음 사진을 봤을 때 느꼈던 호감도는 만남으로 이어진 상황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첫인상이 좋으면 그만큼 이 사람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정적 인상을 바꾸려면 피곤해...

확실한 건, 첫인상이 나쁘면, 이후 관계 개선이 힘들다는 것이다. 역시 코넬대의 연구인데, 200명의 사람에게 한 남성이 잘못한 행동을 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사람이 없는 집에 몰래 들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이 남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돼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기사). 


이러한 인식을 바꾸려면 해당 장면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뒤따라야 했다. 즉 “이웃집에 사는 사람이 이 남성의 부모님 집이라 스스럼없이 집을 드나든다”와 같은 설명 말이다. 


가령 내가 힘든 얼굴,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날 본다면, "쟤는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이를 바꾸기 힘들 것이다. 바꾸려면 “아, 그때는 제가 회사에서 상사에게 크게 혼이 나서, 원래 안 그런데 그날따라 그랬네요. 저 원래 안 그래요. 웃어요. 하하하…” 와 같은 해명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냥 그녀 앞에서는 웃자. 그게 낫다. 

1994년 개봉한 영화 '스피드'를 아시나요.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블록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해결해 나가다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떨림을 함께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이러한 떨림이 오래 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년 뒤 개봉한 영화 스피드2에서 샌드라 블록은 다른 사람과 사랑을... <사진=다음무비>

사랑의 출발, 마음을 흔들어라🧓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와 우연찮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동호회 사람 4명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2명이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오지 못한다고 했다. 기회다.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흔들다리 효과’ 밖에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흔들다리 효과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떨림'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가 실제 실험으로 확인했는데, 실험은 간단하다.


남성에게 흔들리는 다리와 견고한 다리를 건너게 했다. 그 다리의 중앙에서 여성이 설문조사를 한다며 말을 걸도록 했고 “결과 알고 싶으면 전화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흔들다리를 건넌 남성 18명 중 9명이 여성에게 전화 했는데, 흔들리지 않는 다리를 건넌 남성 16명 중에서는 단 2명만이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실험 영상).


이유는 간단하다. 다리가 흔들리면서 발생하는 ‘떨림’을 이성에 대한 매력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인간은 나약하면서 단순하다. 상대에게 반해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는, 무서운 것을 볼 때,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와 같다. 위기를 모면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영화 속 설정도 같은 이유다. 


단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은 매운 음식을 먹는 것도. 그녀를 만나면 스릴러 영화를 보러 가자 해야겠다. 영화를 보면서는 ‘카라멜’ 팝콘을 먹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약간 매운 음식을(물론 그녀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 뒤에는 디저트로 초코 케이크를 골라야지. 


아참. 차가운 음식보다는 따듯한 게 좋다. 특히 ‘첫’ 데이트일 때는(연구). 체온이 따뜻해질 때, 우리는 남에게도 따듯하게 행동한다. 사랑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위 사진은 AI 그리기 툴, 미드저니가 만든 나라별 가장 매력적인 남자와 여자의 그림입니다. 위는 '시리아', 아래는 '스페인'이에요. 얼굴이 대칭으로 보이시나요. <사진=미드저니>

미남 미녀가 아니라면... '뇌'를 공략해라👩


어쩔 수 없이 동호회 남자와 영화를 봤다. 항상 웃는 사람이라 ‘바보인가’라고 생각했던 남자다. 단둘이 영화를 보게 됐는데 스릴러를 보자고 하더라. ‘흔들다리 효과’를 노리는 것일까. 어라? 카라멜 팝콘을 사네? 매운 거 좋아하냐고? 밥 먹고 케이크 카페에 함께 가자고? 순진하긴. 너무 티가 난다. 받아들일 수 없지. 케이크는 싫다고 했다.


이 남자의 외모는 평균 이하다. 평균이 뭔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다. 잘생긴 외모, 예쁜 외모의 특징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미의 기준은 ‘대칭’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 기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기사)!


즉, 데칼코마니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얼굴이란다. 비대칭이 있어야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다. 흉터나 점, 여드름 등이 없는 백옥같은 얼굴에도 우리는 ‘괜찮다’고 느낀다. 


진화 어쩌구 저쩌구 하는 해석이 있는데 이는 너무 어렵다. 뒤져보니 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기사). 한 연구진이 사람의 머리에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씌운 뒤 여러 사진을 보도록 했다.


그 사진에는 매력적인 사람의 얼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얼굴, 침팬지 사진 등이 담겼다. 결과는 흥미롭다. 우리 뇌는 침팬지보다는 사람을 봤을 때 신호 처리가 빨랐다.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력적인 얼굴을 봤을 때, 뇌에서 이를 처리하는 신호가 그렇지 않은 얼굴 사진과 비교해서 더 빨랐다. 


즉, 매력적이지 않은 얼굴을 봤을 때 우리 뇌는 미세하지만 처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데칼코마니가 아니라서 그럴까. 그리고 이 신호 처리가 잘생기고, 예쁘고를 결정한다. 


미녀가 아닌 나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다가간 적이 있다. 앞선 연구에서 인간의 뇌는 침팬지보다 사람의 얼굴을 빨리 처리했다. 익숙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침팬지보다는 예쁘잖아. 


상대가 내 얼굴을 익숙하게 만들면 뇌의 신호 처리가 빨라질 것이고 조금씩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론은 하나. 자주 보면 된다.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마주치고 또 마주치고, 만나다 보면 어느덧 상대의 뇌는 내 외모에 익숙해질 것이고 신호 처리가 빨라질 것이다. 외모만 익숙해지면, 이제 그 너머의 것을 상대방은 보기 시작한다. 세 번은 만나보라는 어른들의 말이 틀린 거 하나 없다. 


‘카톡’ 오! 그 남자에게서 카톡이 왔다. 이 남자, 생각보다 괜찮…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이 남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입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위가 활동이 증가한 곳이에요. 이는 마약에 중독된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부위는 뇌에서 보상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도파민을 분출,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고통 역시 덜 느끼게 되고요. <사진=피셔 외>

사랑에 빠진 뇌, 마약에 빠진 뇌👩

그의 고백을 받아줄까 말까 고민했다.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닌데, 착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듯 했다. 숙맥이었고 순박해 보였는데, 어디서 들은 것은 있었는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사귀자고 했다. 그는 평소보다 떨고 있었다. 


이 남자는 나를 만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자신이 잘생기지 않았음을 알았기 때문일까. 우연을 가장해 내 직장 앞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외근이 있어서 나왔다고 하는데, 그 시간은 밤 10시였다고요. 그렇게 인사를 하고 30초 만에 사라졌다. 쿨한 모습을 보이려는 거겠지. 


영화를 본 이후 몇 차례 만났다. 그는 내게 다양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을 알고 있었다. 바로 ‘사랑에 빠지기 위해 필요한 36가지 질문’이다(기사).


이 질문은 심리학에서 낯선 사람과의 친밀도를 빠르게 높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뭐랄까. 한국인의 감성에는 잘 맞지 않는다.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저녁 손님으로 초대하겠는가’ ‘당신에게 완벽한 하루는 언제인가요’ ‘당신에게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인가요’... 오 마이 갓.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공감

이 남자도 그걸 알았는지 질문을 조합하려는 흔적이 느껴졌다. 가령 내 이야기를 듣더니 “아 그럼 오늘처럼 알람 없이 일찍 일어난 날이 완벽한 하루인가요?”라고 묻는 식이다. 속으로 ‘나이스’라고 외쳤겠지. 


그저 ‘대화’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이어지다 보면 서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마음이 열리게 된다. 


여튼, 그의 노력이 마음에 들어 사귀게 되었고, 지금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사랑을 느끼고 있다. 함께 있으면 정말 아프지도 않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는 마약에 중독된 사람의 뇌와 같다는데(기사). 아드레날린, 옥시토신, 도파민 등 교과서에서 들었던 호르몬이라는 호르몬은 죄다 분비되나 보다. 


문제가 있다. 사랑하면 사람은 감성적으로 변한다. 뇌 편도체 활동이 감소하는데, 편도체는 판단을 내리고,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파악하려 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사랑하면, 상대방의 거짓을 믿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그 말을 믿어버리는 이유다(논문). 

한때 유명했던 '짤'입니다. 이별은 아프죠. 특히 일방적으로 차였다면요. 연구에 따르면 '차였을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는 우리가 신체적인 고통을 당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다고 해요. 헤어진 사람은 힘든 게 맞습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랑은 아파🧓


그녀의 마음을 얻었다. 노력한 효과가 있다. “3번은 만나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틀린 거 하나 없다. 어떻게든 그녀와 마주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의 직장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우연히 만난 척 인사만 하고 온 적도 있다. 3시간을 기다렸다. 연구논문에서 읽은대로, 고백을 할 때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빨간색 옷을(너무 튀지 않는) 입었다. 계획대로였다. 많이 떨긴 했지만.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사랑하고 나니 왜 이리 아픈지 모르겠다. 함께 하면 너무 좋은데, 헤어지고 집에 온 뒤부터 걱정이다. 카톡을 읽지 않으면 걱정되고, 짧은 답이 오면 혹시나 기분이 상한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 내가 그녀에게 한 행동을 돌이켜 보기도 한다. 내 말에 마음이 상했나. 아닐 거야. 그랬을까. 아 왜 난 쿨하지 못할까.  


원래 이런 걸까. 보고 싶고, 다른 생각을 할까 불안해지고, 밥맛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모두 뇌의 호르몬 때문이란다. 사랑을 하면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된다. 사랑하는 동시에, 나는 아프다(기사).


그래서 항상 주문을 왼다. “내가 지금 불안한 건 뇌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때문이야. 괜찮아. 내 마음은 평안해”라고 말이다. 감정이 요동친다? 호르몬 때문이다. 고통이 사라진다? 옥시토신이 분비됐다.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나는 이유? 도파민이 막 분비됐구나!  하하하. 난 사랑 따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 다 알고 있다고!

어렸을 때 즐겨 읽던 동화의 끝은 대부분 "이후로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에서 끝이 납니다. 결혼한 뒤가 더 힘든데 말이에요. 결혼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인어공주, 백설공주, 신데렐라도 결혼한 뒤에 엄청나게 부부싸움을 했을 거예요. 

행복한 결혼생활은... 대화 대화 그리고 또 대화🧓


결혼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누가 그러더라. 사랑의 지속 기간은 6개월이라고. 그 이후부터는 ‘정’ '의리'라고. 옥시토신의 영향이라고 하더라(기사). 


우리는 3년을 사귀었고, 결혼했다. 그 사이 약 석 달가량 헤어진 적이 있다. 헤어졌을 때, 그녀를 잊기 위해 다시 심리학, 과학의 문을 두드렸다. 상대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해라(논문) 부터 시작해 새로운 취미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되도록 밖에서 활동하려 애썼다. 새로운 동호회도 가입했다. 그녀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거기서 다시 만났고, 우리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깔깔거리며 웃었다. 


결혼은 다른 문제였다. 정말 많이 싸운다. 청소 문제를 두고 대판 싸우고 내가 집을 나갔다 들어온 날, 우리 부부는 함께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구글을 열고 논문을 뒤졌다. 결론은? ‘대화’였다. (논문)


심리학, 과학은 모두 이야기한다. 대화를 많이 하라고. 대화를 많이 하는 커플은 헤어질 확률이 낮았고, 장기 연애는 물론 결혼생활이 행복한 부부 역시 대화가 많았다. ‘대화’는 상당히 중요했는데, 심지어 사귄 뒤 성관계를 늦게 하는 커플일수록 사랑이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도 있다(기사). 서로에 대한 많은 이해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란다. 너무 웃기게도, 우리는 결혼을 한 뒤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을 하고 있다. 사귈 때는 낯간지럽게만 느껴졌던 저 질문들이 이제는 재미있게 다가온다. 


결혼관계를 유지하려면... 대화, 대화, 대화

결혼에 대한 만족도는 처음에 높다가 이후 빠르게 떨어진다. 반대로 중매결혼을 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처음에는 낮다가 이후 높아진다(기사). 이유는 하나.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같이 사는 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관계 유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전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4만쌍의 커플을 연구한 결과다. 이 연구자들은 커플을 단 15분만 관찰해도 94%의 확률로 이들의 결혼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아챘다고 한다(논문). 간단하다. 두 사람이 함께 있다. 여성이 핸드폰을 보다가 “이거 재밌네”라고 말한다. 남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뭔데?”라며 그녀를 바라본다. 이 커플은 오래 지속된다. 여성의 말을 남자가 무시하거나, 오히려 짜증을 낸다면 이들의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눈맞춤, 미소, 아침저녁 인사, 하루 단 몇 분의 눈을 맞춘 대화. 결혼 관계는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행복해진다(기사).

남자는 여자 말을 못 알아들어

여성분들 답답하셨죠? 남성분들은 억울하셨고요. 이유가 있더라고요. 영국 셰필드대의 연구에요. 남성의 뇌는 여성의 목소리를 처리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복잡한 음역대를 가지고 있어서라고 해요. 남성은 여성의 말을 들을 때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2011년 연구인데요, 당시 사이언스에 게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연구에요. 여자의 눈물 냄새를 맡은 남자에게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졌거든요.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짜눈물'도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쥐어짜내는 눈물은 '덜' 짭니다. 여성이 눈물을 흘린다? 닦아주며 몰래 맛을 보세요. 안짜다? 거짓말일수도...(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절대 이런 행동하시면 안 됩니다!)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0.2초

생리학적으로 한 사람을 사랑에 빠트리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2초에 불과하다고 해요. 실제 실험 결과입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일까요. 그렇다는 말도 있고 아니라는 말도 있어요. 첫눈에 사랑에 빠져 이러한 일이 뇌에서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요.


오랜 기간 사랑하는 커플, 뇌는 다르게 움직인다

수십 년 동안 서로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온 부부의 뇌를 들여다봤습니다. 서로의 사진을 볼 때 '새로운 연인'을 만났을 때 일반적으로 활성화되는 부위와는 다른 부위가 반짝이는 게 보였다고 해요. 이 부분은 모성, 애착과 관련된 부위라 합니다. '불꽃 튀는 사랑'에서 애착으로 진화. 무엇이 우리의 뇌를 이렇게 이끄는 것일까요. 

맺음말

'열역학 제2법칙' 아시나요?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는 항상 증가합니다(정확히 말하면 '닫힌계'에서요). 이 세상 모든 것이 이 법칙을 따릅니다. 


사랑도 그럴까요. 사랑의 엔트로피를 구해보겠습니다. 


S(엔트로피)=Q(열량)/T(온도) 입니다. 엔트로피의 변화(미분)는 dS=dQ/T 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열'이 나죠. 열량이 증가합니다. 즉 dS>0, 사랑은 열역학 2법칙을 만족합니다. 


물질의 안정적인 상태를 나타내낼 때 '깁스프리에너지(G)'를 확인합니다. 라고 있습니다. 낮을수록 안정적입니다. 모든 물질의 상태를 구하면 G값이 낮은 방향으로 움직여요. G=U-TS입니다. 사랑의 G를 구해볼게요. U는 내부에너지입니다. 


dG=dU-TdS가 되네요. 아까 dS는 0보다 작다고 했습니다. 사랑을 할 때 내부에너지는 어떻게 될까요. 내 것을 상대방에게 주고 싶어집니다. 내부에너지는 '마이너스'가 되겠죠. dU역시 0보다 작습니다. 


결국 dG 값도 음수를 기록합니다. 결론이 뭐냐고요? 사랑은 엔트로피를 증가하는 행위(즉 자연스러운 행위), 그리고 사랑은 깁스프리에너지를 낮추는 행위(안정적인 상태)는 겁니다. 


네 헛소리죠. 확실한 건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거예요. 사랑을 빼면 인생은 무의미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을 거에요. 사랑을 하면 아프지만 그만큼 행복하고 또 행복합니다. 


사랑을 과학으로 설명한다는 글을 썼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있나요.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고 표현하되 너무 과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마음이 깔려 있다면 누구든 사랑받고, 또 사랑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레터 역시 말이 많았습니다. 미라클러님들, 모두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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