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씨!
요즘 날씨 진짜 더워지고 있는데, 선풍기는 잘 닦아 놨나 몰라~
이번에는 다가올 더위도 먼저 맞자는 의미로, 핫한 스파이 vs 킬러의 시리즈물을 들고 왔어!
이브가 기름 뿌리고 빌라넬이 불을 붙이는 화’재’의 드라마,
바로x2 산드라 오, 조디 코머 주연의 <킬링 이브 Killing Eve>야!

한 줄 줄거리
걸어 다니는 살인 무기,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과 그녀를 뒤쫓는 MI6 정보국 요원 이브 폴라스트리의 아찔하고도 발칙한 추격전

출연진
산드라 오 Sandra Oh (이브 폴라스트리 역)
조디 코머 Jodie Comer (빌라넬 역)
피오나 쇼  Fiona Shaw (캐롤린 마텐스 역)
킴 보드니아  Kim Bodnia (콘스탄틴 바실리예프 역)

각본
피비 월러-브리지 Phoebe Waller-Bridge,
에메랄드 페넬 Emerald Fenell, 수전 히스코트 Suzanne Heathcote, 로라 닐 Laura Neal, 루크 제닝스 Luke Jennings
장르 드라마, 스릴러, 첩보물, 블랙코미디
총 시즌 및 회차 시즌3, 24 회
러닝타임 평균 러닝타임: 41분
볼 수 있는 곳 왓챠
오늘의 옽뜨스텔라를 읽고 나면...👀
  • <킬링 이브>의 숨은 주역에 대해 알 수 있어
  • 원작과의 차이점 그리고 시즌 4의 소식을 알 수 있어
  • 주요 캐릭터, 이브 / 빌라넬 / 캐롤린의 등장이 의미 있는 이유를 알게 될 거야
위키: 원작 비교부터 최신 소식까지!
배우+작가+코미디까지 다 잘하는 그녀, 피비 월러-브리지가 누구냐고?

"바로 나야 나"
영국 BBC 방송국과 미국 케이블 채널 amc가 협력하여 제작한 <킬링 이브>의 주역엔 주연 배우들도 있지만, 피비 월러-브리지 Pheobe Waller-Bridge도 포함돼. 재미있는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듯한 웃음, 옆으로 넘긴 곱슬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그녀는 바로 <킬링 이브>의 작가(시즌 1)이자 제작자이지. 영국 TV 시리즈인 브로드처치(넷플릭스)와 크래싱(넷플릭스)으로 널리 얼굴을 알린 배우지만, 사실 엔터테인먼트계 만능 재주꾼이야. 결국 2019년엔 본인이 쓰고 제작한 연극을 결국 시리즈로 제작한 <플리백 Fleabag>으로 에미상을 휩쓸게 되며 더욱 유명해졌어. 현재 영화/드라마 씬에서 가장 핫한 사람 중 한 명에 속해.

<플리백>부터 <킬링 이브>까지 주로 그녀가 써낸 시리즈에는 별나고 상식적이지 않은, 매운맛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야. 유머러스하면서도 지독히 냉소적이고, 결핍과 상처로 일그러져 있지만 사람 냄새가 폴폴 풍기는 여성 주인공들이 피비 월러-브리지의 시그니처라 말할 수 있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또 낼지 너무 기대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니 함께 주목해보자!

2020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이름을 올린 피비, 볼수록 멋있어!
원작 소설은 사실 이브가 아닌 빌라넬이 주인공이라 던디...

사진 출처: 아마존
혹시 위에서 작가 중 루크 제닝스라는 이름 기억해? 사실 그는 <킬링 이브>의 원작 ‘코드네임 빌라넬'을 쓴 장본인이야. 스릴러 장르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소설을 즐겨 읽던 그는 “여성 편력과 외로운 늑대 st의 남성 캐릭터 스파이 소재가 지겨웠었다.”고 해. 그래서 기존 장르의 관습을 뒤집고 뻔하지 않은 여성 중심 스파이 소설을 고안했지. 그는 각자의 영역에서 놀라울 만큼 똑똑하고 능력이 출중하지만, 남성 상관들로부터 저평가를 당하고 있는 킬러 빌라넬과 정보원 이브가 각자 갖고 있던 욕망을 드러내며 서로에게 매료되는 이야기를 써냈어. 결국 ‘코드네임 빌라넬’은 드라마 프로덕션과 피비 월러-브리지를 만나 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도 루크 제닝스는 작가로 참여했지. 그가 그려낸 독특하고도 해방적인 여성 중심 첩보물이 제작진의 마음을 움직였고, 성공적인 시리즈로 탄생할 수 있었다고 봐.

사실 원작에는 드라마와 다른 점들이 있어. 원작은 주로 빌라넬의 관점으로 진행되고, (드라마만큼) 빌라넬과 이브의 조우가 많이 일어나지 않아. 드라마에선 틈만 나면 둘이 얼굴을 맞대고 묘한 케미를 뽐내지만, 원작에선 세 번밖에 만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 게다가 원래 이브의 여성 상관 캐롤린은 남성이었으며 이브도 아시아인이 아니었대. <킬링 이브>의 미chin 전개와 미친nyeon들의 향연에 지쳤으나 여전히 이 시리즈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면, 원작을 읽어보는 것도 매우 추천함!

미쳐 돌아가는 둘의 케미… 이것은 혼돈의 향연…
<킬링 이브>는 시즌 4가 마지막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아쉽게도 소문은 사실이야. 2022년(예정) 시즌 4 이후에는 <킬링 이브>를 볼 수 없대. <킬링 이브>는 시즌마다 새로운 여성 작가를 세우는데, 시즌 4는 넷플릭스의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Sex Education>의 작가인 로라 닐(Laura Neal)이 맡았어. 첫 에피소드부터 팬층을 두텁게 모은 <킬링 이브>, 내비게이터의 찐하도 정말 찐팬인데, 층층이 쌓아 올린 각 캐릭터가 어떻게 폭발할지 너무 기대되지만 동시에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워서 한편으론 프리미어가 안 왔으면 좋겠는 거 있지.

<킬링 이브> 끝나면 무슨 낙으로 사누… ㅠㅠ

생각거리: 그래서 <킬링 이브> 캐릭터들이 얼마나 미쳤냐구?
사회 속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을 해체하고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그들

<킬링 이브>의 메인 캐릭터는 단연 이브와 빌라넬 그리고 캐롤린이야. 앞서 얘기했듯 이브는 영국 정보부의 사무직을 업으로 삼지만, 더 큰 야심을 지닌 문제적 직원이고 빌라넬은 비밀 단체 ‘더 트웰브 the 12’로부터 임무를 받아 냉혈하게 수행하는 킬러야. 여기에 캐롤린은 이브의 능력을 알아채고 그녀를 스카우트하여 정보부 몰래 빌라넬과 더 트웰브를 추적하고자 하는 MI6의 대러시아 부서의 수장이지. 이 셋 모두 본인의 욕망을 능동적으로 추구하는 여성 캐릭터로, 셋이 함께라면 사지 않은 물건도 환불 받을 수 있을 듯한 기운을 뽐내.
  • 이브

딩크족 기혼 여성; 가사노동 책임감 따위 a.k.a 가정보다 '나'
기혼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삶은 존재감이 안 느껴질 정도로, <킬링 이브>에서 이브의 삶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이야. 보통의 추리 스릴러물은 여성 형사의 가정에 소홀한 모습을 조명하고 이 때문에 겪는 갈등을 드러내기 마련이지. 물론 빌라넬로 인해 지고지순한 남편이 위험에 빠질뻔했을 때 이브의 삶도 몰락의 길을 걷지만, 그녀는 스스로 다시 일어나 부부 관계 회복의 테크가 아닌 (본인도 알 수 없는) 욕망의 전차 테크에 몸을 싣게 돼. 주로 기혼 여성 캐릭터가 아내의 역할 및 책임과 개인적인 욕망의 괴리 안에서 길을 잃고 분열되고 마는 것을 보다가 괴리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마이웨이를 걸어가는 이브를 보고 있노라면, 일종의 해방감이 느껴져. 이는 내비게이터들뿐만 아니라 <킬링 이브>의 많은 팬이 이브에게 공감하게 되는 포인트일 거야.
  • 빌라넬

여성 킬러: 치명적인 섹시함 따위 a.k.a 귀여운(?) 혼돈의 킬러
씨는 다른 스파이물이나 추격 물에 등장하는 여성 킬러들을 생각하면 뭐가 떠올라? 짙은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 매혹적인 검은 드레스 혹은 가죽 쫄쫄이? 신비로운 눈빛과 섹시한 과묵함? 만약 그러한 캐릭터가 빌라넬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경기도 오산. 빌라넬은 생명 존중 사상은 밥 말아 먹은 사이코패스 킬러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이보단 훨씬 복잡한 스토리를 지닌 인물이야. 러시아에서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 더 트웰브에 스카우트되어 살인 무기로 키워져서 회사의 지대한 물질적 지원을 받으며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 그러나 그녀는 가까운 관계에 있던 여성들로 인한 곱슬머리 페티쉬가 있고 짓궂은 장난과 아이 같은 모습으로 주변인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해. 특히 상관의 강요로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빌라넬이 입은 핑크색 프릴 드레스와 검정 부츠가 그녀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부분이라 평가되지.

그 유명한 빌라넬의 핑크 드레스
빌라넬의 입체적인 캐릭터가 지금까지 봐온 팜므파탈 여성 킬러들과 구분되는 지점이야. 그녀를 연기한 조디 코머 또한 빌라넬이 ‘딱 붙는 캣 우먼 수트와 6인치 힐을 신고 벽을 타는' 캐릭터일 거라 생각하고 역할을 거절하려고도 했었대. 그만큼 여성 킬러가 남성 응시 적인 시선으로만 그려졌던 관습이 여성 연기자에게 피로가 되었던 것 같아. 이렇게 뻔하지 않은 여성 킬러가 탄생했으니, 앞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할 다양한 미친 여성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올려봅니다...🙏
  • 캐롤린

워킹맘; 죄책감 따위 a.k.a 강철 워킹맘
캐롤린은 지독한 이성과 완벽함을 지닌 (그녀야말로 진정한 냉혈한이지…!) MI6의 상관이자, 어머니이자, 자유로운 성생활을 추구하는 중년 여성이야. 혼돈의 이브와 빌라넬 사이에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잡으며 본인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지. 하지만 캐롤린도 일련의 시련을 겪게 되는데, 시즌 3에선 엄마로서 가장 힘들만한 사건을 마주하게 돼. 그러나 그녀 또한 무너지지 않고, 때때로 위스키를 마시며, 자신의 일상을 유지해내지. 과연 그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 있을까. 희생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똘똘 뭉친 전형적인 모성 재현에서 벗어나 진취적이고도 냉소적이지만 여전히 강한 어머니로 표현되는 캐롤린은 가장 굳건한 모성 스테레오타입을 보란 듯이 넘어트리는 캐릭터라 할 수 있어. 시즌 4에서도 무너지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꼭지를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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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와 빌라넬 그리고 캐롤린 모두 각자만의 방식으로 본인의 욕망을 당당히 드러낸다는 점이 바로 <킬링 이브>의 킬링 포인트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Orange Is the New Black> 이후 여성 서사가 주목받고 다양한 여성 중심의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지만, 그중에서도 <킬링 이브>는 우아하게 기존 여성 캐릭터 관습을 타파하고 톡 쏘는 블랙 유머와 예상 불가능한 전개로 단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 그러니 아직 보지 않은 주민이 있다면 이번 주말에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넷믈리에: 개성 있는 여성 중심 시리즈 다 모엿
from 헤이즐
플리백
볼 수 있는 곳 아마존
피비 월러-브리지가 주인공 '플리백'으로 출연하여 플리백의 자기파괴적이고 우울한 삶을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 시리즈야. 현재보다 나아지기 보다는 계속해서 바닥을 맴도는 선택을 하는 플리백의 삶이 결국 우리 모두의 삶과 같다는 걸 인정하면 이런 명작이 없어. 하드보일드 자조적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해.
from 도자기
너의 모든 것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 You>은 빌라넬 같이 멋진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찌질한 스토커 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리즈야. 시즌 1에선 조가 너무 소름 끼치고 꼴 보기 싫은데, 정말 재밌는 포인트는 시즌 2부터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러브의 또라이력이야.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러브가 한몫한다는 점만 강조할게!
from 찐하
와이 우먼 킬
볼 수 있는 곳 왓챠
2000년대 미국 중산층 주부들의 발칙한 비밀을 담아냈던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 작가가 2019년에 선보인 주부들의 본격 치정 살인극 드라마야. 1960년대, 1980년대, 2010년대를 살아가는 세 명의 주부들이 살인을 저질러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식 시리즈인데,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님을 유쾌하게 담아내서 가볍게 보기 좋아.
from 떠돌
빅 리틀 라이즈
볼 수 있는 곳 왓챠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쉐일린 우들리, 조 크라비츠... 여성 배우들 캐스팅이 이미 대박이지 않아? 근데 이제 캘리포니아 부자동네에서 일어난 미스테리한 살인 사건이 연루된... 기억을 재구성해가는 과정에서 주부들 간의 질투와 우정, 연대까지 다뤄내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섹.쓰.(섹시한 쓰레기)로 나온다는 스포는 해줘야될 것 같아!

옽뜨스텔라가 선정한 <킬링 이브>의 원픽 대사!

(2분 38초 부터)
"Take me to the hole!"
"이 몸을 구멍으로!"

<킬링 이브> 팬이라면 예상했을 대사!
시즌 1 후반부에 빌라넬이 현재의 적이자 옛 동료였던 나디아를 죽이러 감옥에 들어가서 본인의 미션을 완료(?)하고 교도관들 앞에서 미친nyeon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면이야. 빌라넬의 그득그득한 광기를 조디 코머가 기가 막히게 연기한 명장면이지. 시즌 3까지 달린 <킬링 이브>의 팬들도 여전히 이 부분이 <킬링 이브>의 대표적인 장면이자, 역대급 돌+I 빌라넬의 탄생이라 평가해. 내비게이터 찐하도 빌라넬이 그리울 땐 요 클립을 반복 재생한대.

벌써 시즌 3까지 방영된 시리즈라, 사실 더 다루고 싶은 요점들이 많았는데, 적당히 스포를 피해가며 설명하려니 <킬링 이브>에 대해 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점이 좀 아쉽다...ㅠㅠ 혹시 더 다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래 피드백으로 꼭 얘기해줘! 시즌 4가 나온다면 또 다룰 수도 있지 않을까? 내비게이터들의 <킬링 이브> 덕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그럼, 다음 안내서에서 만나자! 👋

옽뜨스텔라
ottstella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