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하순, 고속도로에서 제 차 크루즈기능의 오작동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갈비뼈 4대와 가슴 앞 흉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진통제를 밤낮 달고 지내며, 폐에 찬 피와 물이 빠지지 않아 관을 꽂아 빼는 과정을 겪다 보니, 이렇게 중상을 입은 몸으로 내년에도 예초기(풀 베는 기계)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분산된 마당에, 아내의 고사리와 아스파라거스 밭을 포함하면, 저희 집에는 잡초를 제거해야 할 면적이 꽤 넓습니다. 게다가 제 키보다 더 긴 ‘그린웍스’ 예초기는 배터리까지 상당한 무게가 나갑니다. 처음 예초기를 잡았을 땐 얼마나 무거운지 매번 몸살을 앓을 정도였습니다. 그 후 수년에 걸쳐 겨우 익숙해졌는데 그만 중상을 입고 만 것입니다. 제가 예초기를 잡지 못하면 그 많은 잡초는 모두 아내의 몫이 될 텐데, 그것은 아내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습니다.
올해 봄,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예초기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잡초를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작년보다 예초기가 훨씬 가벼워진 것입니다. 그날 하루의 착각이 아니라, 그날 이후 쭉 그렇습니다. 육체가 때로 세월을 거스르는 것은 무척 색다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