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은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지시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을 밝히겠다고 나섰습니다. 청와대는 하명수사는 일절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고요. 자세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1. 의혹의 시작
울산 경찰은 6·13 지방선거를 3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 울산시청 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했어요. 이날은 김 전 울산시장이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날이었습니다.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에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올해 3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요. 그 사이 선거에서는 여당 후보였던 송철호 후보가 울산시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이 수사가 지방선거를 앞둔 경찰의 표적수사였다고 강력 반발하며 황 청장을 울산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이 이 고발건을 맡게 되면서 ‘당시 경찰 수사의 시작이 청와대 첩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검찰은 현재 이 첩보가 어디에서 나온 첩보인지, 첩보가 경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수사를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보고 있습니다. 황 청장은 “울산 경찰은 하명 수사를 하지 않았다. 첩보가 청와대에서 경찰청으로 넘어왔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습니다.
2. 청와대의 해명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를 위해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일했던 수사관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출신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인은 울산 경찰이 한창 김 전 시장 수사를 벌이던 때 울산을 방문한 일이 있었어요. 그의 방문 이유가 ‘김 전 시장 수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죠.
청와대는 4일 브리핑을 통해 의혹을 해명했어요. 먼저 김 전 시장에 대한 최초 첩보는 한 청와대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를 받은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제보를 행정관이 문건으로 정리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백 전 비서관은 이 내용을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했다는 설명이었어요. 반부패비서관실이 이 첩보를 경찰에 전달했고요. 사망한 수사관은 이 문건과 관련 없는 업무를 했고, 울산에 방문한 것도 울산의 검·경 갈등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브리핑 이후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최초로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이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인 것이 확인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송 부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전 시장을 꺾고 울산시장이 된 송철호 시장의 측근이기 때문이었죠. 송 부시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정부에서 여러 동향들을 요구해 알려줬을 뿐이다”라며 청와대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재차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는 조사 내용을 그대로 발표했다”고 강조했죠.
3.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이어 김 전 시장 하명수사 의혹, 그리고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까지 검찰이 수사에 나서며 검찰과 청와대 간 갈등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금융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재 검찰에 구속된 상태인데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은 올해 초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유 전 부시장 뇌물 수수 첩보가 접수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감찰에 나섰지만,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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