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보자 2022

2022년도의 룩켓매거진 마지막 호는 새삼스럽게 올 한 해의 패션을 되돌아보며 마무리하려 해. 1년간 장바구니를 수십 번 드나들고 결제 직전까지 고민하게 했던 수많은 아이템들이 떠올라. 나에게 맞는 트렌드인지 각자의 기준에 맞게 판단하며 재밌게 즐긴 유행도, 쿨하게 넘긴 유행도 있을 거야.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패션 아이템부터 룩켓지기가 느낀 올해 패션의 특징까지 가볍게 정리해 볼게.

1. 헤드셋

올해의 물건을 하나 뽑으라면 ‘헤드셋’을 고를 거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은 아니지만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어. 평소 헤드셋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의 위시리스트까지 장악했으니까. 다양한 기종 중에서도 에어팟 맥스vs소니 두 가지 파로 나뉘어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어.

가격과 성능, 디자인에서 더 나아가 커스텀에 이르기까지 선택을 어렵게 하는 옵션이 늘어났고 추후에는 더 가성비 좋은 대체품들이 등장하기도 했지. 여러 구매 유혹 중 가장 혹하게 했던 건 개인적으로 공항룩✈️ 묵직한 캐리어와 펄럭이는 아우터, 무심하게 걸친 선글라스 그리고 목에 걸친 헤드셋까지 공항 앞 횡단보도를 멋지게 건너기 위한 최고의 조합! (but, 룩켓지기는 헤드셋을 사지 않았다는 사실…)

2. 뿔테안경

일명 ‘너드(nerd) 미’를 강조하는 아이템이라며 이 또한 돌아온 유행 중 하나. 관련된 일화를 꺼내보자면 찐 안경러인 룩켓지기도 올해 안경을 바꿔야 하는 일이 생겨서 뿔테를 하나 장만했었어. 그때 매장 매니저분께서 안경의 유행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하시더라고. 분명 지난주에는 아무도 찾지 않던 디자인이 갑자기 이번 주에 문의가 폭주하는 경우가 많았대. 그중 하나가 바로 뿔테였어. 기존의 검은색 라인부터 투명, 각진 형태 등 같은 뿔테 안에서도 트렌드는 수시로 바뀌었다고. 안경은 한번 사면 오래 착용하는 특성이 있음에도 유행이 빠르게 바뀌었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는 뜻이 아닐까?

3. 아디다스 삼바 비건

신발 카테고리에 개인적인 관심도가 낮기도 하지만, 없어서 못 구한다는 아이템을 봐도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야. 이렇게 신발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이름이 각인되었다면, 아마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갖고 있는 신발이 아닐까 싶어.

아디다스의 삼바 비건이 셀럽의 착용 그 이상의 파급력을 보여 줬던 이유는 굽이 낮고 축구화처럼 발을 감싸는 디자인 덕분이라고 생각해. 꼭 스포티 룩이 아니더라도 일상복에 단화처럼 무심하게 매치하기 좋은 신발이었던 거지.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신발은 누구나 하나쯤 필요할 테니까.

패션도 한류 열풍이 분다는 말이 나올 만큼 국내 브랜드들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가방 카테고리에서의 성장이 특히 와닿았어.

바야흐로 방구석에서 명품을 살 수 있는 시대. 명품을 접하는 연령층, 접근성 등이 많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명품의 희소성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져. 솔직히 말해서 명품을 살 수 없는 주머니 사정도 부정하지 않겠다만, 가방을 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 대 환영이야! ①명품 못지않은 품질, ②개성 넘치는 시그니처 디자인, 게다가 ③가성비까지 좋으니 안 살 이유가 없지. 

어떤 게 더 가치 있는지는 각자의 판단이지만 개성이 더 중요해진 시대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두드러진 성장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극적으로 몸의 편안함을 추구하다가도 극적으로 몸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동시에 유행했던 것 같아. 누군가는 격하게 반기고, 누군가는 반대하는 이 유행은 사실 y2k에 모두 포함된다고 봐. 한 해 동안 자료를 찾으면서 수도 없이 접한 단어야. 개인적으로 이제는 조금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탈리아 패션 기업 ‘제냐’ 회장의 말을 빌려 과감하고 적극적인 다양한 시도가 넘쳐나는, 2022년 한국의 패션은 한마디로 다채로운 팔레트 같았다고 정리하고 싶어. 몇 년간 집에 머물러있던 시기는 지나가고 외부 활동이 보다 확대된 만큼 내년에는 더욱 새롭고 재밌는 스타일이 거리에 등장하길 기대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