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디님,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에 새로 합류한 활동가 이세림입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여, 매일매일 고군분투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요즘입니다. 너무 조급해지지 말자 싶다가도, 보내주시는 응원들에 벅차서 무슨 일이든 얼른 그리고 잘 해내고 싶어 안달난 이 초보 활동가의 적응기를 너그럽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신없는 중에도 제가 요즘 분명히 경험하고 있는 한 가지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의 활동가 분들은 지금까지 제가 밖에서 느껴왔던 것보다도 훨씬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시시각각 곰들의 상태를 함께 공유하며 더 나은 돌봄을 생각하고 궂은 일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드는 모습들을 보면서, 여지껏 제가 팀을 응원해 온 마음이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더욱 자랑스러워집니다.
어느덧 길고도 짧았던 한 해가 다 지나고 벌써 연말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팀에게도, 그리고 곰들에게도 특별했던 1년을 돌아보며 다가올 내년에는 또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변화들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반디님들께서도 저희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함께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셨기를, 그리고 또 함께 새로운 한 해를 맞아주시기를 바랍니다!
* p.s
반디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애칭으로 반달가슴곰 + 버디(Buddy)를 합친 단어 |
|
|
올 한 해도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신 모든 회원 및 후원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공익 단체(기부금대상민간단체)로, 후원해주신 기부금품에 대하여 2023년 연말정산 시 기부금 세액 공제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안내 글을 참고하시어 기부금영수증 발급 신청을 부탁드립니다.
|
|
|
추위가 한창인 11월입니다. 저희는 영하의 기온과 첫눈을 맞이하며 겨울을 시작했습니다. 장화에 내피를 끼워 넣고 겨울용 털모자를 꺼내쓰며 '오늘은 진짜 춥다'는 말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화천의 추위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면 창고에서 사육장을 오가는 포장도로가 얼어붙을 위험이 있어 활동가들끼리 힘을 합쳐 도로에 야자매트를 깔았고 얼어붙은 문과 호스를 녹일 열풍기도 구매했습니다. 곰들의 똥과 마실 물이 얼어붙기 시작하자 돌봄활동가들은 묵묵히 삽을 들고 얼어붙은 똥을 긁어내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망치와 끌을 들고 음수대 안 얼음을 깨는 중입니다. 한번 겪어본 겨울이라고 올해는 작년보다 능숙하고 빠르게 겨울 준비를 해나가는 모습이 꽤 멋있기도 짠하기도 합니다.
12월은, 1월은 얼마나 더 추울지 겁이 나면서도 올해의 저는 점점 더 추워질 한겨울의 화천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올겨울 곰들을 재워볼 요량이거든요. 가으내 잔뜩 먹고 넉넉히 살찌운 몸으로 겨울잠에 빠지는 것이 야생의 곰에게야 유별난 일이겠냐만 우리에게는 그 당연한 일이 매년 고민거리였습니다. 먹이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먹이를 끊고 굶겨가며 곰들을 재워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는 여태껏 '스스로 잠들기를 기다려보자'였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논의를 했습니다. 일 년 내 일상적 돌봄을 받으며 각자의 체구에 맞는 몸집을 갖게 된 화천의 곰들이 겨울잠을 자기에 충분하고, 곰들의 삶의 리듬을 자연의 순리에 좀 더 가깝게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올해는 화천 곰들의 겨울잠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기온이 점차 낮아지자 곰들의 기상 시간도 점점 늦어집니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배고파하던 미남이는 가만히 엎드린 채로 두 눈만 끔뻑거리는 아침을 맞이하기 시작했고 칠롱이는 오후 4~5시 무렵이 되면 내실에서 잘 준비를 하는지 기척도 없이 조용합니다. 우투리는 오전 먹이를 먹고 나면 해먹 위에서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각자의 리듬으로 겨울 준비를 하는 것이 눈에 보일 때면 이번 겨울이 곰들에게, 돌보는 인간들에게 어떤 겨울이 될런지 궁금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활동가들만 보면 입을 와앙 벌리며 맛있는 거 없냐는 듯 구는 알코에겐 겨울잠이란 아직 먼 이야기 같지만요. 처음 시도하는 화천 곰들의 겨울잠 프로젝트는 설렘과 긴장, 걱정과 기대가 가득합니다. 곰들이 별 탈 없이 푹 잠 들어준다면 이번 겨울이 활동가들에게는 덜 힘들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설레는 건 덤이고요.
이야기가 길어지지만, 주영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10월 구조한 주영이는 이제 우리의 공간에 편안히 적응한 것 같습니다. 정수리가 다 까지도록 심한 정형행동을 하고 약간의 인기척만 들려도 내실로 들어가 모습을 보이지 않던 주영이는 보고 있으면 죄책감이 들 만큼 힘든 적응 과정을 보냈습니다. 앞발로 철창을 부여잡고 낮은 울음소리로 화를 내는 모습이 무서워 주영이의 사육장 앞을 지나갈 때면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숨소리도 줄이고 바닥만 보고 걸었던 날도 있습니다. 주영이에게도 활동가들에게도 고되었던 시간을 무사히 지나 주영이는 이제 이곳이 재밌고 편안하고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는 공간임을 깨달은 듯합니다. 발라당 드러누워 앞발로 잡고 뒷발로 받친 어구에서 사료를 꺼내먹는 주영이의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되었고 가까이 다가가 호박을 건네줄 수 있을만큼 편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11월의 주영이는 냄새와 소리로만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옆방 곰을 직접 보고 만지며 그 존재를 확인했고 복도에 나와 리콜훈련을 시작하며 방사장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내년 봄에는 주영이도 곰숲에서 흙을 밟고 풀과 나무 냄새를 맡고 다른 곰들과 밀치고 뒹구는 경험을 할 수 있겠지요.
긴 겨울의 시작입니다. 가을 동안 열심히 먹이며 곰들을 살찌웠고 보온재 역할을 할 볏짚을 왕창 넣어주었으니 우리의 역할은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 겨울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곰들의 선택이겠지요. 우리는 그저 이 열세 마리 곰들이 내년 봄에도 건강하고 무탈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
|
|
✔ 다똑같곰 후기
11월 5일,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의 화천 사육곰 보호시설은 모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2022년 1월 사육곰 산업의 종식을 위해 환경부, 사육곰 농가, 민간단체가 협약한 ‘곰 사육 종식을 위한 민관협의체’에 속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녹색연합,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는 산업 종식 후 남을 사육곰들을 보호할 대안을 찾기 위한 고민으로 ‘다똑같곰’(사육곰도 다 똑같은 곰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단체별로 순서대로 진행하는 다똑같곰의 프로그램 중 첫 번째 순서를 맡게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카라의 ‘화천 사육곰 보호시설’ 견학 프로그램, 이를 통해 만나게 된 소중한 분들과의 시간이 화천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 다똑같곰 후기 자세히 보기👆
|
|
|
✔ 콘크리트 바닥에 살던 곰의 곰숲 적응기
작년, 우리는 곰숲을 만들었고 지난 여름에는 곰숲에 곰이 오를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자연스러운 흙바닥을 밟고, 높은 곳을 오르고 싶어하는 곰의 정상적인 마음을 배려하고 싶었습니다.
곰들에게 곰다운 삶을 돌려주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곰의 몸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진화적 욕구를 끄집어 내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곰숲 외나무 다리 앞에서 망설이는 곰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사건은 이 가을 화천에서 매일 소소하게 벌어집니다.
|
|
|
✔ 곰과 사람의 손이 포개질 때
화천에서는 6개월에 한번씩 곰들의 건강 체크를 위한 채혈을 진행합니다. 지난 일요일은 L라인의 곰들의 채혈을 하느라 반나절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마취를 한다면 좀더 수월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건 우리의 방법은 아닙니다. 이 곳에서는 평소처럼 의식이 말짱하게 깨어 있는 곰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습니다. 그것도 곰의 손 위에, 사람의 손을 얹고서 말입니다.
사실 곰이라는 야생동물의 손은 꽤나 크고 무섭습니다. 곰들이 손을 휙 움직이면 사람들도 덩달아 움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거친 손 위에 사람의 손을 포갠 채로 주사기가 붉게 채워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오늘도 서로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노력이 또다시 성공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
|
|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 100% 달성에 함께 해주세요!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열린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 모금 마감일이자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채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곰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마지막 남은 10%를 같이가치 채워주세요. |
|
|
후원계좌 : 기업은행 203-147531-04-013 사단법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Paypal Donation : projectmoonbear@gmail.com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