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망설였던 뉴스레터를 보내야겠다고 마음먹고, 부인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2주쯤 준비해서 첫 번째 뉴스레터를 보냈습니다. 여러번 다듬었음에도 발행일과 호수를 안 고치고 보내는 실수를 저질러 버렸지만, 그새 구독자가 270명으로 늘고, 메일을 열어본 비율도 어느새 70.4%나 되었어요. 모두 고맙습니다. 😍
네, 물론 '개업발'도 있겠죠. 차츰 메일을 열어보지 않는 분이 늘고 구독자는 줄어들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첫 뉴스레터에 열 분 정도 별점을 남겨주시고, 다섯 분이 응원하는 댓글을 안겨주셨으니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려고 시작한 뉴스레터이니, 저의 속도로 계속 해볼게요. 이번 호부터는 댓글로 남겨주신 의견을 참고해서 메일 발신자 이름에 제 이름을 넣어서 보냅니다. 그래야 헛갈리지 않겠더라고요. 앞으로도 의견 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할게요.
예년 같으면 태풍 소식이 몰려왔을 늦여름인데요. 아직 더위는 여전하네요. 그래도 이제는 에어콘을 끄고 선풍기만으로 버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달리기할 때도 엄청 덥진 않은 걸 보면 가을이 오고 있나 봐요. 이번 뉴스레터도 일상에 도움이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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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동안 만난 음악 중에 가장 좋았던 곡/음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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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나무 [삶의 향기]
포크 싱어송라이터 권나무가 6년만에 새 음반을 발표했어요. 그동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학교에서 어린이를 가르치느라 음반 작업이 늦어진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듣는 새 노래는 여전히 권나무답더군요.
글쎄요. 이 음반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저는 조만간 정식으로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이 음반을 들으면서 권나무가 정말 진심덩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권나무의 음반을 들어보셨다면 아실 거에요. 그가 얼마나 진지하고 진실하게 노래하는 사람인지.
물론 세상에 가볍고 거짓되게 노래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권나무는 누구보다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고백하고 세상을 진지하게 응시하는 노래를 불러왔죠. 이번 음반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그리움과 절망과 감사를 온전히 토해내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여러번 마음이 찌르르 울려요. 세상에는 이렇게 물러서지 않는 음악가가 있네요.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가슴 깊은 곳의 고백을 끌어올려 들려주는 노래가 있네요.
노래를 들으며 위로 받는 기분이었어요. 아니 그보다는 음악을 듣는 일이 더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이렇게 마음 다해 노래하는 음악가가 있으니까요. 더 귀기울여 들어야겠어요. 더 감사하며 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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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동안 만난 연극/영화/책 중에서 홀려버린 작품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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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영 감독 <케이 넘버>
한국이 세계적인 어린이 수출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동안 한국 출신의 입양아가 전 세계에 200,00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아무리 들어도 충격적입니다.
조세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는 바로 그 현실에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케이 넘버는 어린이를 낯선 타국으로 내보내기 전에 붙인 번호인데요. 조세영 감독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해외의 가정에 입양되어 살아가다가 한국으로 와서 뿌리를 찾으려는 이들의 여정에 동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 아프지만 감동적인 수십년만의 가족 상봉이 펼쳐져도 좋으려만 현실은 처참합니다. 안타깝게도 어렵게 만난 어머니조차 더이상 만나려 하지 않고요. 당시 입양을 담당했던 기구들은 자료를 감추고 보여주지 않기 일쑤에요. 심지어 국가는 자료를 조작해 입양을 돕고선 사과조차 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조직적 범죄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일들을 파고들어 담담히 기록합니다. 얼마나 열심히 취재했는지 화면 밖으로도 땀냄새가 밀려듭니다.
어린이를 해외 입양가정으로 보내는 일이 돈이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입양인 게스트하우스 '뿌리의집'을 운영하는 김도현 목사는 이것이 결혼을 중시하고,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한국의 실상이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를 환대하지 않고 배제하고 박탈하는 사회가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말할 때, 도저히 부정할 수 없더군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삶으로 내동댕이 쳐졌을까 생각하면, 몰랐다고 말하기도 미안합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해외로 보내졌고, 담당기관들은 어떤 이익을 얻었으며, 현재 입양아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밝혀내야 하는데, 과연 이번 정부는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일까요. 저는 이제 합정역 앞의 홀트아동복지회를 지날 때 도저히 웃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세영 감독이 작품을 만들고, EBS는 EIDF2025에서 상영해준 덕분에 볼 수 있었던 이 작품을 더 많은 이들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작품은 공중파에서 상영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여전히 세상에는 알아야 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일부터 시작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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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봉동 <황가네 함흥면옥>
전국에 냉면 맛집이 참 많죠. 요즘 냉면 가게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더라고요.
며칠 전 일 때문에 구로구쪽으로 가는 길에 근처 맛집을 찾아보다가 황가네 함흥면옥을 호평한 분들이 많아 찾아갔어요. 냉면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 안에 오래되어 보이는 가게가 있어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식이 가게의 연식을 말해주는데요. 찾아오는 손님들도 대부분 동네분들 같아 보여요. 다른 냉면 맛집처럼 줄서서 기다릴 필요 없는 가게는 그것만으로도 반가워요.
후기를 보니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다 맛있다고 해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회냉면을 시켜봤는데요. 와, 면발이 정말 탱글탱글 해요. 젓가락으로 말아 입에 넣고 씹어보면 알잖아요. 탄력있게 씹히는 식감부터 다른 이들의 호평이 괜히 나온게 아니더군요. 면 위에 얹은 홍어회도 두껍고요. 양념 또한 너무 짜거나 맵거나 시큼하지 않아 맛있어요. 주전자에 담은 육수를 마셔가며 먹으면 금세 다 먹을 수 있는 냉면이에요. 작아서 귀여운 만두를 곁들여 함께 드셔도 좋아요. 🤩
가게는 지하철 1호선 개봉역에 내려 10여분 걸어가면 되는 거리에 있어요. 개봉역쪽에 부러 올 일은 별로 없겠지만 이 정도 맛이면 일부러 찾아오고, 또 올만 해요. 냉면 먹고 조금만 걸어가면 컨피덴셜이라는 카페에서 훌륭한 커피까지 마실 수 있으니 들러보세요. 저는 또 갈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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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의 수요뮤직] 2025년 8월, 대중음악의견가의 추천 음반
"3호선 버터플라이 [환희보라바깥] 고고학 [LISTEN & DISCOVER 고고학 LIVE] 박소은 [B급 미디어] 아이아이 [Summertime Report] 주니 [null] 주혜린 [stereo] 차세대 [명랑하게] 크랙베리 [WHO AM I] Various Artists [제임스레코드 컴필레이션 가을] Alison Goldfrapp [Flux] Conan Gray [Wishbone] Pile [Sunshine and Balance Beams] Sabrina Carpenter [Man's Best Friend] Scree [August] Steve Gunn [Music For Writers] Sunset Rollercoaster [QUIT QUIE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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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둘째 주 추천음악
1. 이최희 <Caribbean Bay Stanford Daehakgyo Manchester United Terrier> 2. 이최희 <Borderline Collie> 3. 이최희 <Standby Poodle> 4. 크랙샷 <LOUD! HOT! CRAZY!> 5. 스키틀즈 <Unknown> 6. 다브다 <DDDD!> 7. No Joy <Garbage Dream House> 8. 설, 라쿠나 <KIDS> 9. 엔시티 위시 <Surf> 10. 몬스타엑스 <Tuscan Leather> 11. 몬스타엑스 <N the Front (H.ONE Remix)> 12. 자이언티 <Suspicious> 13. Sabrina Carpenter <Tears> 14. Sabrina Carpenter <My Man on Willpower> 15. Sabrina Carpenter <Go Go Juice> 16. Alison Goldfrapp <Strange Things Happen> 17. Alison Goldfrapp <Find Xanadu> 18. Alison Goldfrapp <Ordinary Day> 19. 정세운 <Colors> 20. 지넥스 <Love (Feat. Horim (호림))> 21. 준케이 <R&B ME (Feat. 창빈 of Stray Kids)> 22. 송소희 <스즈메 (SUZUME)> 23. 따마 <Wind> 24. 해서웨이 <Seven> 25. 한돌 <사막, 고비에서> 26. 권나무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아서> 27. 권나무 <어디에서도> 28. 권나무 <가까이에> 29. 권나무 <새해> 30. 권나무 <청춘> 31. 이랑 <Sh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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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금요일 저녁 7시, 독립서점 빛나는친구들에서 북토크 한답니다. 우리 같이 음악 듣고 이야기 나눠요. QR 코드로 신청하고 오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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