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공동체, 매노스피어 Season 6 vol 26. 💡2025.11.07. ~ 2025.11.13.
보이지 않는 적 대신 페미니즘을 겨눴다
여성 배제한 남초 언어, ‘영포티’ 밈이 불편한 이유
페미니즘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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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서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밤인데요. 그날 이후 한국 사회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 소용돌이 속에서 바뀐 것은 무엇이고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플랫팀이 입주자님께 지난 1년의 기억을 여쭤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레터 말미의 공지를 참고해 주세요!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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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일부 남성 집단의 특성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지적 결과물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습니다.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창비),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민음사)에 이어 호주 사회학자 사이먼 제임스 코플런드의 <젊은 남성은 왜 분노하는가?>(바다출판사)가 나왔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이른바 ‘매노스피어(Manosphere: 남성계)’라고 알려진 남성 집단을 주목합니다. 남성 권리 운동가, 픽업 아티스트, 인셀 등을 일컫는데요. 지역적으로는 영어권, 인종적으로는 주로 백인 남성이 해당합니다.
‘집단’이라는 이름이 붙으니 마치 ‘공동체’인 것 같지만 저자가 보기에 매노스피어는 결국 ‘가짜 공동체’에 불과합니다. 남성들의 불만과 좌절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기인하지만 그 분노의 대상을 여성, 페미니즘, 사랑으로 손쉽게 돌려버린다는 점에서 그러한데요. 저자는 남성들의 불만이 “거의 대부분 섹스와 연애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불행의 원인을 복잡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 시스템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여성이나 페미니즘, 혹은 사랑처럼 눈에 보이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으로 전가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이러한 매노스피어 남성들의 불만은 극우정치의 자양분이 되고 있는데요. 해법을 찾기가 어느 사회에서나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지나 추방, 감시는 오히려 더 극단으로 몰고갈 수 있고요. 소셜미디어를 규제하기도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오프라인 공동체를 복원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는 어렵고요.
최근엔 ‘대안 서사’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여성혐오적 사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신에 남성에게 그들의 문제가 발생한 실제 원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방식”을 가리키는데요. 저자는 다만 ‘혐오 장사’를 해 온 매노스피어의 주동자들은 대화 상대에서 제외해야 하며, “매노스피어의 주변에 있거나 ‘중립적인 관망자’들과의 대화에 집중하자”고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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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님도 ‘영포티’ 밈을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세대론이 대체로 그렇듯 이 영포티 역시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다’라는 반론에 취약한데요. 영포티 담론이 무엇을 내포하며 또 무엇을 배제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기사입니다. 영포티 밈을 알고 있는 여러 시민과 전문가를 인터뷰했어요.
반페미니즘 정서가 심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어린 여성에게 추근거리는 40대 남성’을 영포티로 지칭하며 비난하는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남성 청년들이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어린 여성을 남성이 쟁취해야 하는 대상으로 전제하는 남성 중심적 시각이 여전히 담겨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2030 남성이 또래 여성을 경제력을 갖춘 40대 남성에게 뺏기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어요.
한 전문가는 남초 커뮤니티가 ‘남성 페미니스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이 속으로는 성적인 열망을 품고 있으면서 여성들에게 신사적으로 대하는 위선자라는 인물형을 꾸며내온 것이 영포티 밈에서도 나타났다고 짚었어요. ‘어린 여성에게 추근거리는 40대 남성’ 비판은 페미니즘을 옹호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안티 페미니즘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영포티 밈 자체가 여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나옵니다.
이러한 영포티 밈에 관한 입주자님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이대로 가다간 30대, 20대를 지칭하는 혐오와 조롱 표현도 나오는 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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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페미니즘’만 모두를 긴장시키는 말이 되었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칼럼입니다. 그는 “당대 페미니즘은 남녀 간, 세대 간에 가장 첨예한 정치경제학이자 대화 주제인데도 실제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대표적 이슈가 아닌가 생각한다. 낙인, 자기 검열, 분노와 긴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몸이 굳어버린다”며 페미니즘을 둘러싼 오해가 어디서 왔을지를 돌아봤어요.
그는 페미니즘의 질문이 모순과 혼란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면서 “페미니즘은 보편성의 반대는 특수성이 아니라 차이라고 본다”고 제안합니다. “기존의 보편성이 백인 남성의 삶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기왕의 모든 언어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경험일 뿐이라고 상대화하는 것이다. ‘네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야, 그러나 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라는 것이지요.
다만 페미니즘이 모든 차이, 즉 모든 다양성을 무작정 존중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정희진은 “페미니즘은 다양성을 존중하되 당파성 없는 다양성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극우, 반동성애주의, 여성 혐오를 다양성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라고 밝힙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페미니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다를 것입니다. 입주자님의 페미니즘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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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플랫한 문화생활]에서는 김연서 인턴기자가 책 <나이 들고 싶은 동네>(반비)를 소개합니다. 🧵[에프워드] 1화 <결혼 안 한 여자는 혼자 늙어 죽는다고?>를 기억하시는 입주자님이라면 더 반갑게 보실 수 있는 내용이네요.
🍀🍀🍀🍀🍀
📚 유여원, 추혜인 <나이 들고 싶은 동네>
“나이 들면 나랑 실버타운이나 가자.”
친한 친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늘 이런 말로 대화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함께 실버타운에 가는 엔딩 대신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를 돌보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내 곧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결혼하지 않은 비혼 여성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기 힘들기 때문이죠.
“결혼을 전제하는 지금 사회의 돌봄 제도와 달리, 우리가 만들려는 돌봄의 체계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가족이 있든 없든 누구나 존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책 <나이 들고 싶은 동네>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이 책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여성주의자로 살아가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조건으로 ‘은행, 병원, 농장, 학교, 정당’을 제시했던 글쓴이가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긴 결과물이 바로 이 조합입니다. 각 요소가 조금씩 녹아 있는 이곳은 조합원들이 서로를 돌보며 굴러가는 조직입니다.
이곳은 여성주의 건강관을 바탕으로, 지역주민이 함께 의료·복지·돌봄의 공간을 만들어 갑니다. 조합 안의 여러 소모임이 함께 어우러져 마을 같은 분위기를 이룹니다. 함께 훌라 춤을 추거나 운동을 하고, 서로의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 보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여성주의 협동운동공간 ‘다짐(gym)’입니다. 이곳에는 거울이 없기에 운동할 때 복장이나 몸매를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온전히 자신의 신체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흰머리 휘날리며’라 불리는 80대 여성들은 이곳에서 “돈도 좋지만, 근육 부자가 찐 부자야!”라고 말하며 열심히 근력운동을 한다고 하네요.
저는 제 미래를 떠올리다가 아득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롤모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책 속 협동조합의 풋살 소모임 ‘살림FC’의 한 멤버는 중장년과 함께 풋살을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도 나이가 더 들어도 풋살을 계속할 수 있겠구나.” 눈 앞에 실재하는 롤모델은 확실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사회가 만들어둔 틀 밖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롤모델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입주자님도 이 책을 통해 기분 좋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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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남성들이 가진 좌절감이나 박탈감의 근본 원인을 ‘역차별’로 지목하는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를 무분별하게 들어주고 확산시킨 정치권과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이 부분에 밑줄 긋고 싶어요. 맞아요 책임 진짜 큽니다!!
👤 항상 모든 기사들 사랑하고요. 특히 신인감독 김연경 기사 좋아요 ㅎㅎ 플랫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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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Flat
📣 [1년 전, 광장에서 만났던 응원봉 동지를 다시 찾습니다]
1년 전 12월 3일, 평화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다 갑작스레 ‘비상계엄’이라는 네 글자를 맞닥뜨렸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충격에 휩싸여 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섰던 우리들의 목소리도 선명합니다.
어느 새 1년이 흘렀습니다. 입주자님은 그 순간들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그 때 어떤 변화를 바라셨는지, 그 바람은 이루어졌는지, 아쉬움이 남았다면 무엇인지요. 플랫팀은 그 때 광장에 나갔던 응원봉 시민들의 생각을 다시 기사로 담아보려 합니다.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반대·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셨던 입주자님이 계시다면 아래 설문에 잠시만 시간을 내어 주세요.
입주자님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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