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2021년 10월 7~8일 이틀 동안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어디에서: 서울 중구 스타벅스코리아 본사, 여의도, 마포구 언론 밀집 지역, 시청 주변 등 곳곳에서

👉누가: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직원(파트너) 일부(‘일동’ 아님주의)가

👉무엇을: 본사 대상 시위를

👉어떻게: 파트너들의 요구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운 트럭 2대를 돌려서. 시위 아이디어 제안과 실행을 위한 모든 논의는 직장인 전용 디지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트럭 대여비, 법률 자문료 등 비용 목표금액 330만원은 간편송금 앱 ‘토스’ 활용해서 3시간 만에 모아

👉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요구하려고

수지 요원: 지난해 매출이 3% 늘며 선방한 건 맞지만, 영업이익은 11년 만에 감소했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포장(테이크아웃)만 가능합니다’라는 스타벅스의 안내문 기억해? 한때 방역 방침에 따라 아예 매장 안에서 커피 마시는 것도 금지됐었지. 스타벅스 역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긴 했던 거야. 파트너들도 코로나 이후에 인력 문제가 피부에 와닿게 느껴졌다고 얘기해.

수지 요원: 한국 고객들의 스벅 ‘굿즈’ 충성도가 워낙 높잖아. 작년에 ‘서머 레디백’ 행사 때는 먹지도 않을 커피 300잔을 주문한 사람이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 스타벅스 MD 매출은 매년 20%씩 늘고 있고, 스타벅스 전체 매출 가운데 10%를 지탱하고 있는 상태야. 2020년 연 매출이 1조9284억원이니, 굿즈로만 1900억원 이상을 벌었단 의미지. 내가 경영자였어도 굿즈 판매 확대를 포기하긴 어려웠을 것 같아.

수지 요원: 올해 이마트가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난 9월24일부터 스타벅스코리아가 신세계그룹의 자회사가 된 건 맞아. 그런데 나는 어쩌다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일뿐, 대주주가 바뀐 영향이 바로 나타났다고 보진 않아. 다만, 리더십의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봐. 여러 파트너들이 처우 악화가 시작된 시점을 3년 전후로 잡는데, 그건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교체된 시기와 맞물리거든. 3년 전인 2019년에, 스타벅스코리아에서 11년 동안 ‘최장수’ 대표를 맡았던 이석구 대표가 물러나고, 송호섭 신임 대표가 새로 일을 시작했지. 신임 대표가 관리자급 인력을 타이트하게 줄이면서 현장 상황이 악화됐다는 증언들이 있어.

수지 요원: 송 대표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는 했지만, 파트너들 반응은 냉랭했어. 진심어린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가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대책을 내놔야겠지만, 쉽진 않을 것 같아. 급조해서 만든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파트너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테니까.

수지 요원: 응. 미국의 스타벅스노동자연합에서 공식 트위터에 한국 스타벅스 트럭시위 예고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한국의 파트너들을 지지합니다 #연대’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어. 한국 트럭시위 참여자들은 노동조합(노조) 설립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해. 외신에서는 스타벅스 외에도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들,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노조를 만들려는 단체 행동을 추진하는 걸 함께 엮어서 ‘Z세대가 노조를 다시 소환한다’며 의미 부여를 하기도 했더라고. 코로나로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이 악화된 건 미국도 마찬가지니까.

수지 요원: 응. 일단은 이번 트럭시위 ‘총대’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총 3명인데,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모르던 사이고 ‘블라인드’라는 익명 앱을 통해 뜻을 모으고 앞장선 거야. 이게 노동운동 형태로는 새로운 측면이 있겠지만, 팬덤문화나 사이버성폭력 반대 운동에서는 이미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지. 코로나 국면이라 오프라인 단체 모임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가성비 있게’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채택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랜선으로 만난 ‘총대’들은 이번 시위에 한해서 총대는 맸지만, 스타벅스 전체 파트너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 트럭시위는 블라인드 내 파트너 다수가 합의한 ‘최대치’를 모은 것일 뿐이니, 노조에 대한 생각 또한 쉽게 말할 순 없었을 거라고 봐.

태우 요원: 응. 사실 노동관계법에 ‘정규직’이라는 개념 정의가 나오진 않아. 그런데 그냥 통상적으로 정규직이라고 하면, 근로계약 종료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에서, 종료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노동자’(이른바 계약직)와 대응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 개념으로 생각하기도 해. 그런데 요즘엔 ‘무기계약직’이라는 말도 써.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은 뭐가 다른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되지. 또 ‘시간제’(이른바 파트타임)와 대응하는 개념으로 ‘풀타임’이라는 의미로 정규직을 말하기도 해. 거기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때 ‘자회사 정규직’이라는 말도 생겼잖아. 진짜 ‘정규직’이라는 말은 쓰고 싶은 사람에 따라 다 갖다 붙이는 말인 것 같아. 그냥 ‘디센트 잡’(좋은 일자리)을 통칭하는 말이 정규직인가 싶기도 하고.

태우 요원: 시간선택제 정규직은 박근혜 정부 때 정부가 고용률을 높일 목적으로 도입한 개념이야. 고용 계약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임금을 뺀 다른 주요 처우(복지 혜택 등)는 정규직과 동일하게 하면서, 노동시간만 짧은 고용 형태를 말해. 흔히 파트타임이라 부르는 ‘시간제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고용이 안정돼있고 처우도 나은 거지. 스타벅스의 시간선택제 정규직 고용 인원만 1만4천여명(3월 기준)으로, 스타벅스가 직접 고용한 1만8천여명의 78%에 해당해. 그런데 시간선택제 정규직이라는 말도 사실 그냥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든 개념이고, 노동법적으로 바리스타와 슈퍼바이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단시간 노동자’야. 사업장에서 통상적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근로시간이 짧은 사람을 단시간노동자라고 하지.

태우 요원: 조사를 해봐야 할텐데,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현장 인력 대비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무봉’(무료봉사)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털어놨잖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단시간노동자에게 소정근로시간(근로계약상 정해진 노동시간)을 초과해서 일을 시키려고 하면 노동자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해. 또 노동자가 원치 않으면 이러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어. 만약 사업주가 노동자의 동의 없이 초과근무를 시키거나, 초과근무를 ‘거부’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될 수도 있어. 일단 현재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다른 동료에 대한 배려심과 책임감 때문에 자발적으로 ‘무봉’했다면서, 회사에서 표면적으로는 “무봉하지 말라”고 말렸다고 하잖아. 그런데 사실상 노동자가 초과근무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걸로 보여. 바리스타에서 슈퍼바이저, 부점장으로 ‘진급’하려면 별도 인사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동안 슈퍼바이저도 줄이고 해서 진급이 더 어려워진 게 아닐까 싶고.

💎 드라마보다 치열한 현실판 ‘오징어게임’ 여기도 저기도 온통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얘기야. 덕분에 오징어 소비도 급증했대. 그래서 진짜 오징어게임이 벌어지는 현장을 다녀왔어. 오징어가 우리 밥상에 오르는 길을 따라가봤어.

💎 기후위기 시대와 중앙은행의 고민 기후위기는 이제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돼 버렸어. 금리를 조정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중앙은행이 기후위기와 무슨 상관일까?

벗도 아쉬운 점, 반가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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