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저 다혜예요. 이제 진짜 진짜 완전 초여름... 저녁에도 반팔 차림이 가능한 날씨네요. 요즘 날씨가 좋으니 인스타에 피크닉이나 여행 사진도 엄청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사진 촬영에 대한 글을 써 봤습니다. 하핫.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잔나비의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이에요. 나온지 일주일 된 신곡이구요. 요즘 계절에 너무 잘 맞는 노래 같아서 소개해 드려요. 평소처럼 영상을 만들어 볼까 하다가, 발행일인 딱 오늘 정말 마음에 드는 라이브 영상이 나왔길래, 오늘은 그 영상으로 대체했어요.  

초여름. 바야흐로 초록의 계절이다. 하늘은 파랗고 잎새들은 푸르고, 실외 마스크 해제까지. 피크닉 가거나 산책 나가서 예쁜 사진 남기기에도 딱 좋은 계절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인스타그램 피드도 파랗고 초록초록한 친구들의 나들이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아, 하지만 왜 내 사진첩엔 저렇게 잘 찍어준 사진이 없는걸까? 

일상 사진에는 안타까운 법칙이 하나 있다. 보통 타인의 사진을 아름답게 기록하는 사람들 주변엔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일상 사진의 특성상 비전문가인 사람들끼리 서로 상부상조해야 공평한 결과가 나오는데, 촬영 기술이나 센스의 차이 때문에 똥손은 금손이 찍어주는 예쁜 결과물을 받고 금손은 똥손의 결과물을 받는 (…) 결과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금손이 “아, 나는 남의 사진 찍는걸 좋아할 뿐 내가 찍히는 건 별로 안 좋아해. 괜찮아.”라고 하면 정말 다행이겠으나, 보통 타인의 사진을 잘 찍어주는 사람은 본인이 예쁘게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똥손들도 본인은 간절히 금손이 되고 싶으나 타고난 센스의 차이로 부족한 결과물을 내는 것이니, 그들의 정성만을 나무라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일상 인물 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팁들을 공개하고자 마음먹었다. 참고로 이 방법들을 활용한 몇 년간의 트레이닝으로 나의 동거인을 세미 금손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사진 수평 맞추기, 카메라 렌즈 닦기, 전신사진 촬영 시 발 끝에 화면 끝 맞추기 등 기본적인 기술 팁은 이미 유튜브에도 다수 공개되어 있으니 기초 공부가 부족한 분들은 그것부터 학습시키자. 나의 팁들을 읽어보고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자체 학습은 물론이요, 학습을 원하는 지인들(아마도 남친이나 남편)에게 이 편지의 링크를 공유하는것도 적극 환영이다. 

상대가 포즈를 취하며 “나 사진 좀 찍어줘.” 라고 하면 이미 다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니아니 물론 진짜 끝났다는 게 아니라… 좀 극단적이었다. 아무튼 내 말은 저 말이 나오기도 전에 숨쉬듯 이미 사진을 찍고 있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상 인물샷은 애정을 갖고 상대를 관찰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로가 상의한 순간에, 딱 포즈와 표정을 잡고서, 지금 찍어줘 - 라고 해서 얼레벌레 찍은 사진은 찍히는 사람이 얼굴천재 포즈천재가 아닌 이상 마음에 쏙 나오기는 힘들다. 그 순간에 대한 추억은 분명히 되겠지만. 

그러니까 상대를 관찰해라. 그러다가 어? 지금 딱 예뻐 보인다 싶을때 상대가 눈치를 채기도 전에 카메라를 얼른 켜서 슥 찍어라. 잠깐만! 지금 사진 찍는다!! 하나~ 둘 ~ 셋~ … 하지 말아라. 그냥 슥 찍어라. 상대가 움직이고 있어서 멈춤이 필요하다면 잠깐! 정도로만 주의를 환기하고 어? 왜? 하기도 전에 찍어라. 그리곤 보여주며 말해라. 아니 지금 딱 너무 예뻐 보여서.

보통 사람은 자연스럽게 있다가도 상대가 나를 찍고 있다는 걸 인지하면 그 순간부터 로봇이 된다. (물론 찍는 걸 아는 순간 더 자연스러워지는 포즈 천재들은 제외) 그러니까 스피드가 생명이다. 저 멀리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며 귀엽다고 웃는 그때! 방금 나온 음식을 자기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고 있는 그때! 방금 하던 이야기가 너무 웃기다고 깔깔 웃는 그때! 포착해라. 눈치 채기도 전에 찍어라. 나는 이 팁이 일상 인물 사진의 가장 크고 중요한 팁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나 사진 찍어줘.”라고 할 땐 배경이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그럴 땐 재빠르게 상대의 매무새를 점검해 줘라. 허리를 좀 더 펴라던가, 한쪽 소매가 올라가 있으니 내리라던가, 얼굴을 왼쪽으로 좀 더 돌려보라던가, 마스크를 벗으라던가, 한쪽 머리를 넘겨보라던가, 입술을 바르고 찍으면 더 좋겠다던가. 특히 배경이 아무리 예뻐도 내 포즈가 엉망이면 그 사진은 딱히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이런 세심한 디테일이 생각보다 사진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찍는 사람이 가이드를 주면 훨씬 수월해진다. 포즈를 잡기 어려워 하는 사람이면 아예 움직이라고 디렉팅해도 좋다. 사진은 조금 흔들려도 훨씬 자연스럽고 느낌있는 사진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걸어가 보라던지, 둘이 얼굴을 마주보고 웃어보라던지 자신있게 디렉팅을 던지면서 여러 컷을 찍어라. 그 중에 너무 굴욕샷이다 싶은 건 내 선에서 알아서 지우고, (눈치 챙겨) 적당히 괜찮게 나온 것들을 공유해 줘라. 

(앞에서는 스피드가 생명이래놓고….) 이건 사진 촬영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다. 전문적으로 조명을 놓고 찍는 게 아닌 이상, 일상 사진에서 자연광은 사진 분위기를 뒤바꿀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그늘진 곳에서 찍은 사진은 아무리 당시 실물 느낌이 좋았어도 사진이 아름답게 나오기는 어렵다. 빛이 부족해 사진이 묘사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진 1도 모름 주의) 하지만 해 지기 전 노을진 햇빛과 함께 찍는 사진은 평범해도 평소보다 아름답게 나온다. 빛의 역할이 이렇게나 크다. 

햇빛이 너무 쨍쨍한 이른 오후는 그림자가 강하게 져 오히려 인물 사진을 찍기엔 적합하지 않으니, 뒷모습이나 얼굴 표정이 잘 나오지 않는 전신샷 위주로 찍는 것이 좋다. 반대로 이른 오전이나 해 지기 전 태양이 아래로 많이 떨어져 있을 땐, 표정까지 잘 보이는 인물 사진을 찍기 좋다. 하지만 이 팁은 어디까지나 맑고 자연스럽고 쨍한 사진을 찍을 때의 기준이고, 요즘엔 어두운 곳에서도 플래쉬 터트려서 감성샷 잘들 찍긴 하는것 같으니 참고만 하시길. 

자, 더 좋은 팁이 있는가? 답장으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굽신 굽신… 아니면, 공감 하셨는가? 누가 날 이렇게 찍어줬으면 좋겠는가? 그랬으면 좋겠는 사람에게 당장 다.음.편을 추천하자. Right now!

 님, 제 사진 개똥철학... 잘 들으셨나요? 중간 중간 (아닐 수도 있음)을 붙이고 싶은 소심한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아 참았답니다. 개똥철학도 일단 우기고 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

이번 주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한 한 주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그럼 다음주에 봐요!  

2022. 5. 18. 

사랑을 가득 담아

다혜 드림

🍇 : 꿀팁 감사!

ㄴ 👩🏻  : 후훗 천만에요! 이번 꿀팁은 어떻게 보실랑가.. 궁금..! 

🍎 : 강쥐는 못참지! 강쥐가있으면 산책시킬때 모든 강아지에게 인사할 수 있다구 !

ㄴ 👩🏻  : 절대 절대 못참지... 강쥐 보유가정(?) 부럽습니다.. 흑흑...

🍋 : 덕분에 좋은노래 알아가요 꽃들의 표정이 선명해진다니..! 생활하면서 지치는 순간에 떠올릴 수 있는 달고 보송한 글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ㄴ 👩🏻  : 지지난 호에 대한 답장을 주셨네요! 늦은 답장도 언제든 환영이에요. 🥳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 중, 이번 호 글과 잘 어울릴만한 곡을 골라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 부분을 발췌해서 소개해 드리고 있거든요. 다음에도 마음에 드실 만한 좋은 가사를 소개했으면 좋겠네요! 하핫 🧡

🐹 : 강아지 금단현상이라는 제목만 보고 '강아지 없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맞을까?!' 싶었는데 정말 온통 공감 가고 딱 저에게 필요한 꿀팁 투성이인 글이네요! 길가에 모든 강아지가 다 귀여워 보이는 저는 언제나 한 번 말을 걸어볼 수 있을까, 쓰다듬어볼 수 있을까 기회를 엿보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배운 꿀팁을 잘 연마해서 올여름 한강에서는 비닐 소리로 어그로를 잘 끌어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오늘의 노래와 방울이 뮤직비디오는 정말 최고였어요...! 모든 순간이 사랑스럽지만 3분 14초는 열번 정도 돌려봤네요. 좋은 글, 노래, 귀여운 영상 모두 감사해요. 즐거운 한주 되시길 저도 바랄게요!

ㄴ 👩🏻  : 방울이 뮤직비디오 잘 봐주셨다니 너무나 뿌듯해요... 💗 3분 14초 어떤 장면인지 저도 다시 찾아봤더니 방울이 트레이드마크 분홍배 뒤집 ㅋㅋㅋ 아 그리고 공유해드린 팁들은 강아지가 먼저 나에게 관심을 보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랍니다. 꼭 성공적인 어그로 끄시길... 성공하시게 되면 알려주세요.. 💖 너무나 따뜻한 답장 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

🐵 : 강아지에게 어그로 끄는 법 잘 배우고 갑니다 ^^ 방울이 사진은 매번 편지마다 꼭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슨무슨법 있음

ㄴ 👩🏻  : 제가 혼자 꽁꽁 숨겨두고 있던 꿀팁 대방출... 구독자 님만을 위해 방울이 사진 한장 더 방출합니다. 제목은 뭘봐방울.jpg

🐵 : 정말 너무 재밌어요!!!!!! 아니 이렇게 글을 잘쓰는데 작가안하고 뭐하시는검미까!!! 테트리스같이 쌓였있던 오늘의 일정에 잠깐 짬을내서 읽었는데 머리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예요(따숩) 매주매주 영원히 부탁해욤!! (길가는 강아지대응법 잘 숙지하겠습니당 ㅎㅎ)

ㄴ 👩🏻  :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아직 구독자 수가 많진 않지만 이렇게 답장 보내주시고 북돋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하게 되고... 🥺 매주매주 영원히(?)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아 😉 월루타임을 적극 지원하는 다.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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