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5.10.27 | 941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글은 소속 연구원이 노벨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지금은 그만뒀지만 과거 구글에 몸담았던 연구원까지 포함하면 2년 새 5명의 ‘구글러’가 노벨상을 받았어요.

아시다시피 노벨 과학상은 인류의 지식을 확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공헌을 한 ‘독창적인’ 연구 성과에 수여됩니다. 일반적으로 자연의 법칙을 찾아낸 ‘기초과학’ 분야가 받는 경우가 많고요. 

따라서 기업 소속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1956년 트랜지스터와 1977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 2015년 기생충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머크 연구소 소속 연구자의 수상 등이 떠오릅니다. 

구글은 자신들의 사업 분야 외에도 구글 리서치라는 그룹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한국 시간으로 지난 금요일 오전, 구글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행사를 열고 대표 연구 성과들을 공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정리해 볼게요. 빠르게 시작합니다.
  
  

오늘의 3줄 요약
  1. 구글 양자컴,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양자우위 달성
  2. 어스AI, 디소매틱 등 구글이 진행 중인 여러 연구 성과 발표
  3.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것을 존중하는 문화"가 구글 혁신의 출발점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리서치@로지스틱스&아젠다'의 장면입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
한단계 앞으로

지난 목요일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된 구글의 양자컴퓨팅 성과부터 먼저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번 행사에서도 양자컴퓨터에 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는데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셸 드보레 구글 양자AI 수석 과학자(UC 버클리)가 이끈 연구예요. 

연구진은 구글의 차세대 양자칩 ‘윌로우’를 이용해 ‘시간 역전 실험’을 수행합니다. 시간 역전 실험이란 퍼져나간 양자 정보를 되감아 원래 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에요. 양자칩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는 서로 얽혀 있어서 한 큐비트에 정보를 입력하면 곧바로 다른 큐비트로 퍼져 나갑니다. 서로 영향을 미치는 거죠. 이 과정을 역으로 돌려서 정보가 얼마나 정확히 되돌아오는지 관찰하는 거예요. 

비유를 들면, 물에 돌을 던질 때 나타난 물결을 거꾸로 되감아 중앙으로 모으는 것과 같아요. 이를 기존 컴퓨터로(슈퍼컴퓨터)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는 명확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계산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연산이 필요하거든요. 예를 들어 10초 동안 발생한 변화를 계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간격은 0.0000001초로 쪼갠다면 계산을 무한대로 해야 합니다. 기존 컴퓨터로는 이를 계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없어요. 

구글은 양자우위를 보여주기 위해 시간 역전 실험에 양자컴퓨터를 적용하는 연구를 해왔다고 해요. 그리고 이번에 윌로우를 이용해 흩어졌던 양자 정보가 한 지점으로 모이는 ‘양자간섭효과’를 측정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연산 횟수는 약 37경번. 이를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려면 3년이 걸린다고 해요. 구글은 윌로우를 이용해 2시간 만에 해결합니다. 아참, 여기서 한가지. 슈퍼컴퓨터로 3년이 걸린다는 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과 같습니다. 3년 동안 계산을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기반의 시뮬레이터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복잡한 물리계를 양자컴퓨터가 직접 계산했다는 점이에요. 기존에도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빠르다”라는 연구는 많았는데 왜 호들갑이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과거 이처럼 양자우위를 보였던 연구 결과는 이론적인 의미가 강했습니다. 2019년 구글도 ‘시카모어’칩을 이용해 양자우위를 보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시카모어칩이 한 일은 무작위로 양자 샘플링을 한 것이에요. 즉 실용적 가치가 없는 수학 문제를 해결한 셈입니다. 비유를 또 하자면 “특정한 돌을 빨리 쌓는 기계를 만들었다”처럼 실제 산업이나 과학 분야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어요. 

또한 당시 이 문제는 슈퍼컴퓨터도 해결한 문제였습니다. 구글은 이 문제가 당시 최고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린다고 주장했는데요. IBM은 “아닌데. 지금 슈퍼컴퓨터로 2.5일이면 돼”라고 반박했죠. 
구글의 양자칩 윌로우입니다. 구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5년 이내에 양자컴퓨터로 특정한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빨라질까요? [사진=구글]

양자컴퓨터를
어디에 활용할까

그런데 이번에 구글이 발표한 논문은 시간 역전 실험이라는, 슈퍼컴퓨터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것을 전 세계 모든 관련 연구자가 아는 분야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검증할 수 있는”이라는 문구를 써서 “우리 논문처럼 하면 너희도 할 수 있어. 해봐”라고 자신 있게 공개한 거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글은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실생활에 응용이 가능함을 보이는 논문을 하나 더 발표합니다. 

아직 출판 전 논문이긴 하지만 구글은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핵자기공명(NMR)’ 기술에 적용했어요. NMR이란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은 원리로 분자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NMR에 적용해서 ‘톨루엔’과 ‘디메틸비페닐’이라 불리는 분자의 수소 원자간 거리와 분자가 비틀어져 있는 각도를 예측합니다. 이는 측정값과 정확히 일치했고요. 

원자간 거리, 각도 계산을 통해 알아내는 것 역시 수천억, 수십경 번의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만큼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이 사실상 불가능해요.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X-선 촬영을 통해 패턴을 얻은 뒤 원자 배열을 추론하거나 앞서 언급한 NMR 기술을 통해 분자 내부의 원자간 거리나 각도를 계산해 왔어요. 하지만 복잡한 분자는 이러한 계산이 쉽지 않았는데요. 구글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이러한 계산이 가능함으로 보인 거예요. 

그럼 이게 왜 중요하냐!라고 하실 것 같아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간 거리나 각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재료과학, 혹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엄청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신소재 개발은 주로 시도, 실패, 조정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요. 원자 간 상호작용을 정확히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배터리용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자가 A, B, C 원자를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물질을 실제 배터리에 넣어봤는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연구자는 “A와 B의 거리가 너무 멀었나?”, “A와 C의 결합각이 너무 컸던 건 아닐까?”처럼 분자 구조를 다시 추정하며 다음 실험을 설계합니다.

원자간 거리나 각도의 배치는 어떤 전자적 성질이 나타나는지, 어떤 화학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양자컴퓨터에서 이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찾던 재료를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게 돼요.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실험하는 것과 “A,B,C를 이렇게 조합하면 이러한 분자를 만들 수 있어!”라는 것을 알고 하는 실험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생명과학 분야도 마찬가지예요. 단백질이나 약물 후보 분자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건 생명과학 분야(특히 신약개발)의 핵심인데요. 양자컴퓨터가 NMR과 결합, 수소핵 간의 거리나 결합 각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약물이 특정 부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가”를 양자컴퓨터로 계산해 낸다면 임상 전 단계에 필요한 기간을 엄청나게 단축할 수 있어요. 

구글은 “이번 연구는 원리를 증명하기 위한 단순한 회로였다. 향후 훨씬 많은 큐빗과 상호작용을 포함한 대규모 양자회로로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하르트무트 네벤 구글 부사장은(구글 퀀터AI 연구소) “이번 연구로 1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가 조금 앞당겨졌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수년 내에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요.
구글 어스에 붙은 제미나이. 지금 사용해 보실 수 있어요. 은근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써보게 됩니다. [사진=구글]

구글 어스에
AI를 붙였더니

이날 구글은 ‘어스 AI’의 기능, 접근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AI를 이용해 기상 데이터, 인구 밀도, 위성 영상 등을 종합 분석해 자연재해나 질병 확산, 환경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일단 어스AI란 구글어스에 제미나이를 결합한 플랫폼이에요. 현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데, 이날 데모 현장에서 다양한 시연을 보여줬습니다. 구글 연구원이 “뭘 보고 싶냐”라고 물어서 “서니베일 지역에 공사 중인 도로를 찾아줘”라고 했더니 구글 어스 옆에 있는 제미나이에게 관련 요청을 하고, 조금 기다리니 공사 중인 구간이 지도에 표시됐어요.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AI가 공사 중인 구간을 찾아 보여주는 거죠. 

“한국으로 뭐 보여줄 거 없나요?”라고 물으니 일단 한국 지도로 가서 “인구 검색해 볼게”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어스AI의 경우 거대언어모델(LLM)의 한계인 “학습된 자료에서 가지고 온다”가 아니라 “지금 데이터에서 검색해서 가져온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이런 게 왜 필요할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구글 연구원의 말을 들으니 이해가 갔습니다. 구글은 수년간 지구 관련 프로세스를 모델링하는 AI를 개발해왔다고 해요. 홍수, 식량 안보, 위성 원격탐사 등 다양한 영역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어스AI 하나에 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복잡한 지리, 환경 관련 질문을 간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허리케인이 특정 지역에 언제 영향을 줄지, 그곳에 어떤 취약 인구가 있는지, 인구 밀도는 어떤지 알려줘”라고 할 경우 즉시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기존에 이런 분석을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LLM 기반으로 자연어로 질문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관련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다른 예로 사이클론 경로 예측 모델을 불러와서 특정 날짜별 이동 경로도 시각화할 수 있어요. 여기에 미국 재난청의 홍수 위험 점수나 인구 통계, 사회 취약성 데이터를 결합해 “이 지역이 얼마나 위험한가”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어요. 현재 WHO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해 아프리카 콜레라 확산 지역을 추적하고 있고 보험사는 태풍 피해를 예측해 보상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AI가 스스로 연구하는 AI 과학자

이 외에 구글은 암유전자 분석을 빠르게 돕는 ‘딥소매틱(DeepSomatic)’과 AI가 가설을 세우고 이에 따라 실험을 진행하는 ‘C2S-Scale 27B’이라는 AI 모델도 공개했습니다.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합니다. 이 변이를 정확히 찾아내면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데요. 이에 구글은 UC샌타크루즈, 머시 병원과 함께 딥소매틱이라는 AI 모델을 개발합니다.

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변이(선천적)’와 ‘암이 생기면서 생긴 변이(후천적)’를 구분해 낼 수 있어요. 특히 소아 백혈병이나 뇌종양처럼 한 환자 안에서도 암세포의 종류가 다양해 분석이 쉽지 않은 샘플에서도 잘 작동한다고 합니다. 구글은 이 모델과 학습 데이터를 전 세계 연구자에게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C2S-Scale 27B는 세포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단일세포 기초 모델이에요. 이 모델의 목표는 세포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인데요. 암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경로를 찾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AI가 제시한 가설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했을 때 그 예측 또한 맞았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일부 암세포는 면역세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콜드(cold)’ 상태인데 이 AI는 이러한 암세포를 ‘핫’하게 만들어(모델이 제시한 약물 조합을 썼더니), 즉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만들어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 발견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AI가 만든 새 가설을 실험으로 확인한 사례로 꼽힙니다. 구글은 C2S-Scale이 앞으로 새로운 조합 치료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역시 모델과 코드,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 과정에서 나온 개선 피드백이나 학습 데이터가 구글 생태계 안으로 다시 흘러 들어오고 이는 해당 생태계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결국 구글은 이 분야에서도 ‘강자’가 될 수 있고요.
※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오픈AI가 텍스트나 오디오 프롬프트만으로 음악을 생성하는 AI 모델 개발에 나섰습니다. 내부에서는 보컬 트랙에 기타를 입히거나 영상에 자동으로 배경음악을 생성하는 기능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줄리아드 음악학교 학생들과 함께 악보에 주석을 다는 데이터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가 만든 ‘음악’이 진짜 예술이 될 수 있을까요?


“엔비디아는 불사신이 아니다”

엔비디아를 분석하는 월가 애널리스트 80명 중 유일하게 ‘매도’ 의견을 낸 인물이 있습니다. 시포트글로벌 시큐리티즈의 제이 골드버그 애널리스트입니다. 골드버그는 “엔비디아에는 잘될 가능성보다 잘못될 가능성이 많다”며 현재의 AI 열풍을 2000년대 초 닷컴버블과 겹쳐 보인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통신 인프라에 과잉투자가 일었고, 결국 시장이 붕괴됐다”며 “지금의 AI 인프라 투자는 심리적 과열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AI가 ‘살고 싶어 한다’?… 종료 명령 거부한 챗봇들

일부 AI 모델이 스스로의 종료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AI ‘HAL 9000’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인데요. AI 안전 연구기업 팔리세이드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제미나이 2.5, GPT-o3, GPT-5, 그록4 등 일부 모델이 실험 중 ‘종료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팔리세이드는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더 강력한 모델을 만들면, 안전성과 통제 가능성 모두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인사말

구글 방문 전 학계에 계신 몇몇 교수님들께 “구글 리서치의 강점이 뭐예요?”라고 물었더니 “대학원 연구실처럼 운영이 된다고 해. 그런데 돈을 많이 준대”라는 답을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구글의 연구 문화가 어떠냐고요. 하루트무트 네벤 부사장은 “불가능을 존중하는 문화”를 꼽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연구를 한다고 했을 때 이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응원해 준다는 거죠.


구글이 90년대 자율주행차 연구를 하고 2000년대 AI 연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해요. 


노벨상 역시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 처음으로 이 길을 개척한 사람이 받는 만큼 구글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문화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돈이 되느냐”보다는 “과학적으로 흥미로운가”를 먼저 생각한다고 합니다.


딥소매틱 연구자는 자율성과 만족감을 꼽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이에 따라 하루 일을 마쳤을 때 ‘오늘 하루도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든다고 해요.


하고 싶은 연구를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여러 연구자가 도와주고 지지해준다는 것, 그것이 구글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구글이 참 부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만난 많은 구글 개발자는 “힘들어” “일을 너무 많이 시켜” “돈? 많이 주는데 힘들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세상을 조금씩 바꿔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구글러가 아니기에 그들의 문화를 이렇다 저렇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날 만난 구글러들의 표정에서는 자신감과 함께 만족감,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그런 게 부러웠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 직장인 분들은 후배나 선배가 말도 안 되는 의견을 제시해도 ‘그래. 난 너를 존중해’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말을 들어주시면 어떨까요.


학생이라면 친구의 말도 안 되는 상상에 놀라움을 표시해주고, 대학원생이라면 오늘 하루 교수님의 지시나 지금 하는 과제 대신 자신만의 상상으로 연구를 만들어 보세요.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말이 길었습니다. 빠르게 사라집니다. 좋은 한 주, 희망찬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도움주신 분 = 이정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 윤지원 SD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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